건강 상식 노트

예쁜 롱부츠, 발 건강엔 글쎄?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이 찌릿찌릿,
족저근막염

겨울은 ‘부츠’의 계절이다. 특히 롱부츠는 발목, 종아리를 감싸주기 때문에 따뜻할 뿐 아니라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 많은 사람이 즐겨 신는다.
하지만 부츠를 자주 신으면 발바닥에 무리가 가서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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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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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및 감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박민정 교수

발바닥의 날카로운 통증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에 통증이 생긴다. 일어설 때 발뒤꿈치가 찌릿하다. 오래 앉아 있거나 누워 있다가 갑자기 발을 내디딜 때 발뒤꿈치 주변부 발바닥에 찢어지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다. 또 오래 걸을 때 통증이 발생하며, 딱딱한 신발을 신었을 때 증상이 악화된다. 주로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고 일정 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다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인다. 어느 정도 진행된 족저근막염의 경우 서 있을 때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기도 하고, 밤 시간이 되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 뼈에서 시작해 발바닥 앞쪽으로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 띠다. 발바닥의 굴곡 모양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보행 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에 반복적인 미세 손상으로 염증이 발생한 것을 족저근막염이라 한다.

일종의 과사용증후군, 원인 다양해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다양하다. 평발이나 아치가 높은 요족변형 등 구조적 이상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발의 무리한 사용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갑자기 운동을 많이 하거나 장거리 조깅을 한 경우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가하는 운동을 한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장시간 서 있거나 너무 딱딱한 구두를 오래 신은 경우 ●하이힐이나 부츠 등을 착용한 경우 등 발에 압력을 더하는 요인이나 발바닥 피로도를 누적시키는 행동과 자세 등이 모두 문제가 된다. 특히 겨울철 롱부츠는 다른 신발보다 무겁고 불편해 발에 무리를 주고, 발볼까지 좁으면 근육과 발가락뼈가 압박받아 발바닥부터 허벅지까지 악영향을 미친다. 굽이 거의 없는 어그 부츠는 바닥이 평평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이 없어 충격이 발에 그대로 전달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편한 신발과 스트레칭은 치료의 기본

족저근막염은 다양한 치료법이 있지만 90% 이상이 과도한 운동량이나 불편한 신발 등 원인 제거와 족저근막·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늘리는 스트레칭 방법 등 보존적 치료로 회복할 수 있다. 다만, 회복 기간이 6개월 이상 소요되므로 인내심이 필요하다. 증세가 사라진 후에도 활동을 점진적으로 서서히 늘려야 재발하지 않는다. 증세가 오래될수록 보존적 치료 효과가 적어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족저근막이 쉬거나 잘 때 수축되었다가 갑자기 펴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므로 스트레칭이 치료의 기본일 정도로 중요하다.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을 발등 쪽으로 서서히 구부리는 족저근막 스트레칭 운동과 벽을 마주 보고 서서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 후 벽 쪽으로 미는 아킬레스 스트레칭 운동이 도움 된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는 발
건강 생활 습관 Best 5

1실내에서 맨발보다는 양말 또는 실내화 신기

2오래 서 있게 되는 주방에 두툼한 주방 매트 깔기

3발바닥에 보습 로션을 꾸준히 바르기

4족욕은 너무 뜨겁지 않게, 따뜻한 물로 하고 발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 로션으로 마무리하기

5편한 신발로 부족하다면 발바닥 쿠션이나 뒤꿈치 컵(heel cup)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족저근막염의 첫 번째 치료법은
바로 체중 감량”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박민정 교수
대개 여성에게 발병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이 자주 신는 부츠나 하이힐 같은 신발은 발바닥 압력 흡수가 안 되는 데다 발볼이 좁으면서 꽉 끼는 등 발병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등산이나 마라톤 등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족저근막염이 많이 발생한다.

외부적 요인이 아닌 선천적 체형이 문제가 되기도 하나.

평발이거나 요족, 즉 발 아치가 너무 높으면 발병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성별이나 체형을 떠나 체중도 큰 원인이다. 족저근막염 환자가 내원하면 가장 먼저 ‘첫 번째 치료법은 살을 빼는 것’이라고 말한다. 체중을 2~3kg만 줄여도 확 좋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위에서 누르는 힘을 없애는 것이 아주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족저근막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스스로 증상이 좋아지는 자한성 질환으로, 불치병이라 불리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은 사실 감기와 비슷하다. 감기에 한 번 걸렸다고 해서 다시는 안 걸리는 게 아니지 않은가. 쉽게 말해, 몸이 좋지 않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에 잘 걸리는 것처럼 발바닥도 피로가 누적되면 족저근막염이 다시 발병할 수 있다. 게다가 족저근막염은 큰 의미에서 일종의 퇴행성 변화가 수반되는 질환이다. 많이 쓰면 닳게 마련이다. 나이를 되돌릴 수 없듯이, 발바닥의 퇴화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무리하면 재발한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염증은 오래될수록 치료하기가 어렵다.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 빠르게 회복시키고 재발률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 첫발을 내디딜 때는 아프지만, 몇 걸음 걸으면 통증이 없어져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아침에 첫발을 대디딜 때 아픈 건 밤사이 족저근막염이 쪼그라든 상태에서 첫발을 디딜 때 갑자기 펴지기 때문이다. 신발을 바꿔 신는다든지, 운동량을 줄인다든지, 생활 습관을 바꿨는데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전기가 오는 듯한 작열감, 찌릿찌릿하거나 화끈거리는 통증이 동반될 때는 근막 염증뿐 아니라 신경에도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빨리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발 건강에 대한 오해가 많다.

바닥에 대야 하고, 쉽게 더러워지고, 체중을 감당해야 하는 등 발은 우리 몸에서 험한 일을 도맡아 한다. 손은 수술해도 감염이 잘 안 되는데, 발은 다르다. 발을 아끼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발이 나빠지는 건 당연하다. 족저근막염도 피로도가 누적돼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면 생기는 염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발을 아끼는 작은 습관으로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