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노트

왜 이렇게 어지러울까? 이석증부터 뇌경색까지 천차만별
어지럼증 알아보기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어지럼증은경증부터 중증까지 원인과 증상이 천차만별이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빈혈이나 귀에 돌이 생긴 ‘이석증’이 아닐 수도 있기에 무엇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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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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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준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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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흔하디흔한 어지럼증?

어지럼증은 성인의 2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대개 어지럼증을 빈혈과 연관 지어 생각하지만, 빈혈은 어지럼증의 원인 중 하나다. 어지럼증은 빙빙 도는 느낌부터 핑 도는 느낌, 머리가 어질어질한 느낌까지 증상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심한 어지럼증이라도 심각한 질환이 아닐 수 있고, 가벼운 어지럼증이라도 중추성 신경계 이상처럼 수술이나 집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정확한 감별 진단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기관은 귀(말초성), 뇌(중추성), 심장, 눈 등이 있다. 어지럼증은 원인에 따라 크게 중추성 신경계 질환과 말초성 전정기관장애로 구분한다.

어지럼증 자가 진단표
어지럼증 자가 진단표 이미지입니다.
  • 어지럼증과 함께 다음 항목 중 한 가지라도 동반하는 사항이 있습니까? 예, 아니오 숫자로 이동
  • ● 60세 이상 ● 최근 뇌졸중이 있었을 때 ● 물체가 2개로 보이거나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 때 ● 듣거나 말하기 힘들 때 ● 한쪽 다리 또는 팔 힘이 없어지거나 한쪽 얼굴에 마비 증세가 올 때 ● 의식이 없음 ● 한쪽에 저리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생길 때 ● 갑자기 두통이 생기거나 아주 심한 두통일 때 ● 38℃ 이상의 발열이 있는 경우 ● 심한 가슴 부위(흉부) 통증 ● 심한 구토 ● 당뇨병, 흡연 ● 최근 외상을 입은 뒤 시작된 어지럼증
  • 예: 2번, 아니오: 1번
  • 1번, 주위가 빙빙 도는 느낌
  • 예: 4번, 아니오: 3번
  • 2번, 빨리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 3번, ● 한쪽 다리 또는 팔 힘이 없어지거나 한쪽 얼굴에 마비 증세가 올 때 ● 의식이 없음 ● 한쪽에 저리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이 생길 때 ● 심한 구토 ● 최근 뇌졸중을 앓은 뒤
  • 예: 6번, 아니오: 5번
  • 4번, ● 순간적으로 눈앞이 깜깜해짐 ● 잠깐 의식을 잃음 ● 의식을 잃을 것 같은 느낌
  • 예: 8번, 아니오: 7번
  • 5번, 양성 돌발성 체위 현훈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 6번, 중추성 현훈 (뇌경색 등)
  • 7번, 중심을 잡기 어려움
  • 예: 10번, 아니오: 9번
  • 8번, ● 심한 가슴 부위(흉부) 통증 ● 심한 가슴 두근거림 ● 호흡곤란 ● 혈변이나 토혈 ● 심한 복통 ● 의식이 없음 ● 최근 머리나 복부에 외상을 입은 뒤 시작
  • 예: 12번, 아니오: 11번
  • 9번, ● 머리가 어질어질함 ● 아득한 느낌 ● 머리가 텅 빈 느낌
  • 예: 14번, 아니오: 13번
  • 10번, 발음장애, 시각 이상 등 위험 요인에 해당
  • 예: 16번, 아니오: 15번
  • 11번, 미주신경실신 부정맥 기립성저혈압 약물 유발 기립성저혈압
  • 12번, 심장질환 위장관 출혈 복부 장기 파열
  • 13번, 비특이적 어지럼증
  • 14번, 정신질환(공황장애, 우울증 등) 과호흡증후군
  • 15번, 파킨슨병, 근골격계 질환 말초신경질환 등 노인성 보행 약물 유발
  • 16번, 소뇌장애
뇌출혈 등 중추성 원인, 즉시 응급실로

말초성 전정질환에는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미로염(내이염), 진주종, 외림프 누공 등이 있다. 급성 회전성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대부분은 말초성 전정질환으로, 그중에서도 이석증이 가장 흔하다. 속귀에 문제가 생긴 경우 어지럼증 외에도 청력 감소, 이명, 귀의 충만감 같은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중추성 전정기능장애로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경우 전정편두통, 소뇌동맥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 뇌기저동맥 폐색, 척추동맥 박리 등이 있다. 중추성 원인에 의한 어지럼증은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말초성과 달리 두통, 의식 변화, 어눌한 말투, 사지 감각 저하·마비, 힘 빠짐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어지럼증과 함께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증상이 잦고 심하면 반드시 진료받아야

이 밖에도 움직이지 않고 오래 서 있는 자세, 과호흡, 감정적 스트레스에 의한 실신성 어지럼증, 운동 전달·균형을 담당하는 고유 수용체 감각, 소뇌 등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생하는 평형장애에 의한 어지럼증이 있다. 어지럼증 환자 10명 중 5~6명은 말초성 전정질환, 1명은 중추성 전정질환, 1.5명은 정신과적 문제로 인해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어지럼증 환자 10명 중 1~3명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과거 뇌졸중을 앓았거나 고혈압·당뇨 등 뇌졸중 위험이 높은 만성질환 환자는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받아야 한다. 위험 요인이 없는 젊은 층은 귀와 연관된 질환이거나 생리적 실신성 어지럼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으므로 누워서 안정을 취하거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 뒤 증상이 호전되기를 기다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증상의 빈도가 잦고 심하면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빙빙 도는 어지럼증에 청력 증상을 동반하면 이비인후과에 가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준희 교수
어지럼증을 가볍게 여겨 증세가 심각해지는 경우도 많다.

뇌졸중 등 중추성 어지럼증의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나 이석증‧전정신경염 등 귀로 인한 어지럼증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하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귀로 인한 어지럼증 중 갑작스러운 난청을 동반하는 미로염은 돌발성 난청을 회복하기 위해 신속한 고용량 스테로이드제 처방이 필요하다. 어지럼증과 함께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발생했는데 수개월 후 어지럼증은 좋아졌지만 난청이 지속되어 내원한 경우, 난청에 대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다.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 귀질환이 이석증인데,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원인과 치료법은 무엇인가?

이석증은 특발성, 즉 특별한 원인이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두부 외상, 노화 그리고 최근 비타민 D 결핍,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이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석증은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석증 치료는 머리를 돌리면서 시행하는 두위변환 안진검사를 통해 특정 반고리관의 이석증이 확인되면 떨어진 이석을 제자리로 정복하는 이석정복술을 시행하고, 어지럼증이 심한 경우 어지럼증을 완화하기 위한 약물을 처방한다. 하지만 두위변환 안진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고 증상만 있는 경우,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를 피하고 안정을 취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석증뿐 아니라 어지럼증에 대한 예방법이 궁금하다.

가장 흔한 이석증의 경우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이석증이 자주 재발한다면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나 머리의 물리적 충격을 피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 될 수 있다. 두위나 자세 변화 시 어지럼증을 느낄 때는 갑작스러운 자세 변화를 피하고 안정을 취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기도 한다. 어지럼증이 반복되면서 이충만감, 이명, 난청을 동반하는 메니에르병의 경우 고염식 또는 스트레스가 유발 요인이므로 이를 피해야 한다.

어지럼증에 대한 오해가 많다.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어지럼증을 느끼면 대부분 이비인후과에 가야 할지 신경과에 가야 할지 고민한다. 두통, 의식 변화, 어눌한 말투, 사지 감각 저하‧마비, 힘 빠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면 빨리 신경과에 가야 하고, 다른 증상 없이 빙빙 도는 어지럼증만 있을 경우 이비인후과로 가면 된다. 그런데 빙빙 도는 어지럼증에 난청, 이충만감, 이명 등 청력 증상을 동반하면 난청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스테로이드제 처방이 필요하므로 가까운 이비인후과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