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노트

소아에게 특히 위험한 용혈성요독증후군
(HUS),
‘햄버거병’ 바로 알기
햄버거만이 문제가 아니다?

최근 경기도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면서 한동안 잊고 있던 ‘햄버거병’의 공포가
다시금 확산되고 있다. 정식 병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으로,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의 합병증이다. 소아에게 특히 위험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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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왜 햄버거병일까?

지난 6월,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 재원 중인 원아와 교사, 조리 종사자 및 환자의 가족 등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절반가량이 유증상자로 확인되었고, 그중 57명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환자로 확진되었다. 그뿐 아니라 현재 입원 중인 24명 중 15명에게서 햄버거병 의심 증상이 발생했고, 이 중 일부는 투석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햄버거병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햄버거병은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로, 정식 명칭은 용혈성요독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HUS)이다. 1982년 미국 오리건주 햄버거 가게에서 덜 익힌 소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집단 감염돼 햄거버병이라 불리기 시작했다. 자칫 햄버거병이라는 명칭 때문에 햄버거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햄버거 자체가 아닌, 덜 익힌 소고기나 오염된 채소 등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계절별로는 여름에, 연령별로는 5세 미만 소아에게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주의를 요한다.

소아에게 주로 발병,
심하면 ‘투석’까지

안산 유치원 집단 식중독 사건의 원인은 장출혈성대장균이다. 장출혈성대장균은 오염된 식품과 물을 통해 감염되고, 사람과 사람 간 전파도 중요한 경로다. 대부분 소고기를 가공한 음식물 섭취로 발생하며, 살균하지 않은 생우유, 오염된 채소, 주스 등도 병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분변으로 오염된 호수나 수영장을 통해 균이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되면 발열, 오심, 구토, 심한 경련성 복통, 설사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5~7일간 지속되다 저절로 호전된다. 하지만 심한 경우 장출혈성대장균이 내뿜는 독소가 몸에 퍼져 적혈구를 파괴하고, 장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 경우 신장이 제 역할을 못 하면서 용혈성요독증후군이 발생한다. 증상이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발전하면 몸이 붓거나 혈압이 높아지기도 하며, 경련이나 혼수 등 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급성으로 신장 기능이 손상되는 용혈성요독증후군으로 진행할 경우, 환자의 절반가량은 투석 치료와 수혈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또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장 기능이 크게 망가지거나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증 같은 합병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따라서 복통과 설사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음식 충분히 익혀서,
손 씻기 가장 중요

여름철 식중독은 예방이 최우선이다. 장출혈성대장균은 가열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는 음식은 충분히 익혀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손 씻기가 중요한데 조리 전후, 화장실에 다녀온 후에는 비누 등 손 세정제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꼼꼼히 씻는다. 생고기‧생선‧달걀을 만진 후에도 조리 전과 같이 30초 이상 손 세정제로 손을 씻는다. 손 씻기만 철저히 지켜도 감염병 발생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식재료는 필요한 만큼 구입하고, 식기세척기 등 열이 많이 발생하는 기구 주위에 보관하지 않는다. 채소류는 염소 소독제(가정에서는 식초 사용 가능) 등에 5분 이상 담근 후 물로 3회 이상 세척하고, 반드시 세척하자마자 자른다. 또 바로 섭취하지 않을 경우 실온에 방치하지 말고 냉장(10℃ 이하) 보관한다. 육류는 75℃, 어패류는 흐르는 수돗물에 세척한 후 중심부 온도 8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고, 달걀은 생으로 먹지 않는다. 날음식과 조리한 식품은 섞이지 않게 각각 다른 용기에 넣어 보관하고, 조리 기구는 채소‧육류‧어류 등으로 구분해 사용해야 한다. 특히 육류와 어패류를 취급한 칼과 도마는 교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분한다.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먹고 강이나 호수, 수영장 등에서 수영할 때 물이 입에 들어가더라도 삼키지 않도록 한다.

꼭 기억해야 할 식중독 예방 3 요령
1 손 씻기

손은 30초 이상 비누 등 세정제로 손가락,
손등까지 깨끗이 씻고 흐르는 물로 헹군다.

2 익혀 먹기

음식물은 속까지 충분히 익혀 먹는다.
(중심부 온도가 75℃, 어패류는 85℃에서 1분 이상)

3 물 끓여 먹기

물은 끓여서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