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만남

치우치지 않게 바른길 걸어가는
‘멜로남’ 그 이상
배우 공유

2001년 KBS 드라마 <학교 4>로 데뷔한 뒤
<커피프린스 1호점>(2007)으로 멜로남 타이틀을
거머쥔 공유는 군 제대 이후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 <도가니>(2011)를 택했다.
2016년 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배우가 된 공유는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도깨비>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런 그가 또다시 사회적 이야기를 담은,
어쩌면 우리 주변의 흔한 이야기일 수 있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선택했다.

신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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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매니지먼트 숲

배우 공유

<도깨비> 촬영을 마치고 오롯이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어요.
저를 돌아보고 치유하는, 저를 위한 보상의 시간이었죠.
그때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었어요.

<밀정> 이후 3년의 영화 공백기가 있었죠?

제게 3년이라는 공백기는 스스로를 돌아보고 치유하는 시간이었어요. 다시 예전만큼 많은 분 앞에 나서려는 과정에서 만난 작품이 <82년생 김지영>이었죠. 쉬면서 얻은 좋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백기를 어떻게 보냈나요?

예전에 테니스를 쳤는데 저와 잘 맞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도깨비> 끝나고 쉬는 동안 제대로 배웠죠. 가끔 다니던 낚시에도 더 취미를 붙이게 됐는데, 한동안 시달리던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시간이 나면 낚시하러 갈 생각이에요.

조남주 작가의 동명 원작을 미리 읽어봤나요?

시나리오를 접한 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는데, 큰 차이가 없다고 느꼈어요. 영화에서는 김지영에 대한 주변 묘사가 좀 더 입체적인데, 그 부분이 좋더군요. 모든 사람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영화 개봉 전부터 반응이 다양한데, 어떻게 생각했나요?

영화에서 보이는 부분에 상당히 공감했어요.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온 데다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약간 조심스럽긴 했었어요. 저는 인정하는 부분이 있었고, 그래서 작품에 빠져들 수 있었어요.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뭐였나요?

대현의 캐릭터만이 이유는 아닌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읽은 뒤, 가족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사실 별로 고민하지도 않았어요. 청승맞지만 집에서 혼자 시나리오를 읽고 꽤 많이 울었죠. 그러면서 ‘이 영화에 출연해야겠다’ 생각했고, 그날 어머니에게 세 번 정도 전화를 드린 것 같아요. 그러고는 새삼스럽게 “절 어떻게 키웠어요?”라고 여쭤봤죠. 평소에 살가운 아들이 아닌데,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촬영하면서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나요?

결혼은 필수나 의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본인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고, 저 역시 부모님에게 강요하지 말아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신중히 결정해야 하니까요. 영화를 찍으면서 ‘결혼하면 저런 일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아직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실제로 결혼한 주변 지인에게 조언을 구했나요?

일부러 찾아가 묻진 않았어요. 대신 ‘내가 결혼해 아이를 키운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했죠. ‘나라면 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요. 대현이 극 중에서 해맑게 도와주는 장면이나 밥 달라고 투정하는 장면 등 뭔가 친근하면서도 서툰 모습이 있어요. 그러한 일상적이고 편안한 모습이 오히려 대현이라는 인물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대현이 같은 남편은 주변에 많지 않을까요.

영화 속 대현은 이상적 남편으로 나오는데, 어떤 생각으로 임했나요?

영화에서 김지영(정유미)의 가족들은 정말 화목해요. 대현 역시 좋은 남편이고. 아마 진짜 대현이 실재한다면 어떨까를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만약 대현이 무심한 남편으로 그려지다 갑자기 좋은 남편으로 돌변하는 극적인 변신 모습을 담는다면 오히려 비현실적일 거라 생각했어요. 캐릭터를 보면서 본능적으로 저와 닮은 점이 무엇일까 생각했고, 나름 동질감을 느끼려고 노력했죠.

운동은 평소에도 생활화할 만큼 거의 중독 수준이에요.
운동을 하며 정서적으로 위안받는 편이라서요.
운동에 준전문가 정도는 된 것 같아요.

정유미 씨와는 이번이 세 번째 만남이죠?

<도가니>, <부산행>에 이어 세 번째 만났어요. 활동한 기간이나 알고 지낸 시간이 있다 보니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죠. 같이 나이 들고 어른이 돼가는 느낌이어서 나름 좋았어요.

촬영할 때는 몸 관리를 내려놓고 현실적 캐릭터로 임했다고요?

지금은 살을 많이 뺐는데 이 영화 찍을 때는 살이 좀 찐 상태였어요. 굳이 포장하자면 의도된 거였죠.(웃음) 관리를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얼굴도 좀 붓고 배에도 살이 좀 붙으면 했거든요. 인위적이지 않은, 현실적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영화 찍을 때는 마음껏 먹었어요.

그럼 지금은 다시 몸 관리를 하고 있나요? 평소 몸 관리법은요?

최근 차기작을 촬영하면서 5개월 가까이 식단대로 생활했어요. 음식을 어떻게 섭취하느냐에 따라 몸의 변화가 심한 편인데, 지금은 조금씩 기름진 음식을 먹어 얼굴이 또 달라진 것 같아요. 그 작품에 맞게 몸을 만들어나가는 편이에요.

운동량은 어느 정도 되나요?

한 번 할 때 2~3시간씩 해요. 가장 편하게 혼자 있는 시간이라 오랫동안 하는 편이죠. 제게는 회복이자 치유의 시간이에요. 무거운 쇳덩이를 들고 있으면 오히려 이런저런 생각을 내려놓게 되고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더라고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낚시도 좋아해요. 제게 쉴 수 있는 시간,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 여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