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 건이강이

낙과 줍고, 진흙 범벅 가재도구 씻어내고…
생필품 지원에 이동 빨래차까지
전국 수해 지역에 전방위 지원 나선 건이강이봉사단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을 돕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이강이봉사단이 나섰다.
본부를 중심으로 전국 지역본부 봉사단은 침수 주택 복구 작업, 농가 지원, 구호 물품 전달 등 전방위적 구호 활동을 펼쳤다.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린 봉사단원들의 지원 현장 속으로 가보자.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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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준형,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를 중심으로 각 지역본부와 지사 등 총 211개 건이강이봉사단이 수해를 입은 관할 지역을 찾아 봉사 활동을 했다.
사진은 낙과 피해 농가를 찾은 인천경기지역본부 봉사단 모습
집중호우로 낙과 피해가 컸던 농가를 찾아 봉사한
인천경기지역본부 건이강이봉사단
전국 피해지역 찾아 구슬땀 흘린 공단 직원들

지난 달 11일, 인천경기지역본부 건이강이 봉사단이 지원을 나간 이천시의 한 낙과 피해 농가를 찾았다. 집중호우로 일 년 동안 정성스럽게 키워온 복숭아가 잔뜩 상처 난 채 진흙범벅이 된 바닥에 잔뜩 떨어져 있었다. 피해 농가는 일손이 부족해 주변 정리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인천경기지역본부 직원들은 연신 구슬땀을 흘려가며 낙과를 줍고, 복구 작업을 해갔다. 현장 지원에 참여한 인천경기지역본부 요양지원 2부 송수일 팀장은 “처참한 피해현장 모습과 망연자실한 주민들의 표정을 통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 여름 장마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 54일을 기록하고, 유례를 찾기 힘든 전국적 집중호우로 수많은 사람들이 심각한 수해를 입었다. 수십 년간 살아온 집을 하루아침에 잃은 이재민, 자식처럼 키워온 소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할 수밖에 없었던 축산농, 수확을 앞둔 농작물을 폐기된 농민들, 생계 수단인 가게가 침수된 상인들 등 그야말로 전국은 재난 상황이었다.

유례없는 전국적 집중호우, 신속하게 대처 나서

공단에는 본부를 중심으로 각 지역 본부와 지사 등 총 211개의 건이강이봉사단이 있다. 전국적으로 수해 피해가 있는 만큼, 건이강이봉사단은 각 관할 지역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대처했다. 먼저 공단 임직원으로 구성된 건이강이봉사단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방문해 긴급지원에 나섰다. 이 지역은 지난 8월 12일 집중호우로 251세대 47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봉사단은 환경전화 및 피해 농작물을 수습하는 한편, 세탁기와 건조기가 설치된 이동 빨래차를 동원해 피해 주민의 의류 및 이불 등 빨래봉사를 실시했다. 이밖에도 이불 150채와 생활용품세트 100개 등 구호물품도 전달했다. 이에 앞서 공단은 8월 6일 수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피해복구 지원 대책회의’를 열고, 8월 7일에 강원도 철원군을 우선 방문해 생수와 라면, 휴지 등 생필품을 지원한 바 있다.

호남제주지역본부는 특히 피해가 심했던 구례 지역을 방문해 복구 작업을 도왔다
노사 함께 하는 등, 뜻 깊은 현장들

각 지역본부 봉사단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경기 가평, 충주시 등 충남·북, 경남 하동군, 전남 구례군 등 주요 수해 피해지역을 중심으로 침수주택 복구 작업, 농가 지원, 구호물품 지원 등 전방위적으로 구호활동을 펼쳤다. 또 공단 인재개발원이 소재한 제천시 호우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나눔 활동을 벌였다. 특히 산사태와 단수로 큰 피해를 입은 식수 및 생필품 부족으로 큰 어려움에 처한 청풍면과 금성면 두 지역을 대상으로 필요한 물품을 긴급 지원했다. 공단 인재개발원은 지속적으로 관내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사회의 호우피해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이천시에 피해 농가에 지원을 나갔던 인천경기지역본부는 노사가 함께한 의미 있는 사회공헌현장이기도 했다. 피해 복구 작업에 참여한 인천경기지역본부 징수부의 지경민 주임은 “무더위에 비까지 내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피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어 공단 사람으로 보람됐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공단 건이강이 봉사단은 각종 재난·재해 상황에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앞장 설 예정이다.

집중호우로 토사에 뒤덮인 이천의 한 마을을 찾아 각종 쓰레기들을 치우며 봉사 중인 인천경기지역본부 작업 모습.
침수된 가전제품 등을 청소하고 있는 호남제주지역본부팀
대전충청지역본부의 수해복구 작업 모습
INTERVIEW
인천경기지역본부 서명철 본부장
“노-사가 하나 돼 사회공헌 활동, 더욱 뜻깊어”

인천경기지역 건이강이봉사단은 이번 집중호우 수해 지역 여러 곳에 지원을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8월 5일 안성시 죽산면을 시작으로 이천, 용인, 화성시 등 수해 지역 지원에 나섰다. 8월 첫째 주에 시간당 100mm 이상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경기 남부 일대에 산사태나 도로 침수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 지역에서 이렇게 막대한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수해 복구 작업 중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오락가락하는 날씨였다. 안성, 이천, 용인, 화성 모두 수해복구 작업 중 급작스럽게 비가 내려 우비를 입고 활동해야 했고, 이따금씩 해가 나면 무더위에 시달려야 했다. 또 장시간 토사물에 뒤덮여 있던 지하나 방치된 창고 등에는 모기가 기승을 부려 직원들 모두 고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봉사하는 책임감이 남다를 것 같다. 현장 주민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이천시 장호원읍 과수농가를 방문했을 때, 마을 입구 정자에 모여 있던 어르신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어디서 왔느냐’, ‘건강보험에서 이렇게 좋은 일도 하느냐’, ‘한시가 바쁜 상황에 도와줘서 고맙다’ 며 많이 반가워하셨다. 어르신들의 안도감이 깃든 눈빛을 보며 ‘우리가 늦지 않게 잘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공단의 한 사람으로서 현장에 나갈 때면, 건강보험제도 운영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안전과 발전을 위한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에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 늘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지역주민 곁에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다짐도 하고 말이다.

집중호우 피해 지역이 많아 건이강이봉사단이 전방위로 전국 현장으로 갔다. 우리 공단에는 본부, 지역본부, 각 지사 단위의 봉사단이 있다. 직원들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봉사단에 가입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수해 복구에는 봉사 단원뿐만 아니라 경기노조본부장을 비롯한 노조의 적극적 참여 덕분에 노-사가 하나 되는 의미 있는 사회공헌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천경기본부 봉사단장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노동조합경기본부 이상훈 본부장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 극복해야”

경기노조본부도 수해 복구 현장 봉사에 함께했다. 전 국민이 어려운데 노사가 어디 있나. 조금이라도 국민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일에 노동조합도 함께할 수 있어 뜻깊었다.

직접 목격한 수해 현장은 어떤 상황이었나. 처음 안성으로 향했을 때, 죽산면 소재지 도로 곳곳이 진흙으로 뒤덮여 있었고, 버스터미널 앞과 죽산면사무소로 향하는 일부 도로는 여전히 침수 상태였다. 우리 봉사 단원들이 도로 위 토사물들을 삽으로 치워내면, 소방차가 물을 뿌려 마무리하는 식으로 도로와 주택 등을 정비해 갔다. 비가 그친 뒤였지만 상가 건물 지하에 위치한 노래방은 발목까지 물이 들어차 있어 물에 젖은 가구며 집기들을 아무리 옮기려고 해도 꼼짝하지 않는 상태였다. 간이 펌프를 이용해 물을 빼내고, 젖은 집기들 사이로 떠다니는 쓰레기를 정리하는 동안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도와달라고 말씀하시던 어르신의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수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한 마디를 전해달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진 ‘물폭탄’으로 그간 애지중지 키워온 농작물과 가축을 잃고 힘들어하는 어르신을 뵈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우리의 공동체 의식으로 코로나19의 큰 위기를 헤쳐가고 있는 것처럼, 우리 직원들의 노력이 피해 주민 여러분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고, 빠른 시일 내 복구를 완료해 안전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봉사활동을 함께했다, 노동조합의 앞으로 계획은? 주최가 어디든 피해 국민들을 돕는 일에 계속 동참할 예정이다. 좋은 일에 노사가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또 노동조합 차원에서도 계속 봉사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