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가이드

바닷속 가을 단맛, 대하

이제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기분 좋은 계절이다.
제철 음식과 함께라면 더 깊은 멋과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가을에 가장 달고 쫄깃한 ‘대하’를 알아본다.

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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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전복
대하가 몸에 좋은 이유?

바다에 사는 보리새웃과의 일종인 대하는 새우를 뜻하는 한자, 하(蝦)에 크다는 의미의 대(大)를 붙인 것으로 왕새우라고도 한다. 봄바람을 따라 서해의 얕은 바다로 나와 산란을 하고 다 자란 새우는 남서풍이 불 때 좀 더 깊은 바다로 나간다. 이때가 살이 통통하고 맛이 제일 좋은 시기로 가을이 제철이다. 달콤한 맛을 내는 ‘글리신’ 함량이 가을에 최고조에 오르니 그야말로 ‘꿀맛’이다. 맛도 맛이지만 대하가 쌀쌀해질 무렵에 특히 좋은 이유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분 때문이다. 양질의 아미노산과 단백질이 많고 칼슘과 철분도 풍부해 뼈 건강, 원기 회복에 좋은 건 익히 알려졌다. 100g당 단백질 19g, 칼륨 298mg, 인 248mg, 칼슘 69mg, 철분 1.30mg 등이 들어 있다. 그래선지 중국에서는 ‘출장 가는 남편에게 대하를 먹이지 말라’는 우스갯소리도 전해진다. 대하에 적지 않은 양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점을 들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대하 100g당 콜레스테롤 양은 300mg. 결코 적지 않지만 달걀 100g당 콜레스테롤 420mg 정도가 들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많은 양도 아니다. 대하에 있는 타우린 성분이 체내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어떤 음식이든 과식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생긴 대하를 고르자

대하는 자연산과 양식으로 구분하는데, 꼬리와 뿔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꼬리가 분홍색을 띠면 양식이고 뿔이 머리보다 밖으로 길게 나오면 자연산이다. 기본적으로 머리와 꼬리가 제대로 붙어 있는 대하를 고른다. 동시에 몸이 투명하고 윤기가 나면서 껍질이 단단하면 더 좋다. 한 가지 더, 눈이 선명하고 빳빳하게 서 있으며 수염과 다리도 잘 붙어 있으면 신선한 대하다. 대하를 보관해뒀다가 먹을 계획이라면 손질한 채 냉동 보관하길 권한다. 한 달까지는 괜찮다. 손질 방법은 이쑤시개로 두 번째 마디 속 긴 내장을 빼내고 옅은 소금물에 흔들어 씻으면 된다.

제철 대하, 더 맛있게 먹는 법

대하는 예로부터 우리 선조도 즐겨 먹은 식자재로 전해진다. <증보산림경제>에서는 “대하는 쪄서 볕에 말려두고 겨울에 먹는다”고 했고, <도문대작>에서는 “주로 서해에서 나며 알로 젓을 담그면 매우 좋다”고 했다. 오늘날은 어떻게 먹어야 더 맛이 있을까. 무엇보다 통째로 먹으면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껍데기에 있는 키토산까지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 머리와 꼬리를 입에 넣기 부담스럽다면 말린 뒤 가루로 만들어 천연 조미료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본연의 맛을 원한다면 은박지를 얹은 석쇠에 소금을 깔고 구워서 먹는 대하 소금구이만 한 것도 없다. 부추나 아욱과 같은 채소를 얹어 먹으면 항산화 물질을 흡수할 수 있고, 대하에 부족한 섬유소를 보충할 수 있다.

information 득 & 독
같이 먹으면 ‘득’
양배추

양배추 대하와 궁합이 잘 맞는 대표 식자재는 양배추다. 대하에 부족한 비타민 C와 섬유질을 양배추가 채운다. 표고버섯도 찰떡궁합. 표고버섯의 비타민 D와 에리타네닌 성분이 대하의 칼슘 흡수를 돕고 콜레스테롤 대사를 촉진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같이 먹으면 ‘독’
커피

커피 대하를 먹을 때 피해야 하는 음식은 커피와 녹차다.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어 대하에 있는 칼슘과 비타민을 몸 밖으로 내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 같은 이유로 술도 대하와 먹으면 영양소 흡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