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체험 수기

영·유아 건강검진으로 하나뿐인 우리 손녀 건강 지켰어요!

최우수상
김규정(강원도 원주시)

저는 50대 할머니입니다. 할머니가 되기엔 젊은 나이지만 딸이 일찍 결혼하고 예쁜 손녀를 안겨주어 지금은 사위와 딸, 그리고 다섯 살 손녀와 함께 오순도순 살고 있습니다.
맞벌이인 딸 부부를 대신해 제가 손녀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지요. 작년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영·유아 검진을 받으라는 안내서를 받고, 딸이 손녀를 데리고 동네 소아과에 다녀왔습니다. 그저 키나 몸무게 정도 재고 오는 거라 생각했기에 대수롭지 않게 잘 다녀왔냐고 묻는 말에 딸은 굳은 얼굴로 말이 없더군요.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의사가 청진기로 검진하다가 미세하게 심장 잡음이 들린다며 의뢰서를 써줄 테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는 겁니다. 별일 아닐 거라며 딸을 안심시켰지만, 금쪽같은 손녀에게 무슨 병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 며칠을 잠도 못 잤습니다.
또래보다 키도 작고 몸무게도 영·유아 검진하면 100명 중 5위 안에 들 정도로 조그마해서 걱정이었는데,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다니 우리 가족 모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예약한 심장 초음파검사 날이 되고, 병원에 가서 들은 결과는 이름도 생소한 선천성 심장병인 ‘심방중격결손’이었습니다. 심방 사이에 구멍이 있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는 병으로, 쉽게 피로하거나 땀이 많이 나는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대개는 증상이 거의 없어 알아차리기 쉽지 않아 선천성 심장병인데도 성인이 되어서야 발견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더군요.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발견하면 이미 심장에 무리가 많이 가서 혈전증이나 뇌졸중 등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기에 어릴 때 발견해서 심장을 막아주는 시술이나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우리 손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해주는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더 알아보니 특히 여자아이는 임신, 출산 등을 겪으면서 다른 합병증을 불러올 가능성이 커서 조기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더군요. 아이한테 많은 검사를 할 기회가 별로 없기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이 아니었더라면 우리 손녀도 성인이 될 때까지, 아니면 그 이후에도 발견하기 어려웠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최악의 경우 다 커서 심각한 심·뇌혈관질환에 걸린 후에야, 이미 손쓸 수 없이 심장에 무리가 간 후에야 알았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심장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 두 번째 든 걱정은 수술비였습니다. 간단한 시술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시술하기 애매한 위치라 수술할 수도 있다더군요. 가슴을 열어야 하는 큰 수술이라 일단은 힘들어도 시술을 시도해보고, 실패할 경우 수술하기로 했답니다. 수술보다 간단하다고는 하나, 허벅지 혈관을 통해 심장까지 기구를 넣어 구멍을 막아주는 시술은 어렵고 힘든 의료 행위니 이러나저러나 병원비가 이만저만 아니겠구나 싶어 딸과 사위 모두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로는 다들 돈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육아휴직 후 복직해서 돈 벌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딸아이는 심적 부담이 더욱 컸겠지요. 그래도 아이가 건강하게 잘 이겨내는 게 제일 중요했기에 잠시 돈 걱정은 접고 시술에 들어갔고, 결과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시술로 심방 사이의 구멍을 막는 데 성공해서 입원 후 며칠 지나지 않아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원무과에서 영수증을 받은 딸아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1000만 원가량 되는 시술·입원비 중 실제 부담해야 할 금액은 100만 원이 채 안 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6인실에 자리가 없어 2인실에 입원해 입원 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겠다 각오했는데, 마침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2인실 입원의 본인부담금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네요. 정말 어렵고 힘든 심장 치료 비용이라기엔 터무니없이 적은 비용으로 우리 손녀는 완치라면 완치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답니다. 앞으로도 가끔 심장 초음파로 추이를 지켜봐야 하지만, 의사 선생님도 이제는 안심하고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키워도 된다고 하셨답니다.
시술 이후로는 살도 제법 붙고 키도 쑥쑥 커서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하루가 다르게 큰다며 놀랄 정도입니다. 전에는 조금만 걸어도 땀을 뻘뻘 흘리며 힘들다고 안아달라던 징징이가 이제는 너무나 건강해져서 제 엄마, 아빠도 못 따라갈 정도로 뛰어다닙니다. 이 모든 행복을 누리게 해준 건, 아이가 꼬박꼬박 검진을 받을 수 있게끔 해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영·유아 검진 제도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아이를 키우면서 꽤 자주 영·유아 검진 시기가 돌아와서 병원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굳이 또 가야 하나? 귀찮은 적도 있었는데, 큰 사건을 겪다 보니 건강검진이 얼마나 중요한지, 왜 그렇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영·유아 검진을 챙기는지 절실히 깨달았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하는 국가 암 검진 같은 것을 귀찮아서 안 받은 적도 있었는데, 아이가 영·유아 검진으로 큰 병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것을 경험한 후부터는 검진 시기가 언제인지 먼저 챙겨서 꼬박꼬박 검진을 받게 되었답니다.

더 늦어서 발견하면 예후도 예후지만 치료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테니 가족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해주는 검진을 꼬박꼬박 받아서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질병을 조기 발견하게 해준 것은 물론, 치료 비용도 얼마 들지 않게 공단부담금으로 많이 지원해주는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 정말 최고입니다! 우리 가족을 대표해 이 할머니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영·유아건강검진

질병 예방 중심으로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시기, 필수 검사와 보호자 건강 교육을 실시하는 검진. 6세 미만 영·유아에게 실시한다.

문의 1577-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