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붕어빵에 입힌 사랑

권은희(대구시 북구)

“붕어빵, 1000원어치만 주세요.”
올해도 어김없이 찬 바람 따라 붕어빵이 거리로 나왔다. 무언가에 홀린 듯 지나치지 못하고 종종 사 들고 오게 된다. 이상하게도 붕어빵은 질리지 않는다. 아마도 아들 녀석이 그렇게 만들어주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엄마를 내려다보는 시커먼 고등학생이지만,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하던 초등학생 시절이 있었다.

“엄마, 이거….”
초등 4학년 무렵, 어느 초겨울에 학원을 다녀오던 아이가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찬 바람에 빨갛게 변해버린 손을 보며 봉투를 받아 열어보니 따끈따끈 김이 나는 붕어빵 네 마리가 들어 있었다. 놀란 마음에 “이게 뭐야?” 했더니 “엄마 먹으라고 사 왔어” 하는 게 아닌가. 학원 차에서 내려 큰길가 붕어빵 가게에서부터 종이봉투를 꼭 안고 조심조심 걸어왔을 아이 모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고맙다며 아이를 꼭 안아주고 둘이서 호호 불어가며 먹던 그 붕어빵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어쩌면 그때 붕어빵에 완전히 중독되었나 보다.
해마다 겨울이 오고, 어김없이 붕어빵도 돌아온다.
붕어빵에는 붕어도 없으니 차라리 치킨을 사달라며 아들 녀석은 먹지도 않지만, 나는 여전히 붕어빵을 산다. 그 겨울 붕어빵을 안고 왔던 사랑을 다시금 느끼고 싶고, 잊지 않고 싶어서…. 툴툴거리며 방문을 닫고 들어가지만 너는 언제나 나의 사랑하는 아들이고, 너의 가슴속에는 사랑이 가득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싶어서….

내 나이 올해 67세!

이정숙(대구시 수성구)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 어언 8년, 오직 전화 기능만 이용하는 지금까지 전혀 ‘스마트’하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친구들에게, 또 등산 팀원들에게 나만 문자도 카톡도 못 보낸다는 사실을 알고 딸아이의 잔소리를 감내하면서 하나하나 배웠다. 그러던 중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신문을 보거나 정보 검색하는 기능을 배웠고, 남편이랑 애들만 쓰던 컴퓨터에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뭔 기능이 이렇게나 많은지 컴퓨터 켜고 끄는 법, 마우스 사용법 등 기본조차 모르겠고, 용어는 왜 이렇게나 영어가 난무한 것인지…. 가족에게 마구잡이식으로 배우는 것에도 한계를 느꼈다. 고민한 끝에 용기를 내 우리 집 근처의 컴퓨터 학원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 완전 컴맹이고… 나이도 60대인데 컴퓨터를 배울 수 있을까요?”
“아 네, 그럼요. 완전 기초부터 배우는 강좌가 있어요. 마우스 잡고 더블클릭하기, 인터넷 검색하기 등 완전 초보를 위한 강좌예요.”
첫 수업 날, 수강생 5명 중 최연장자로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이면 미안한 마음에 선생님께 그리고 어린(?) 40~50대 학생들에게 음료수를 줘가며 여러 가지를 물어보았고,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은 채 계속 따라 했다.
또 집에 와서도 혹시나 배운 걸 잊을까 봐 밥하고 청소하는 것도 잊은 채 컴퓨터 앞에서 무한 반복했다.
나는 요즘 정말 행복하다. 신세계를 만난 기분이랄까.
내가 좋아하는 등산 일정도 홈페이지로 확인할 수 있고, 좋아하는 나훈아·조용필 오빠 노래도 동영상으로 들을 수 있다. 또 얼마 전 학원에서 개설한 이메일로 이렇게 <건강보험>에 내 이야기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100세 시대! 지금부터 30여 년 정도는 컴퓨터를 더 사용할 수 있으리라. 컴맹에서 조금 탈출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공부지만, 난 배울 수 있는 데까지 계속 공부하고 싶다. 시험도 있다던데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앞으로 컴퓨터와 함께 펼쳐질 내 인생 2막이 진짜 기대된다!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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