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만남

한결같은 배우, 김민정 “언제나 반가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매일 보아도 새롭다. 한참 만에 보면 더 반갑다. 그렇게 늘 우리 곁에 있어왔다.
늘 그렇게 우리 곁에 있어야 한다.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가을날과 꼭 어울리는 사람, <건강보험>이 10월에 만난 배우 김민정이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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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WIP

배우 김민정

자연스러운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갈수록 자연스러움이 가장 아름답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슬기로운 집콕 생활

코로나19 여파는 배우 김민정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요즘 근황을 묻는 질문에 꼭 소화할 스케줄이 아니라면 외부 활동은 자제하고 ‘집콕’ 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한다. 정부 방역 지침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면서 말이다.

“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편이에요. 그래서 특별한 일이 아니면 열심히 집콕 생활을 해요. 집에만 있으니 요리나 청소 같은 집안일에 좀 더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또 코로나19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어떤 방식으로 이겨내야 할까…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갖고요.”

김민정은 무척이나 사려 깊은 사람이다. 대답 하나 하나에 가볍지 않은 그녀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건강보험> 표지 모델 역시 자신과 같은 보통의 국민부터 현장에서 애쓰고 있는 의료진에 이르기까지 조금이나마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흔쾌히 동참했다고 말했다. 고맙고 예쁜 마음이다.

배우의 길, 운명이라 생각

김민정은 여덟 살에 데뷔했다. 대학에서 연극영화를 전공했지만, 데뷔 시기를 감안하면 배워서 한 연기는 아닌 셈이다. 그야말로 타고난 재능인데, 그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운명 같아요. 우연한 계기로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했기에 배우가 되고 싶어 연기 공부를 하거나 따로 학원을 찾은 적은 없어요. 그래서 가끔 지금까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면 ‘아, 나도 이렇게 뚝심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해요.”

김민정의 꿈은 앵커였다. 배우가 되기 전 유일하게 가진 꿈이라는데, 워낙 데뷔가 이른 탓에 아주 어릴 적 꿈이다. 앵커 김민정이라니, 잠깐만 떠올려봐도 멋지다. 어쨌든 김민정은 팬들에게도 운명이지 싶다. 배우든 앵커든 우리는 그를 만났을 테니까 말이다.

“어릴 적 활동한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참 여러 마음이 들어요. ‘내가 저 나이에 어떻게 이 일을 했을까?’, ‘어떻게 연기를 했을까?’ 하면서 놀랍기도 하고요. 그때의 제가 지금의 저보다 연기를 훨씬 더 잘한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해요.(웃음)”

배우 김민정
김민정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덕분에 챌린지’에 동참하며
응원과 위로에 힘을 보탰다. (사진-김민정 인스타그램)
갈수록 자연스러움에 끌려

김민정의 필모그래피는 방대하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나 캐릭터를 묻는 게 망설여진다. 김민정은 ‘지금’ 생각나는 캐릭터가 있다며 이렇게 답한다.

“드라마 <뉴하트>와 <미스터 션샤인>요. <뉴하트>의 혜석은 캐릭터를 위해 자연 상태에 가까운 메이크업과 헤어스타일을 고집했는데요, 개인적으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아주 재밌게 촬영한 기억이 있어요. 그리고 <미스터 션샤인>의 쿠도 히나는 연기하면서도 오랜만에 내 몸에 맞는 캐릭터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민정은 <뉴하트> 방영 이후 흉부외과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에 사회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아 기뻤고, <미스터 션샤인>의 경우 다시 한번 배우라는 직업에 희열을 느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자연스러운 제 모습을 더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꾸미지 않은 모습을 좋아하기도 하고. 갈수록 자연스러움이 가장 아름답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건강보험이 없는 다른 나라를 보면 가벼운 질병임에도 비싼 진료비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고 고통받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때마다 안타까우면서도
다시 한번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소중함을 느끼곤 해요.

배우 김민정
등산, 최고의 힐링법

김민정은 생애 모든 순간을 팬들뿐 아니라 국민과 함께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정은 자신의 이름 석 자가 ‘한결같은 배우’로 언제나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제가 ‘꾸준히, 여전히’라는 말을 제일 많이 사용해요. 활동할 때나 잠시 쉴 때, 다시 돌아왔을 때… 그게 언제든 늘 반갑고 여전히 한결같은 그런 존재이고 싶어요.”

김민정은 등산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시간이 나는 대로 큰 산에 오르곤 한다. 김민정이 공개하는 유일한 건강법이자 힐링법이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집 앞을 산책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해 아쉽기만 하다. 그래도 새삼 건강보험의 소중함을 체감하는 중이다. 건강보험이 없는 다른 나라를 보면 가벼운 질병임에도 비싼 진료비 때문에 병원에 가지 못하는 다른 나라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면서 상대적으로 진료비 부담이 적은 우리나라 보험제도에 고마움을 느낀다.

“코로나19는 나 자신뿐 아니라 나로 인해 타인에게까지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워요. 그래서 정말 조심하려고 노력해요. 모두가 힘든 시기지만 ‘나, 너, 우리’가 다시 편안한 삶을 되찾기 위해 지금의 불편함을 조금만 참고 기운 내서 견뎌보자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마지막까지 모두를 위한 응원과 위로를 잊지 않는 김민정이다. 정말 한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