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은 시작부터 끝까지 크고 작은 해변과 항구, 호수 등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물색은 또 어찌나 파란지, 하늘과 구분이 안 될 정도. 게다가 사이사이 짙은 초록의 울창한 송림은 여름 절경을 더한다. 파랗고 파란 8월의 고성에선 이 여름의 무더위도 별것 아니다.
여름의 한가운데, 8월엔 고성으로 가야 한다. 강원도 속초를 지나 고성에 들어서면 크고 작은 해변이 해안을 따라 줄줄이 이어진다. 고성의 해변은 야트막한 고개 하나를 넘으면 다음 해변, 다시 고개를 하나 넘으면 다음 해변이 이어지는 식이다. 고성군 누리집에 소개된 해변만 스물네 곳이다. 그뿐 아니다. 동해안 최대 자연 호수인 화진포를 중심으로 짠물이 섞여 겨울에도 잘 얼지 않고 물빛이 청명하기로 유명한 호수 송지호, 진부령 정상에서 내려와 맑고 여름에도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물을 즐길 수 있는 장신리 유원지 등 대표적 호수와 계곡만 네 곳이다. 또 서쪽으로 금강산과 설악산을 이어주는 향로봉 줄기와 남쪽으로 미시령까지 늘어선 백두대간의 능선은 사계절 각기 다른 모습으로 고성의 웅장한 산세를 자랑한다. 특히 설악산 끝자락의 기암절벽인 울산바위, 동해안과 함께 대자연의 위용을 만끽할 수 있는 마산봉의 절경은 고성8경 중 하나다. 이 밖에도 온천과 휴양지, 항구와 송림 숲이 곳곳에 있다. 그래서 고성의 8월은 천지가 짙은 초록이고 파랑이다.
그야말로 천지가 산과 바다 그리고 호수와 숲인 고성이지만, 여행의 시작은 화진포다. 고성시외버스터미널에서 거진항을 지나면 화진포가 나온다. 화진포는 호숫가에 해당화가 만발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약 72만 평 규모의 동해안 최대 자연 호수다. 울창한 송림으로 둘러싸인 화진포는 예로부터 경관이 수려해 주변에 별장이 많았다. 지금도 기념관이나 역사관으로 이용하는 이승만 대통령과 이기붕, 김일성 별장 등이 인근에 있다. 몇 해 전에는 싱가포르의 리센룽 총리 부부가 이곳으로 개인 휴가를 와서 SNS에 화진포의 아름다운 풍광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후 화진포는 싱가포르는 물론 아시아권 단체 관광객이 꼭 방문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넓은 호수를 따라 한쪽에 울창한 소나무 숲이, 그 뒤로는 화진포해수욕장이 있고, 화진포를 따라 조금 더 들어가면 화진포성이 나오는데 그 성에 오르면 화진포 해변과 주변 풍광이 한눈에 펼쳐진다. 가족 여행이라면 송지호에 자리를 잡으면 좋다. 화진포처럼 호수와 바다, 울창한 송림이 어우러져 있는데, 특히 송지호 해변은 수심이 낮고 물이 깨끗한 데다 백사장 전면 바다 위에 멋진 죽도가 솟아 있어 풍광이 이색적이다. 또 주변에 오토캠핑장 및 민박 등 숙박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고성은 워낙 크고 작은 해변이 많다 보니 어느 해변으로 갈까 선택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앞서 소개한 화진포와 송지호 해변이며, 아야진 해변도 유명하다. 새하얗게 보일 정도로 깨끗한 백사장과 해변에서 30m까지는 1.5~2m 정도로 유지되는 안전한 수심은 가족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스킨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교암 해변이나 투명 카약을 탈 수 있는 공현진 해변도 좋고, 가장 최북단에 자리한 조용한 명파 해변도 아는 이들만의 명소다. 그중 요즘 가장 뜨는 해변은 가진 해변이다. 이국적 느낌이 들 정도로 물빛이 맑고 예쁘다 보니 너도나도 인증 사진 올리기에 바쁘다. 어떤 날은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로 온통 파랗다. 근처에는 가진 해변의 물빛을 감상하며 그윽한 커피 한잔 마실 수 있는 이색적인 카페가 많아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기에도 제격이다. 해파랑길을 이용해 고성을 즐기는 것도 방법이다. 해파랑길을 걷다 보면 고성의 모든 해변을 만나게 된다. 그중 삼포 해변에서 가진항까지 9.9km에 이르는 47코스는 도중에 전통 가옥 마을인 왕곡마을을 한 바퀴 돌고 송지호를 만나 한숨 쉬어 갈 수 있어 특히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