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노트

겨울 산은 훨씬 더 춥고 길다!겨울 산행 안전하게 즐기는 법

겨울산행은 멋진 설경과 상고대, 눈꽃 등을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하지만 다른 계절에 비해
사고 위험성은 훨씬 크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행 인구 대비 안전사고 비율은
겨울이 가장 높다고 한다.
겨울 산행을 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강은진

/

참고 자료 행정안전부, 산림청, 소방청

우리나라는 연 1회 이상 등산하는 인구가 3200만 명에 달한다. 대부분 가을철에 산을 찾지만 산행 인구 대비 안전사고 비율은 겨울이 더 높다. 사고 원인은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서 발생하는 실족이나 추락이 가장 많고, 길을 잃고 헤매는 조난, 심혈관 등 개인 질환으로 인한 사고가 뒤를 잇는다. 또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에 따른 저체온증도 위험하다. 게다가 2월과 3월 사이 이른 봄에는 아직 낮은 기온으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고, 수축된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심장마비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추운 데다 산행이 길게 느껴지는 겨울 산에 오를 때는 다른 때보다 안전한 방법이 필요하다. 사고 없는 하산을 위해서 말이다.

  • 사례 1

    관악산에서 50대 남성이 만취 상태로 하산하던 중, 길을 잃고 저체온증 등으로 2시간 동안 방치되었다가 구조대에 발견돼 소방 헬기로 이송

  • 사례 2

    설악산 오색을 출발해 대청봉을 거쳐 중청대피소로 향하던 중 대청봉 정상부 일원에서 일행보다 뒤처져 강풍과 추위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

(2019년 2월 기준, 소방청 자료)

오후 4시 이전에
하산할 수 있는
가벼운 코스를
선정하라

겨울 산에선 해가 급격히 짧아진다. 또 눈 쌓인 산길 산행은 평소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겨울 산행을 계획할 때는 오후 4시 이전에 하산하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등산은 생각보다 강도 높은 운동이므로 절대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면 안 된다. 특히 눈 덮인 겨울 산에서는 평소 아는 곳이라도 원근감이 떨어지고 등산로의 구분이 어려워 조난을 당하기 쉽다. 길을 잘못 들었을 때는 오던 길을 따라 아는 곳까지 되돌아가는 것이 좋다. 유사시를 대비하려면 헤드랜턴이나 손전등을 준비하고 여분의 전구와 전지를 챙긴다. 또 고열량 비상식을 반드시 지참하고 보온병에 뜨거운 차나 음료를 담아 배낭에 넣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비와 복장에
만전을 기하라

겨울철 안전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보온 유지 방한용품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폭설이나 강풍, 한파 중에 무리하게 산행을 강행하기 때문이다. 산행 전에는 반드시 기상 정보를 확인하고 겨울철 산행에 필요한 안전 장비를 비롯해 방한복, 모자, 장갑 등 겨울 산행용품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눈은 대부분 습설이기에 수분의 침투를 막을 수 있는 방풍·방한·방수 의류는 필수다. 양말과 장갑은 여분을 준비해 젖었을 때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도록 하고, 겨울철 장비인 아이젠, 발라클라바(목출모), 스패츠(각반) 등과 심설 산행에 적합하도록 넓은 바스켓이 부착된 워킹 스틱도 꼼꼼히 챙긴다.

아이젠 강철 등으로 된 스파이크 모양의, 얼음이나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등산화 밑에 덧신는 장비
스패츠(각반) 발목부터 무릎까지 감싸는 장비로 습기로부터 다리와 발을 보호해주며 보온 역할도 한다. 특히 눈 덮인 산 또는 비 오는 산을 등반할 때 유용
발라클라바(목출모) 머리와 목, 볼은 덮고 눈만 내놓는 방한용 모자

떠나기 전
일기예보를
반드시 확인하라

겨울철 산행은 폭설과 강풍 등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이변이 많다. 산행을 나서기 전 오르고자 하는 산의 기상 상태와 적설량, 온도 변화 등을 체크해야 적절한 코스와 산행 시간, 필요 장비 등을 예측할 수 있다. 또 등산로가 폐쇄되거나 위험 구간은 없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특히 장기 산행의 경우 반드시 기 상청이나 인터넷 일기예보 등을 통해 기상 추이를 확인하고 라디오, 온도계 등을 휴대해 날씨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관련 앱도 큰 도움이 된다. 대표적으로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정보 포털 앱 ‘안전 디딤돌’과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국립공원 산행정보’ 앱이 있다. ‘안전디딤돌’은 기상 정보와 대피소, 위험 지역 등 산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국립공원 산행정보’는 기상 현황, 산행 장비, 사고 시 대응 요령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땀 조절과
체력 안배가
관건이다

산행 중 땀과 눈 등으로 옷이 젖으면 마른 옷에 비해 빠르게 체온을 빼앗겨 저체온증이나 동상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며 몸에서 발생하는 수분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행 거리에 비해 시간을 넉넉히 잡고 기온의 변화에 따라 신속히 옷을 벗고 입을 수 있도록 배낭의 꺼내기 쉬운 곳에 재킷이나 다운 점퍼를 넣어둔다. 추운 날씨일수록 산에 오르기 전 가벼운 몸풀기로 근육과 인대를 충분히 풀어 부상을 예방하고 몸에 이상이 나타나면 즉시 하산해야 한다. 또 단독 산행보다는 최소 2~3명이 함께 산행을 해야 안전하다.

기상이변이 많은 겨울 산행_ 필수 장비 목록

등산용 보온 내의 - 등산용 보온 내의는 합성 소재로 얇고 가벼운 것을 준비한다. 보온력이 뛰어나고 신축성이 있어 착용감이 좋다.

상의와 등산용 바지 - 보온력, 활동성에 방풍성까지 고려해야 한다. 모직류는 소재보다는 방풍 기능을 보강한 윈드 스토퍼 소재의 신축성 있는 소재인지 확인한다.

방수·방풍 기능성 겉옷 - 기능성 겉옷은 겨울뿐 아니라 사계절 중요한 장비이자 비와 폭풍설을 막기 위한 필수 장비다. 방수·방풍 기능성 소재의 대표는 고어텍스다. 비바람을 완벽하게 막아주면서도 내부 습기를 배출하기 때문이다.

선글라스와 자외선 차단 화장품 - 눈이 많은 겨울철 등반에는 선글라스 착용이 필수다. 자외선이 강한 곳이나 눈보라가 심한 곳에서는 안경테와 눈 주위까지 가려주는 덮개가 있는 것이 좋다. 선크림은 자외선 차단 지수 SPF 15 이상인 것을 사용해야 한다.

헤드랜턴 - 겨울에는 해가 일찍 떨어지기 때문에 비상시를 대비해 보행 중 또는 작업 중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헤드랜턴을 항상 지참해야 한다. 헤드랜턴의 밝기는 전구가 좌우하는데 일반 전구보다 할로겐 전구가 세 배 이상 밝다. 하지만 전력 소모가 많아 여분의 전지를 준비해야 한다.

등산화 - 겨울철 등산화는 눈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방수 성능이 확실해야 한다. 사이즈 선택도 중요하다. 너무 작으면 혈액순환을 방해해 동상을 유발하기도 하고, 너무 크면 보행 중 등산화 속 발이 움직여 뒤축이 까지거나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기타 장비 및 소품 - 등산용 스틱은 겨울철 심 설 산행이나 빙판 보행 시 매우 편리하다. 눈이 많은 곳에서 스틱을 사용할 때는 링(바스켓)이 큰 것을 사용해야 깊이 빠지지 않는다. 아이젠은 미끄러운 산길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스파이크가 있고 신발 바닥에 부착하는 장비다. 워킹용 아이젠은 스파이크 수가 4~6개의 소형도 있으나 10개 이상의 분리형 아이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모자와 장갑도 겨울철 체온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