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잘못된 정보가 병을 키운다 여성생식기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배가 아프면 내과, 귀가 아프면 이비인후과에 가듯
여성생식기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당연히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여성에게 병원 문턱은 여전히 높다.
일산병원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여성생식기 건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들어보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
Q 여성생식기 초음파검사(이하 초음파검사)는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증상이 없는 경우 1년에 한 번 정기 검진할 것을 권유합니다. 다만 국가검진에서 시행하는 자궁경부암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궁경부암검사는 말 그대로 자궁경부암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로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자궁경부암검사를 받았다고 해서 초음파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Q 초음파검사를 자주 받아야 하는 고위험군을 꼽아주신다면요?

초음파검사로 자궁 및 난소에 종양이 발견되더라도 무조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향후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경우 경과 관찰을 하게 되는데, 이때의 관찰 주기는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해 결정하면 됩니다. 폐경이 되면 있던 혹이 없어진다는 잘못된 정보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자궁근종의 경우 폐경이 되면서 크기가 감소하기도 하지만, 모든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역시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해 초음파검사 시기를 결정하세요.

Q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야 할 여성생식기 이상 증상을 알려주세요.

‘1, 10, 20원칙’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1시간 이내에 대형 생리대가 넘치는 경우, 10일 이상 생리대가 푹 젖는 경우, 20일 이상 생리가 지속되는 증상 중 해당 사항이 있다면 산부인과를 내원해야 합니다.

Q 월경의 양이 급격히 줄어든 경우에도 병원에 가야 하나요?

물론입니다. 근래에 무리한 다이어트나 게임·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불면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무월경 환자를 많이 보게 됩니다. 대부분의 무월경 환자는 바람직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생리가 돌아오지만, 일부는 조기 폐경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3개월간 지속되는 무월경은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Q 자궁근종이 있어도 임신하는 데 문제가 없을까요?

자궁근종은 우리나라 여성의 3분의 1이 경험할 정도로 유병률이 높습니다. 결혼·임신 연령이 높아지면서 자궁근종을 동반한 산모 또한 증가 추세입니다. 자궁근종은 다발성 유무, 크기, 자궁내막과의 위치 관계에 따라 임신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수술할 경우 자궁근종을 제거한 후 자궁 모양 및 기능의 보존 여부가 향후 임신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반드시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해야 하고, 또한 자궁근종 절제술 후 자궁근종의 재발 여부도 고려해야 합니다.

Q 월경통이 심한 경우 내원하라고 하는데요.

학생의 경우 생리통으로 인한 조퇴나 결석이 잦고, 응급실에 내원할 정도로 심한 생리통이 있으며, 하루 권장량을 초월하는 진통제 복용이 필요할 경우 및 지속적으로 진통제 복용량이 증가하는 경우 산부인과 진료를 권유합니다.

Q 평상시는 물론 월경 시 질 세정제를 사용해도 될까요?

질 세정제도 제품마다 함유된 성분이 달라 일괄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단, 위에 유산균이라는 좋은 균이 존재하듯, 여성의 질에는 ‘젖산균’이라는 좋은 균이 있어야 합니다. 과다한 항생제 및 세정제 사용은 정상 세균총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산부인과 내원을 부끄러워하는 여성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산부인과에 오면 무조건 탈의하고 내진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학생이나 성관계 경험이 없는 여성의 경우 복부 초음파가 가능하고 혈액을 통한 호르몬·소변검사를 통한 균검사로 1차적 진료를 시행합니다. 내진을 받지 못하는 경우 6개월간의 월경 패턴이 필요하니 꼭 기록해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