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퍽과 함께 나이를 날려 보내다!시니어 드래건스

월요일 저녁 9시에 찾은 분당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이스링크.
한눈에도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들고
활기찬 모습으로 들어선 시니어 드래건스 선수들은
시니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젊어 보였다.

박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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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충열

젊음을 되찾아준 아이스하키

시니어 드래건스는 12년 전 12명이 모여 창단했다. 처음부터 아이스하키를 하려고 모인 것은 아니다. 어린 아들의 무거운 장비를 들어주기 위해 링크장을 찾은 아빠들이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중 누군가는 아이스하키에 흥미를 느껴, 누군가는 아들을 더 이해하기 위해 아이스하키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시니어 드래건스는 그렇게 아빠들이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만든 팀이다. 시니어 드래건스의 수비수 봉필현(59) 씨는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이렇게 말했다.

“축구 같은 경우 45분을 뛰어도 한 골을 넣기 힘든 운동이지만 아이스하키는 스케이트 때문에 뛰는 것보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단시간에 여러 골을 넣어 승부를 낼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운동이죠.”

스케이트를 타고 빠르게 달리다 보면 마치 20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이런 매력이 시니어들을 매주 월요일 저녁 아이스링크에 모이게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20~60대의 다양한 연령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는 시니어 드래건스 선수들과 코치
시니어 드래건스 주장 정민영 씨는 하키를 통해 젊음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는 보디체크로 막는다

보디체크는 퍽을 가진 상대 선수를 어깨, 가슴, 등, 팔뚝을 이용해 펜스에 밀어붙여 퍽과 상대 선수를 떨어뜨리는 기술이다. 아이스하키를 보다 박진감 있는 운동으로 만드는 요소다.

이런 격한 몸싸움이 허용되는 운동이지만 시니어 드래건스 선수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시니어 드래건스 창단 멤버이자 주장인 공격수 정민영(56) 씨는 아이스하키가 꽤 안전한 운동이라고 말한다. 헬멧부터 상체, 하체까지 몸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장구를 착용하기에 오히려 맨몸으로 하는 운동보다 부상 위험이 적다.

“2분간 순간적으로 파워를 쏟는 전신운동이기에 근력도 많이 생겼습니다. 또 퍽을 때려서 날리거나 보디체크에 성공할 때는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는 듯합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비결이죠.(웃음)”라며 할 수 있는 한 아이스하키를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젊음의 비결, 즐기는 힘

선수들은 시니어 드래건스가 승부에 연연하는 대신 즐기는 운동을 신조로 하기에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아이스하키를 즐길 수 있는 팀이라고 입을 모아 자랑했다. 스케이트를 잘 타지 못해도 상관없다. 10년 넘게 해왔든, 갓 들어와 1년이 되었든 모든 선수는 돌아가면서 경기에 나가 아이스하키를 즐긴다. 생존 경쟁에 떠밀려 각박한 승부를 벌이는 가장들이 유일하게 경쟁 없는 승부를 겨룰 수 있는 곳이 바로 시니어 드래건스다. 15kg의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차가운 빙판 위를 달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뜨거운 열정과 활기가 엿보였다. 재미있는 일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긍정의 시너지를 시니어 드래건스가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