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스마트한 세상, 같이 누리고 삽시다’ 시니어IT봉사단

젊은 사람 못지않게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스마트한 세상에서 인생의 재미를 찾았다는 시니어도 있다.
자신이 먼저 느낀 스마트폰의 신세계를 함께 나누고자 또래 시니어를 상대로 스마트폰 활용법 전수에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시니어IT봉사단이다.

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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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준형

스마트폰을 통해 풍요로운 삶 함께 나누고파

전화와 문자 기능에 충실하던 효도폰의 시대는 지나갔다. 60대 이상의 스마트폰 이용률이 날로 높아지고, 이제는 시니어 스스로 스마트한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한다. 김정희(80), 박중수(79), 양옥희(71) 씨는 이런 시니어들과 스마트 세상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하며 시니어IT봉사단으로 활약 중이다. 지금이야 동영상 편집도 해내는 전문가가 다 됐지만 이들에게도 복지관 스마트폰 교실에서 사용법을 배우던 시절이 있었다.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고 혼자 깨치려니 아주 답답했어요. 그러다 스마트폰 교육을 받고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니 무척 재밌더라고. 신세계였어요.” 박중수 씨의 말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몰랐던 세상을 발견한 건 김정희, 양옥희 씨도 마찬가지다. 그림도 배우고, 쇼핑도 하고, ‘길찾기’ 앱 하나면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세 사람은 ‘이 좋은 걸 몰라서 못 쓰는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봉사를 결심한 뒤 2년 넘게 동년배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시니어 마음 알아주는 동년배 선생님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 시작한 봉사지만 같은 시니어들에게 스마트폰을 가르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봉사단 최연장자 김정희 씨는 나이 들어 새로운 기계를 익히는 게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50, 60대만 해도 괜찮은데 70, 80대는 아무래도 기억력이 예전만 못 하죠. 돌아서면 잊어버리니까. 분명 모르는 것 같은데 미안해서 안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 마음을 알기에 친절하게 몇 번이고 가르쳐드리는 거예요.”

봉사를 시작하며 이들이 정한 첫 번째 규칙이 바로 ‘짜증 내지 않기’다. 봉사자로서 책임감도 있지만 같은 연배끼리 통하는 동병상련, 이심전심에서 비롯된 마음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양옥희 씨에게 커다란 행복이다.

“문자메시지를 보낼 줄 몰라 읽기만 하던 분도 있어요. 글자판 찾아 입력하고 이모티콘 써서 전송하는 방법을 하나하나 알려드리는데, 자녀한테 메시지를 보내면 백이면 백 깜짝 놀라서 전화가 와요.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힘이 절로 나죠.”

배우고 발전하는 삶에 늦은 나이란 없어

강사 중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갖춰 박사님 소리를 듣는 박중수 씨는 늘 새로운 기능을 익히고 공부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는 배우는 삶이 늘 뿌듯하다고 말한다.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배우고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인생은 계속해서 발전해나간다면서. 양옥희 씨 역시 배우는 걸 주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한글을 모르는 사람이랑 아는 사람은 세상을 보는 넓이가 다르잖아요. 지금 시대에는 스마트폰이 그래요. 늙었다고 옛날 방식으로만 살 필요는 없어요.”

많은 시니어가 더욱 스마트해지는 그날까지 세 사람은 ‘터치’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세 사람이 시니어들에게 외친다.

“이 좋은 세상, 이젠 우리도 누리면서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