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핫 스타

시니어 일자리 전도사로 나선
배우 겸 가수 신신애
“건강해지고 돈도 버는
시니어 취업, 한번해보잡(job)”

‘세상은 요지경’을 부른 인기 가수 신신애가 시니어 일자리 전도사로 나섰다. 평소에도 일이 건강의 원천이라고 생각한 그녀였기에 홍보대사로 참여한 것이다.
대학병원 간호사 출신으로 배우와 가수로도 성공한 그녀가 권하기에 더욱 눈길이 간다.

강보라

/

사진 지다영

신신애

100세 시대를 사는 시니어는 미래의 행복을 취미에서만 찾지 않는다. 은퇴 이후에도 또 다른 인생 2막을 준비한다.
문제는 일자리. 시니어에게 일자리라는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일은 하고 싶은데 써주는 곳이 없다”고 체념하는 이들에게 신신애가 “한번해보잡(job)!”을 외치며 새로운 일자리를 소개한다.

시니어 취업 안내서 ‘한번해보잡(job)’

신신애는 요즘 일당으로 일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유튜브 채널 <유낙낙> ‘한번해보잡(job)’ 코너에서는 편의점에서 근무하고, 도시락 포장부터 배달까지 나서는 신신애를 볼 수 있다. 창업 과정을 소개하기 위해 직접 창업 아이템을 정하고 시장조사를 하기도 한다. 일을 마친 그녀는 당당하게 일당을 받는다. 마치 2020년 버전 <체험 삶의 현장> 같은 느낌이다. 일당을 받아 든 신신애의 표정이 어찌나 밝고 환한지 보기만 해도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한번해보잡(job)’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하고 위드컬처에서 주관‧주최하는 고령화사회 캠페인의 일환으로, 노년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다양한 직업군과 일자리를 소개하고 있다. 시니어 외에도 청년과 중‧장년층을 아우르는 취업 정보로 세대 간 소통에도 가교 역할을 한다. 이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신신애가 홍보대사로 나선 것이다. 신신애는 여느 홍보대사와 달리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직업 체험을 하면서 시니어 취업에 현실적으로 다가간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녀가 일을 배워가는 방식이라 보고 있으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배우와 가수로 지금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그녀는 “나이가 일의 장벽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일을 하는 건 젊은 사람만의 특권이 아니에요. 시니어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경제활동을 하며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젊은 시절처럼 폼 나는 일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주연과 조연이 어우러져 한 편의 극이 완성되는 것처럼 작은 일에도 나름의 역할이 있는 거니까요.”

신신애는 시니어에게 “한번해보잡(job)!”, “배워서 남주잡(job)!”을 외치며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안주하는 삶보다 작은 것이라도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도전은 곧 자신의 발전이고, 도전을 이어가는 삶은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유익한 인생이죠. 여기에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요.”

신신애 유튜브 화면
골드미스 신신애의 혼자 잘 사는 법

신신애는 결혼하지 않은 원조 골드미스다. “인간은 혼자 왔다가 혼자 가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어릴 때부터 비혼을 꿈꿨다”고 말한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 부모님의 불화 때문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다 태어나면서 문제가 시작되고, 그 문제 덩어리인 남녀가 만나면 문제를 만드는 공장이 된다”고 여기게 되었다는 것. 가족과 함께 살더라도 시간 차만 있을 뿐 누구든 혼자가 된다. 자립과 독립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혼자 잘 살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해요. 여기서 건강하다는 건 신체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까지 아우르는 전인적(全 人的) 건강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대인 관계는 물론 경제 적으로도 건강해야 하죠. 이런 것이 바탕이 되면 혼자서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어요.”

경제적 건강을 위해 자기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신애에게 일은 인생의 활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금도 역할의 크고 작음에 상관하지 않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 일에 관해서는 ‘적당히’라는 것이 없다.

신신애는 대학병원 간호사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간호사로 일하던 그녀는 연기자 공채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한동안 간호사와 연기자 생활을 병행하기도 했다.

“연기할 때 간호사 역할은 다 제가 했어요. 그 덕을 많이 봤죠.(웃음)” 간호사 출신답게 건강관리에도 철저하다. 신신애가 몸을 위해 특별히 챙기는 것은 ‘7대 영양소와 춤’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내 몸의 피와 세포를 만들잖아요. 저는 7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소, 피토케미컬을 골고루 챙겨 먹으며 소식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과일과 채소의 껍질에 많이 함유된 피토케미컬은 식물 성을 의미하는 ‘피토(phyto)’와 화학을 의미하는 ‘케미컬 (chemical)’의 합성어로 식물성 화학물질을 의미한다. 항산화 작용과 면역, 해독 작용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춤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결이다.

“저는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면 몸이 아프더라고요. 운동을 하다가 대상포진에 걸린 적도 있어서 조심해요. 스쾃 이나 플랭크도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춤이에요. 음악을 틀어놓고 그날 컨디션과 리듬대로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거죠. 무리 없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운동이랍니다.”

신신애
효녀 가수 신신애의 절절한 사모곡(思母曲)

어머니에 대한 신신애의 효심은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2005년, 서울시장이 수여하는 효행상을 받을 정도로 열성 효녀다.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만, 눈을 감는 순간까지 어머니의 병수발을 자처하며 완벽하게 서포트했 다. 그야말로 ‘열 아들 부럽지 않은 딸’이었다.

“우리 엄마는 움직이는 종합병원이었어요. 마흔에 고혈압, 쉰에 당뇨였거든요. 그러다 50대 중반에 뇌졸중으로 쓰러 지기도 했죠. 2002년에 위암이 발병해서 잘 관리하고 있었는데, 2008년에 췌장암이 발견되고, 이듬해 결국 돌아 가셨죠.”

마지막에 6개월이 남았다던 어머니는 딸의 정성으로 1년 2 개월을 더 살았다. 그리고 깨끗하고 맑은 얼굴로 가셨다. 신신애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도 아쉬움을 토로한다.

“병원에 있을 때 엄마가 저랑 같이 출연한 방송 영상을 다시 보고 싶다고, 딸들과 찍은 사진도 보고 싶다고 하시더 라고요. 저는 그때 치료가 최우선이라 ‘그런 걸 뭐 하러 보냐’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지나고 보니 생전의 좋은 기억을 되새기고 정리할 수 있게 보여드릴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남아요. 어려운 것도 아닌데 그걸 왜 안 해드렸 는지….”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신신애도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죽음의 공론화’다.

“삶의 질만큼 중요한 것이 죽음의 질이에요. 의학적으로 무리하게 연명하면서 본인도 가족도 고통스러운 상황은 없어야죠. 그러기 위해 평상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며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우리 사회는 죽음을 거부하면서 터부시하죠. 제일 중요한 문제를 멀리 하기 때문에 죽음이 닥쳤을 때 우왕좌왕하고 힘든 상황에 빠지는 거예요. 우리 사회에서도 죽음을 계획하고 서로 이야기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에는 종착지가 있고, 시간은 유한하다. “죽음을 계획 하고 서로 이야기하자”는 신신애의 말은 시간의 유한함을 인지하고 남은 생을 계획하자는 말과 같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기에 죽음에 대한 준비는 삶에 대한 준비이기도 하다. 마지막을 생각할 때면 지금 이 순간이 더 아름답고 달콤하게 느껴진다. 신신애는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그렇게 인생의 중요한 유산을 얻었다.

“그래서 더 즐겁게 열심히 살려고요. 마지막에 활짝 웃을수 있도록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