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노트

건조한 봄철, 이상적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올바른 가습기 사용 백서

겨울부터 봄까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습기 사용이 더욱 늘고 있다.
가습기는 실내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해줄 뿐 아니라
호흡기질환부터 안구나 피부 등의 건조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청결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올바른 가습기 사용법을 알아보았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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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한국소비자보호원

건강에 이롭고
올바른 사용법

정수기 물 말고, 수돗물을 사용한다.
간혹 좀 더 위생적이고 안전할 거란 생각에 정수기 물이나 미네랄 워터, 알칼리 이온수 등을 가습기에 넣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곰팡이와 잡균 번식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가습기 사용 설명서 주의 사항을 보면 ‘정수기 및 소독된 물 사용 금지’라고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수돗물은 정수 과정을 거쳐 세균이 생기지 못하도록 소독 처리가 이미 돼 있어 안전하다.

물은 매일 교체하고, 하루 지난 물은 무조건 버린다.
올바른 가습기 사용법은 첫째도, 둘째도 청결이다. 2~3일에 한 번씩 물을 갈거나, 가습기 물통에 물때가 낄 때까지 청소하지 않으면 가습기는 세균 배양소나 마찬가지다. 하루 중 일정한 시간을 정해놓고 물을 매일 갈아주자. 이는 가습기 사용 시의 필수 수칙이다. 또 하루라도 지난 물이라면 무조건 버려야 한다.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하루 지난 물은 이미 잡균이 자라서 물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마시는 물은 위나 장에서 세균을 거르지만, 마시는 공기의 균은 바로 폐로 들어가기 때문에 위험하다. 진동자 부분의 남은 물도 모두 버린다.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지 말고, 하루 2~3회, 10분 이상 환기한다.
가습기는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가습기에서 나오는 수증기에 세균이 섞여 나와 공기 중에서 번식할 가능성도 있으니 밀폐된 공간에선 가습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넓은 공간이라도 하루 2~3회 10분 이상 환기해야 한다. 집 안에 습기가 차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환기는 필수다. 반지하나 환기가 잘되지 않는 방이라면 선풍기를 집 밖이나 방 밖을 향하게 틀어놓는다. 환기가 금방 될뿐더러 습기도 잘 마른다.

가습기를 종일 사용해야 한다면 두 대를 번갈아 쓴다.
가습기는 시간을 정해놓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사용이 잦거나 온종일 틀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한 대보다는 두 대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한 대를 사용하는 동안 다른 한 대를 깨끗이 세척해 건조해두었다가 교체하면 훨씬 위생적이다.

되도록 바닥보다 높은 곳에 둔다.
가습기를 놓는 높이와 위치도 중요하다. 가습기는 되도록 바닥에서 1m 이상 높이에 두고, 코와의 거리는 최소 2m 이상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 사람과 너무 가까운 곳에 있으면 가습기 수증기가 코점막을 자극해 코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수증기에 세균이라도 있으면 호흡기와 기관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가습기를 불가피하게 바닥에 둔다면 사람이 누워 있는 곳에서 2~3m 이상 떨어진 곳에 놓아야 한다. 또 천장이나 벽, TV 등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에서 떨어진 곳에 놓아야 습기로 인한 고장을 막을 수 있다.

적정 실내 습도를 맞춰 사용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인체는 일반적으로 기온 15.6~20℃, 습도 40~70%일 때 쾌적함을 느낀다고 한다. 15℃일 때는 70%, 18~20℃일 때는 60%, 21~24℃일 때는 50%, 25℃ 이상일 때는 40%를 유지해야 쾌적하게 거주할 수 있는 실내 환경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권고이다. 실내 습도는 40~60%가 가장 적정하며, 환기 또한 필수다. 60%가 넘어가면 집먼지진드기가 서식할 수 있다. 80%가 넘어가면 곰팡이 등 세균이 번식하고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 등의 증상이 유발된다. 40% 이하로 습도가 내려가면 실내가 건조하고, 어린이는 코막힘 증상이 나타난다. 습도가 30% 이하로 내려가면 호흡기질환이 악화되고, 정전기 등이 발생하기 쉽다.

꼼꼼한
청소 관리법

가습기 청소는 매일 한다.
청소는 매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하루 한 번 물을 갈 때, 물통 속까지 깨끗하게 청소한다. 가습기 분무통과 몸체도 매일 씻어야 하며, 만약 물때가 끼었다면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물통은 세제로 닦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 뜨거운 물로 살균한다.
물통을 포함해 가습기를 세척할 때는 세제를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내도 찌꺼기가 남기 쉬울뿐더러 남은 세제가 수증기를 통해 배출되면 위험하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알려진 소금이나 식초, 베이킹 소다를 이용해 닦을 때도 꼭 흐르는 물에 잘 씻어내 성분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통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꼭 뜨거운 물을 담아서 10분 이상 살균한다.

부드러운 천과 솔을 이용해 꼼꼼하게 닦는다.
본체는 미지근한 물에 적신 천으로 닦아낸다. 물통과 진동자 부분은 기기 표면에 손상이 생기지 않는 부드러운 천이나 스펀지 등으로 문질러 세척한다. 이때 송풍구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습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완전히 건조한 상태로 보관한다.
가습기를 보관할 때는 물을 빼고 완전히 말려야 한다. 특히 물통 속에 남아 있는 습기까지 다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가습기를 씻은 후 햇볕에 말리면 가장 좋다.

*가습기 청소는 해당 가습기의 사용설명서를 꼭 참조하세요.

우리 집에 꼭 맞는 가습기는
무엇일까?

가습기 구입 시 체크리스트

1 물통 입구가 손이 들어갈 만큼 넓은가? 가습기 관리의 핵심은 물통이다. 물통은 매일 물을 갈고 청소해야 한다. 가습기를 고를 때는 얼마나 청소하기 용이한지를 우선으로 봐야 한다. 특히 물통은 세척 시 손이 들어갈 정도로 입구가 큰 것이 좋다.

2 청소하기 쉬운 구조인가? 가습기는 자주 씻어야 하기 때문에 청소하기 쉬운 구조여야 한다. 직접 가습기를 분리해 청소하기 쉬운 구조인지 확인하자. 또 손에 물이 묻으면 물통이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편하고 안전하게 잡을 수 있는지도 살펴보자.

3 잘 넘어지지 않는 안전한 디자인인가? 가습기는 바닥에서 떨어진 높은 곳에, 수증기가 잘 퍼지도록 벽면 중간이나 방 가운데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잠을 자거나 지나다니다가 실수로 건드리더라도 쉽게 넘어지지 않도록 안정감 있는 구조의 디자인이 좋다.

4 누구를 위해 사용하나? 가습기는 크게 초음파 진동식, 가열식, 기화식으로 나눈다. 셋 다 장단점이 뚜렷하다. 기화식은 넒은 공간을 고르게 가습하고, 자연 증발 방식이라 안전하지만 소모품 비용이 발생한다. 초음파 진동식은 가장 일반적인 가습기로 저렴하지만 매일 청소해야 한다. 가열식은 가습 기능도 뛰어나고 난방도 효과적이지만 전기료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일반 성인은 작동이나 청소의 용이성만 고려하면 되지만, 환자나 노인, 유아가 사용하는 경우는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