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트렌드

큰 글씨로 만나는 즐거움은퇴 후 독서를 통해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세요

노안이 시작되면 책 읽기가 힘들다.
젊을 때는 활발하게 독서를 하던 어르신도
보기 편한 TV 시청이 일상이 되기 마련.
하지만 TV 시청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독서의
즐거움이 있다. 그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 어르신을
위해 대활자본이 있다.
가까운 공공 도서관에서
일반 책보다 활자가 큰 책을 읽다 보면 노안으로
잃은 독서의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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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도서관협회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받자 전국 서점은 한강의 책으로 매대를 가득 채웠다. 세계에서 주목한 <채식주의자>를 오롯이 우리글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어르신들에겐 이조차 쉽지 않은 일이었다. 작은 활자가 잘 보이지 않아 불편했던 것. 사실 눈이 어두워지면서 독서 자체가 힘들기도 했지만, 읽을거리가 부족한 것도 현실이었다. 늘 마음 한구석에 독서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희소식을 준비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공공 도서관에 큰 글자 책을 보급하는 ‘대활자본 제작 보급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 2009년 ‘문학관, 도서관에 문학작가 파견 사업’으로 시작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정부는 매년 21~22종의 대활자본 도서를 제작하거나 구입해 어르신들의 이용 빈도가 높은 공공 도서관에 보급했고, 지난해까지 매년 3억 원을 들여 215종 총 11만여 권을 지원했다.

일반 책보다 약 1.5배 큰 글자 크기

대활자본 사업은 시력이 떨어지며 독서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줄어드는 50대 이상 연령층의 독서 생활을 돕기 위해 기획했다. 어르신들의 독서 문화 장려를 통해 은퇴 후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해당 도서는 공공 도서관에서 50대 이상 연령층의 인기 대출 도서와 대형 서점의 노인 판매 통계자료를 거쳐 선정했다. 대활자본은 일반 도서보다 글자 크기가 약 1.5배 큰 15포인트로 제작해 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그동안 선정된 책의 종류도 다양하다.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82년생 김지영>, <오직 두 사람>, <종의 기원> 등 꾸준히 사랑받는 베스트셀러는 물론 <신경 끄기의 기술>, <나이 듦 수업> 등 자기 계발서 등도 큰 글자로 만날 수 있다. <20년 당뇨 이렇게 극복했다!>, <내 몸 아프지 않는 기적의 건강법>, <대한민국 최고의 명의가 들려주는 위암> 등 건강관리를 다룬 책도 있다. 지난해에는 14개 출판사와 14권을 제작했는데, <당신이 옳다>, <굿 라이프>, <나는 120살까지 살기로 했다>, <시를 잊은 그대에게> 등이 선정됐다.
책 읽기 참 좋은 계절이다. 집 안에만 있기 무료한 요즘, 양질의 독서를 통해 새로운 것을 알아가며 교양을 쌓는 즐거움, 마음의 위로와 평온함, 여유로움을 되찾을 수 있다. 눈으로만 담아둔 책, 이제 큰 글자 책을 통해 가슴에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아보자.

큰 글자 책, 어디서 볼 수 있나?

대활자본, 큰 글자 책은 전국 공공 도서관과 지정된 노인복지관 등 전국 700여 곳에 보급해 어르신들의 독서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립논현도서관, 강동구립암사도서관, 강북문화정보도서관, 관악문화관도서관, 석관동미리내도서관 외 100여 곳, 부산 부산광역시립시민도서관, 사상도서관, 연제도서관 외 30여 곳에 비치되어 있다. 단, 도서관마다 소장 도서 목록이 다르므로 해당 도서관에 문의하거나 ‘대활자본’을 검색한 뒤 이용한다.
대활자본 전용 서가를 운용하는 곳도 있다. 고흥군노인복지관, 광주공원노인복지관, 금강노인종합복지관, 대덕노인종합복지관, 동구노인종합복지관, 선암호수노인복지관 등은 큰 글자 책을 별도로 모아 어르신의 이용 편의를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