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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유망 직업 정보 ➃ 집도 짓고 돈도 벌고!
흙집 건축가

좋은 집에서 여생을 건강하게 보내는 것만큼 복된 일도 없다. 특히 시니어들은 나이가 들수록 여생을 함께할 좋은 집에 관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은퇴 후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시니어 중 ‘흙집’을 선호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흙집을 짓는 흙집 건축가는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기술만 익히면 재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기에 시니어에게 적합한 직업 중 하나다.

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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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인생 2막, 새로운 도전>, 전국흙집짓기운동본부

흙집 건축가가 시니어의 직업으로 좋은 이유

흙집은 말 그대로 흙으로 지은 집이다. 보통 황토 집으로 알려져 있지만, 100% 황토만으로 집을 짓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귀농이나 귀촌을 희망하는 시니어 가운데 흙집을 지어 이주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다. 흙집을 짓는 흙집 건축가는 귀농·귀촌과 맞물릴 뿐 아니라 기술만 익히면 취업도 할 수 있어 시니어가 소일거리 삼아 일하기 좋다.
일반적으로 흙집은 쉽게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튼튼한 집을 지으려면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건축 기간에 비례해 인건비가 들어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다. 집 짓는 주재료인 흙을 이해하고 제대로 다루는 법을 알아야 하기에 전문 기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흙집 건축가는 흙을 다루는 기술을 포함한 전반적 노하우를 익힌 사람을 뜻한다. 흙집 짓기 교육은 흙집 학교 등에서 배울 수 있다. 그중 충북 음성에 자리한 ‘전국흙집짓기운동본부’에서 제공하는 흙집 지식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충분히 기술을 익힐 수 있다.

힘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흙집 건축가

규모가 큰 흙집은 6~8명이 한 팀을 이뤄 짓는 경우가 많다. 25평 안팎의 집을 짓는다고 가정해보자. 종도리와 도리를 올려 터를 닦은 자리에 서까래를 얹고 서까래를 종도리와 도리에 끼워 맞춘다. 서까래를 깎는 사람, 이를 판판하게 다듬는 사람, 같은 길이로 맞춰 재단하는 사람, 지붕 위로 서까래를 올리는 사람, 지붕 위에서 서까래를 도리에 맞춰 잡는 사람, 서까래와 도리를 드릴로 박는 사람 등 작업이 세분화되어 있다. 이처럼 흙집 짓기는 힘보다는 팀워크가 중요한데, 힘이 많이 들지 않아 시니어에게 적합한 직업이다. 흙집 건축가는 대체로 교육기관이나 협동조합을 통해 작업을 의뢰받는 편이고, 흙집뿐 아니라 흙집 형태의 카페·펜션·문화시설 등을 짓기도 한다. 흙집 건축가는 흙집 짓기와 관련해 협동조합과 연관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흙집 짓기뿐 아니라 흙집 짓기 교육, 흙 건축자재 판매·유통, 귀농·귀촌 관련 사업, 농촌 지역 공동체 살리기 운동 등을 병행하는 사람이 많다.

흙집 건축가가 되는 과정은?

흙집 건축가가 되려면 흙집 학교 등에서 운영하는 흙집 짓기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교육과정은 대체로 기초반, 정규반, 전문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과정에서 배우는 것은 다음과 같다.

기초반

기초반에서는 흙집 짓기 전 과정에 대한 이론 교육을 받고, 구들방 만들기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실습할 수 있다. 기초반 과정을 수료하는 데 3일 정도 걸리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 건축주 직영 관리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정규반

정규반은 2일 동안 기초 이론 과정을 거친 뒤 5일간 흙집 짓기에 필요한 주요 공법을 배우는 실습 과정을 익힌다. 설계하기, 집터 잡기, 기둥 세우기, 지붕 얹기, 벽 쌓기, 전기 배선하기, 상하수도 놓기, 구들 깔기 등 흙집을 짓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배울 수 있다. 약 5~6평 정도 되는 흙집 건축 현장에서 실습도 할 수 있다. 이 과정은 7일 정도 걸린다.

전문반

전문반은 정규반 과정을 이수한 뒤 흙 건축에 필요한 각종 연장과 전동 도구 사용법을 익히고, 실제 현장에서 심화 실습 교육을 배우는 과정이다. 기초반부터 전문반까지 모두 이수하는 데 4주가량 걸린다. 전문반 과정을 마친 교육생은 3개월 인턴 과정을 수료하면 흙 건축 전문가 인정서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