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회룡포다. 예천을 대표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할 만한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다. 뚜렷한 사계절의 풍광은 언제 가도 탄성을 자아낸다. 여행지 소개라고 으레 하는 말이 아니다. 안동의 하회마을, 영주의 무섬마을 등과 함께 대표적인 물돌 이동으로 꼽히는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360도 휘돌아 나가는 육지 속 섬마을이다.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서 1등인 최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다. 선정 사유도 물돌 이동의 비경이었다. 회룡포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마을 앞산의 회룡대 전망대로 가면 된다. 마을 안에도 한 바퀴 돌아보기 좋게 둘레길이 나 있다.
또 회룡포부터 인근 낙동강 700리 마지막 주막으로 유명한 삼강주막까지 강변길도 좋다. 행정안전부에서 전국의 걷기 좋은 ‘우리 마을 녹색길 명품 베스트 10’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회룡포 마을에는 예천군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시설 좋은 오토캠핑장도 있다.

회룡포를 중심으로 인근에는 장안사, 황목근, 용궁향교, 원산성, 용궁순대, 토끼간빵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다양하다. 예천군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오는 곳답다. 그중에서도 예로부터 교통 요충지로 손꼽히던 삼강나루터의 삼강주막이 가장 유명하다.
2006년 마지막 주모인 유옥연 할머니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실제 생활하던 곳이다. 조선 후기 주막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민속 자료로 지정되기도 했다. 주막의 부엌에는 글자를 모르는 주모 할머니가 막걸리 주전자의 숫자를 벽면에 칼끝으로 금을 그어 표시한 외상 장부가 여전하다. 지금은 관광지로 재단장해 주막을 둘러본 후 국밥과 막걸리 등을 먹을 수 있도록 식당 등도 조성돼 있다. 주모 할머니는 떠났지만, 국밥은 여전히 뜨끈하고 막걸리는 더없이 시원하다. 회룡포와 삼강주막을 돌아보고, 용궁역 인근 용궁시장에 가서 막창으로 만든 용궁순대를 먹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