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만남

15년 ‘찐가수’ <미스터트롯> 가수 영탁“제가 왜 여기서 나오냐고요?
여러분의 찐가수니까요!”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말이 씨가 됐다.
이 노래는 2007년 가수로 데뷔한 영탁의
무명 생활을 벗어나게 해준 곡이다.
그리고
그의 인생은 <미스터트롯> 무대에 선 이후로
크게 달라졌다. <건강보험> 표지모델에도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며 유쾌하게 첫 인사를
건네는 가수 영탁을 만나보자.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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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미스터트롯> 화보

영탁
가수 영탁의 전성시대

영탁은 TV조선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미스터트롯>) 에서 2위를 차지하며 가수 인생의 확실한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TV 채널을 돌릴 때마다 그야말로 ‘아무데서나 막 나온다’. 그런 최고 인기 가수가 <건강보험> 표지모델로 동참해주었다. 인사를 건네는 영탁의 목소리가 유쾌하다.

“안녕하세요! 영탁입니다. <건강보험> 6월호 표지모델에 제가 나왔네요. ‘니가 왜 거기서 나와~’(웃음)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요즘, 이렇게 <건강보험> 표지모델에 동참해서 조금이라도 응원해드릴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요. 이럴 때일수록 가수들이 좋은 에너지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영탁의 삶은 <미스터트롯>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가 2018년 낸 싱글 앨범 <니가 왜 거기서 나와>와 2020년에 발표한 신곡 ‘찐이야’도 덩달아 인기다. 방송출연도 <미스터트롯> 출연 이전과 이후가 확연히 다르다. 2019년 이후 TV조선의 수많은 프로그램을 제외하더라도 MBC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쇼! 음악중심>, JTBC<뭉쳐야찬다>·<유랑마켓>·<77억의 사랑>, SBS <미운오리새끼> 외에도 MBC 드라마 <꼰대인턴>에 특별 출연을 예고했다. 누구도 ‘찐가수’ 영탁이 왜 거기서 나오는지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는다.

뇌경색으로 쓰러지셨던 아버지는 현재 많이 건강해지셨어요. 부축을 해드리면 거동도 하시고요.
처음 쓰러지셨을 때 되게 앞이 깜깜했는데… 건강보험 혜택도 그때 실감했어요.
얼마 전에는 영탁막걸리도 한 모금이지만 살짝 맛을 보셨더라고요!

음악 열정으로 버틴 15년 무명생활

영탁은 언제 자신의 인기를 실감할까.

“정말 신기한 게… 길이나 식당에서 몇 분 정도 알아보셨다면, 요즘은 열이면 열 분이 다 알아봐주세요. 먹을 것도 많이 주시고요. 연락이 끊겼던 곳에서도 연락이 오고, 그럴 때 ‘아 내가 이제 행동 하나하나 조심하고 활동도 잘 해야 하는 공인이 되었구나’하는 걸 느껴요.”

영탁은 15년이란 긴 시간의 무명생활을 견뎌낸 가수다. 영탁이 얼마나 가수에 대한 꿈이 컸는지, 음악에 대한 열정이 깊었는지, 그 시간만으로도 짐작이 된다. 수많은 아르바이트와 많은 유명 가수들의 가이드 보컬을 하며 버텼다. 영탁의 노래가 될법한 곡들이 많았지만 여러 힘든 상황에 다른 가수들에게 넘어간 것도 숱하다. 그 긴 시간 어떻게 버텼냐는 물음에 영탁은 말 그대로 진짜 그냥 버텼단다.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박효신 선배님, 수퍼쥬니어 선배님, 다비치 선배님 등 많은 가수 선배님들의 가이드 보컬도 했고, 코러스도 했고…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습니다.(웃음) 다 음악의 연장선상이잖아요. 그만큼 음악을 놓기 싫었어요. 하지만 그때의 시간이 제게 좋은 자양분이 된 것 같아 감사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영탁은 지금도 꿈을 향해 앞으로 나가고 있을 누군가를 위해 ‘꿈을 포기하지 말라!’며 격려를 잊지 않는다. 견뎌낸다면 분명히 한 번은 해 뜰 날 오지 않겠냐면서 말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영탁의 긍정 에너지가 가득이다.

영탁
영탁
기회만으로도 고마웠던 <미스터트롯>

<미스터트롯> 경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곳으로 활동한 15년 차 가수 영탁은 <미스터트롯>에서 ‘쾌남’이라 불리며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시원한 음색과 가창력, 화려한 퍼포먼스로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매력을 발산한 그는 ‘매력 부자’라고도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스터트롯> 스타 중 비교적 늦게 팬덤이 생겼지만,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최종승자를 결정하는 무대의 문자 투표에서 많은 점수를 얻어 3위에서 2위가 됐다. <미스터트롯>은 끊임없이 경쟁하며 한 단계 한 단계 결승전으로 향하는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정작 영탁은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영탁은 기회만으로 충분히 고마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게는 첫 1라운드 예선이 가장 고비였어요. 왜냐면 많은 분들이 수개월 동안 하나의 무대를 위해 준비해 오신 거잖아요. 제가 예선 둘째 날 새벽 3시에 노래를 했는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컨디션 문제도 있고 걱정이 정말 많이 됐어요. 1라운드에서 떨어지면 어떡하나 하고요. 1라운드만 붙으면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면서 말이죠.”

영탁이 자신의 최애 곡으로 꼽는 ‘막걸리 한 잔’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다. 영탁은 <미스터트롯> 출연 중 ‘막걸리 한 잔’이란 곡으로 본선 2차 대결에서 ‘진’에 올랐다. 당시 그의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었고, 그런 아버지와 ‘막걸리 한 잔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을 SNS에 남겨 팬들의 가슴에 감동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선사했다.

존경하는 여러 선배님들처럼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어요.
멀리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서 훗날 저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고요.
팬 여러분과 함께 같이 걸어가는 가수가 될게요!

팬들과 함께 오래오래 걸어갈 터

“어버지는 현재 많이 건강해지셨어요. 부축을 해드리면 조금 거동을 하실 수 있는 정도예요. 그래도 감사해요. 처음 쓰러지셨을 때는 누워서 일어나지도 못하시고 눈도 못 마주치셨거든요. 이렇게 움직이실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요!”

영탁의 가창력과 아버지와의 뭉클한 스토리까지 더해져 영탁이 ‘막걸리 한 잔’을 부를 때면 유난히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이 많다. 이런 사연은 ‘영탁 막걸리’ 모델이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나저나 영탁은 아버지와 막걸리 한 잔을 했을까.

“영탁 막걸리로 한 잔 했습니다!(웃음) 제가 스케줄 때문에 같이 마시진 못했지만, 아버지가 한 모금 살짝 맛을 보셨대요. 막걸리 출시 전에 정말 맛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랬는데, 정말 맛이 있어서 기뻐요!”

영탁은 ‘막걸리 한 잔’이 없었다면 오늘의 자신도 없었을 거라면서, 원곡자인 가수 강진뿐 아니라 작사·작곡자까지 모두 수소문해 감사 인사를 전했단다. 덧붙여 건강보험 이야기도 잊지 않는다. 아버지가 쓰러져 눈앞이 깜깜한 상황에서 건강보험 혜택도 실감했다면서 말이다. 건강보험 덕에 30% 정도만 치료비를 부담하면 됐다고 정확하기 기억하고 있었다. 영탁은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에게 응원의 인사도 전했다.

“코로나19가 빨리 끝나서 다니고 싶은 곳 마음껏 다니시고, 하고 싶은 것 마음껏 즐기실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 사이사이 제가 좋은 에너지 드릴 수 있도록 좋은 음악, 좋은 무대 최선을 다해서 보여드릴게요!”

전국 투어 콘서트 준비 소식을 전한 영탁은 팬들을 직접 만날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면서 말이다. 이제 어디에서 나와도 그저 반가운 ‘찐 가수’ 영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