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가이드

영근 단맛
가을 배추

날이 추워지면 해야 할 일이 있다. 김치 담그기. 이맘때 김장을 하는 것은 10월부터 12월까지
제철인 가을배추 맛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맛보는 가을배추, 해를 채우듯 영근 단맛이 일품이다.

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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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가을 배추
입동 즈음 거두는 가을배추

“입동이 지나면 김장도 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다. 선조들은 입동을 기준으로 김장 날을 잡았다. 입동이 지나 오래 둔 배추는 얼기 때문에 입동 전후 5일경에 담근 김치 맛이 최고라 한다. 기온이 내려가면 잎이 단단히 뭉쳐 당분이 그대로 보전되기 때문이라고. 배추는 보통 1년에 두 차례 나온다. 음력 2월 말부터 3월 초에 씨를 뿌려 망종 무렵에 수확하는 것이 봄배추, 음력 7월에 파종해 입동 즈음 거두는 것이 가을배추다. 여름배추와 월동배추도 있지만 양이 적다. 선조들이 김장을 한 건 생채소를 구하기 힘든 겨울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반찬으로 먹기 위해서였다. 배추는 저열량‧고칼륨‧고식이섬유 식품이다. 생배추 열량은 100g당 12kcal로 체중 조절할 때 먹기 좋은 식재료다. 삶거나 소금에 절여도 열량 부담이 적은 편이다. 칼륨은 100g당 230mg 들어 있는데, 배추 심 부분에 가장 많아 김치로 완성했을 때 높아지는 나트륨양을 상쇄한다.

배춧잎 한 장으로 채우는 비타민 C 권장량

수분을 다량 함유해 소화에도 좋다. 배추는 <동의보감>에 “소화가 잘되면서 기를 내려주고 가슴속의 열을 없애주며, 위와 장을 잘 통하게 한다”고 기록돼 있다. 찬 성질이 있어 불필요한 열로 발생하는 두통, 갈증 등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비타민 C도 풍부하게 들어 있어 감기 예방을 돕는다. 배춧잎 한 장에 들어 있는 비타민 C는 성인 하루 권장량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특히 배추의 비타민 C는 가열해도 잘 파괴되지 않아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 날씨가 건조해지면 호흡기 점막에 진액이 부족해 각종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수 있는데, 이때 배추를 먹으면 폐와 기관지를 촉촉하게 만들 수 있다. 배추는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한테도 좋다. 독성 물질을 빠르게 배출해 혈액을 깨끗하게 만든다.

싱싱한 배추를 고르려면

배추는 활용도 높은 식재료로 꼽힌다. 심 부분에 단맛을 내는 글루탐산이 모여 있어 얇게 저며 무침이나 국에 넣으면 좋다. 비타민 C가 많은 푸른 겉잎도 국으로 끓여 먹으면 맛있다. 싱싱한 배추는 겉잎에 반점이 없고 잎이 시들지 않은 것이다. 흰 줄기 부분에 수분이 많고 밑동이 흴수록, 들어봤을 때 묵직하고 속이 꽉 찬 배추가 좋다. 아래 겉잎이 너무 두꺼운 배추는 질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보관할 때는 겉잎을 두세 장 정리해 신문지로 싸서 냉장고에 넣으면 된다. 통배추라면 밭에서 자라는 것처럼 세워두는 방법을 추천한다. 무르는 속도를 조금 늦출 수 있다.

information 득 & 독
같이 먹으면 ‘득’

두부
비타민 C와 섬유소, 식물성 단백질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조합이다. 으깬 두부를 된장 양념에 무쳐 배춧잎 사이에 넣어 먹으면 그야말로 별미다. 비슷한 원리로 양념한 쇠고기를 잎 사이사이 넣어 쪄낸 배추찜도 맛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