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편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우수 사례다시 찾은 건강, 오늘 더 행복

환자가 약속 지키는 것이 병이 낫는 지름길!
우○○(대전시 중구)

난감했다. 교육청에서 우수 교원을 대상으로 한 서유럽 연수를 위해 건강검진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혈압이 너무 높아 재검사를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혈압은 무려 140 후반.
2년마다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처음 나온 높은 수치에 당황했다. 며칠간 약을 먹고 조절해서 다행히 서유럽 연수는 무사히 다녀왔다. 그때가 1995년이다.

그 이후 병원에서 혈압과 관련한 검진을 받고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으나 심각성은 느끼지 못했다. 가족 중 혈압으로 고생하거나 사망한 사람도 없었다. 평소 테니스 운동을 계속했고, 나름대로 건강에 자신도 있었다. 모임에서 권하는 술 역시 사양하지 않았다.

그러다 2000년부터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늦게까지 이어지는 업무에 덩달아 늦어지는 저녁 식사.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매일 규칙적인 생활만 하기도 쉽지 않았다. 격년마다 받는 건강검진에서 늘 혈압 문제가 지적되고 재검이 요구되었다. 가족력이 없기에 순전히 나 자신의 불규칙한 생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운동하니 괜찮다고 과음하거나, 젓갈류를 유독 좋아해 칼국수 한 그릇도 싱겁게 먹는 법이 없었으니 이러한 나의 습관도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2011년 2월에 정년을 맞은 나는 줄곧 한 병원에 다니고 있다. 지속적인 관리 대상으로 지금까지 한 병원에서 약의 함량을 조절하면서 지내고 있다. 모범생처럼 늘 약속을 지킨 것은 아니나 노력 중이다. 정년 뒤에는 스트레스가 줄었고, 매년 집사람과 해외여행도 다니며 함께 걷기 운동도 한다. 특히 ‘하루에 만 보 걷기’를 꼭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손자 얼굴 보는 재미도 행복이다. 직장에서 가정으로의 귀환이 나에게는 별천지와 같다.

나이 들어 제일 희망하는 건 건강이다. 2년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혈압기를 받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 스마트폰으로 적어 보낸다. 이 약속만큼은 꼭 지키고 있다. 환자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병이 낫는 지름길이다. 이제는 약의 함량이 반으로 줄어든 혈압약으로 교체되었다. 그러나 과신은 금물이다. 오늘도 나는 한 달 치 약을 받으러 병원에 간다.

당뇨 고위험군 환자에서 정상 수치까지 여정
김○○(서울시 용산구)

2018년 8월경부터 갈증이 점점 심해졌다. 평소보다 물을 많이 마시니 딸이 “물을 왜 그렇게 많이 마시냐”며 “아빠 어디가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도 했지만, 그저 날씨가 더워서 그런 것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저녁에도 점점 물을 많이 마시게 되고, 수면 시간이 줄어 숙면을 취하기조차 어려워지자 피로가 누적되면서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내 이야기를 들은 친구가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다며 당뇨검사를 해보라고 권했다.

다음 날 바로 병원을 찾았다. 당뇨검사를 받으니 수치가 기계의 한계치를 넘었다. 세 번이나 반복해 검사해도 결과는 같았다. 바로 정밀검사를 했고, 다음 날 ‘위험 단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들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다.

검사 이후 의사 선생님의 처방에 따라 약을 먹고, 매일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식단부터 바꿨다. 흰쌀밥 대신 현미 잡곡밥을 먹기 시작했다. 하루에 7~10km씩 한강과 서울 시내를 걸었고, 산에 꾸준히 오르는 등 건강을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6개월 후 검사 결과는 많이 좋아졌다. 아예 먹지 않거나 4분의 1쪽씩 먹던 과일도 섭취량을 조금 늘려 반쪽씩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떤 음식이든 하루에 일정량 이상은 절대 먹지 않았다.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또 다른 어려움은 바로 경제적으로 힘든 하루가 계속된다는 점이었다. 주변인들의 도움은 큰 힘이 되었다. 남동생이 당뇨에 좋다는 식초를 알려주었고, 작은딸이 식초를 사줘서 매일 아침저녁 한 잔씩 물에 희석해 마셨다. 가족의 도움과 병원의 지속적인 지도(주간별 문자메시지 등)로 나태함을 막고, 처방 내용과 약 복용 안내문 등을 벽에 붙여놓고 보면서, 매일 마음을 다잡곤 했다.

9개월 후부터는 약을 대폭 바꿔 제일 약한 약을 먹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약을 끊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하지만 건강한 습관은 계속 이어가고 있다. 가족도 현미 잡곡밥을 함께 먹고 있으며, 당뇨에 좋지 않은 술, 담배, 커피는 금하고 있다. 지금은 재취업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을 잃고 나서야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한 번 더 깨우친 셈이다. 가족은 물론 의사 선생님과 당뇨 환자에게 지원을 보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다른 당뇨 환자분도 꼭 건강을 회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