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만남

더없이 건강한, 배우 윤시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심이 묻어난다. 생각 하나하나에 깊이가 있다. 그래서 그의 연기에는 모두를 아우르는 감동이 있는가 보다.
2021년 새해를 맞아 <건강보험>이 처음 만난 사람, 배우 윤시윤이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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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충열

배우 윤시윤
겸손한 톱스타

윤시윤을 만난 날은 한파가 기승을 부려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조심스러웠다. 그런 상황에서 윤시윤은 예정된 시간에 도착해 표지 촬영 약속을 지켰을 뿐 아니라 매사 최선을 다해주었다. 현장 스태프를 격의 없이 대하며 촬영장 분위기를 따뜻하게 만드는 이가 바로 그였다.

“표지 촬영 제안을 받고 책을 찾아보니 건강한 이미지를 가진 멋진 분들이 참여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겸손한 태도를 칭찬하자 볼까지 붉어지며 쑥스러워한다.

“우리 직업은 누군가가 빛을 비춰주고 띄워줘요. 그게 내 자신이라고 착각하면 위험해지는 것 같아요. 오늘도 이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저는 연예인 윤시윤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 친구, 이웃으로 살아가요. 그것뿐이에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스타가 몇이나 될까. 윤시윤의 진심이 잘 전해지는 말이다.

시청률 50%의 기록을 세운 사나이?

대한민국에서 윤시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지금도 회자되는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정준혁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했고, 뒤이어 50%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제빵왕 김탁구>의 주인공 김탁구 역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배우 윤시윤이라는 이름 석 자를 깊이 각인시켰다.

“배우로서 그런 작품에 출연했다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죠. 학창 시절부터 스타의 화려함보다는 감동을 주는 연기를 꿈꿨는데… 김탁구로 그런 영광을 누리게 된 걸 보면 보면 운명 같기도 해요.”

그는 당시의 인기를 선불이라 표현하면서, 얼마간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준비된 행운은 꿀처럼 달지만, 준비되지 않은 행운은 그 크기만큼 두려운 거 아니겠냐며 말이다. 선불로 받은 그 행운의 값을 치르기 위해 윤시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다고. 역시 만나보니 왜 그가 주인공을 맡고,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겠다. 그때도 지금도 이보다 준비된 사람 또 누굴까.

배우, 늘 꿈꿔온 유일한 꿈

윤시윤은 어려서부터 늘 배우를 꿈꿔왔다. 단 한 번도 그 꿈이 변한 적이 없었다.

“학창 시절 동네에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어렵게 사는 할머님이 계셨는데요. 늘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고 세상과 소통했어요. 나이나 형편, 교육 수준 등을 떠나 모든 이에게 감동을 주는 배우라는 직업이 참 위대해 보였어요.”

윤시윤은 연기란 무릇 친절해야 하고, 쉬워야 하며,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멀리멀리 모두에게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면서 말이다. 그의 속 깊은 인생과 연기에 대한 철학이 잘 묻어난다. 현재 윤시윤은 평행 세계를 그린 OCN 드라마 <트레인> 종영 후, 다음 작품을 준비하며 휴식 기간을 갖고 있다.

“한창 드라마 촬영할 때 ‘일 끝나면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하면서 미뤄왔던 일도 하고 잘 먹으면서 푹 쉬고 있어요.(웃음) 특히 몸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체질적으로 좀 말라서 몸을 키워보고 싶었거든요.”

배우 윤시윤

건강보험은 그런 것 같아요. 힘든 어르신을 제가 일일이 찾아가
다리 주물러드리고 도와드릴 수 없는 거잖아요. 그 비용을 대신 낸다고 생각해요.
저처럼 건강한 대한민국의 청년은요! 하하.

배우 윤시윤
분명히 우린 또 이겨낼 거예요!

윤시윤의 건강관리는 배우로서 준비된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다. 특히 먹는 음식에 신경 쓴다.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컨디션이 좋았는지, 혹은 잠을 푹 잤는지, 속이 불편했는지 등등 말이다.

“먹는 것에 민감한 편이에요. 배우는 무조건 컨디션이 좋아야 하는 중요한 스케줄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날을 위해서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해요. 노출 신엔 어떤 음식이 효과가 있는지, 아픈 역할을 하려면 또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말이에요.”

코로나19로 힘든 요즘, 연예계 대표 독서광 윤시윤은 여행서를 주로 읽고 있다. 무엇보다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게 가장 힘들다면서, 책으로나마 여행을 즐기고 있단다.

“힘들다지만 분명히 우린 또 이 상황을 이겨낼 거예요. 마스크를 벗고 만날 수 있을 거고요. 그런 날을 기다리면서 스스로에게 집중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꼭 드라마 엔딩을 장식하는 주인공의 대사 같은 말이다. 당연하지만 따뜻하고 희망차다. 덧붙여 윤시윤은 오랫동안 열어보지 않던 서랍을 열어보니 잊고 있던 유용한 물건이 많더라며 바야흐로 집콕 시기, 오래된 서랍을 열듯 잊고 있던 것을 찾아보는 시간을 보내라고 권한다. 그의 낭만적인 위로와 응원을 받으니 힘이 절로 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