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트래블

그저 걷기만 해도 좋아라은빛으로 출렁이는
민둥산 억새꽃축제의 고장 '정선'

정선은 가을 축제로 손꼽히는 고장이다. 전국 5대 억새풀 군락지로 유명한 민둥산의 억새꽃축제를 필두로
정선아리랑제, 정선 임계 사과축제까지 맛과 멋, 흥이 넘치는 가을 축제가 한창이다.
가을을 가득 품고 있는 강원도 정선의 깊고 아름다운 자연속으로 떠나보자.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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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정선군청·한국관광공사

가을 속을 걷는다는 것

단풍과 함께 완연한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억새다. 더없이 맑은 가을날, 쨍한 가을볕 아래 작은 바람에도 일렁이는 억새는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그런 억새밭을 걷다 보면 가을 속을 걷는다는 것, 가을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저절로 알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억새밭이 있는데, 그중 강원도 정선 민둥산은 전국 5대 억새풀 군락지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민둥산 억새꽃축제가 열리는 10월은 억새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민둥산은 이름처럼 나무가 없는 민머리 산이지만 가을이 무르익으면 정상이 온통 억새로 뒤덮여 가을 여행객을 유혹한다. 해발 1119m의 둥그스름한 민둥산의 억새 꽃밭은 무려 20만 평(약 66만 제곱미터)에 이르러 끝없이 펼쳐진 광야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민둥산에 억새가 많은 이유는 석회암층으로 덮인 정상 부근은 나무가 뿌리를 내리지 못해 민머리 산인 데다 산나물을 많이 얻으려고 주민들이 매년 한 번씩 불을 지르기 때문이라고. 축제 기간에는 가장행렬을 비롯해 불꽃놀이, 산신제, 등반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고 주말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 정선 소금강 4km 구간은 가을 경치가 빼어나다. >
< 민둥산 억새꽃밭 능선 >

울긋불긋 단풍까지 즐겨볼까

가을을 만끽하기엔 20만 평의 억새꽃만으로도 충분할지 모르지만, 이곳만 보고 떠나기에 정선은 도처가 너무도 아름답다. 민둥산 억새꽃축제가 열리는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 이내에 몰운대와 정선 소금강, 맑은 계곡으로 유명한 용마소와 화암약수터까지 놓치기 아까운 가을 명소가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정선 화암 팔경 중 백미인 제7경 몰운대부터 시작해보자. 몰운대는 오래된 고사목이 넓적한 바위 위에 우뚝 서 있고 아래로는 까마득한 절벽이다. 옛날 빼어난 경치에 반한 천상 선인이 구름을 타고 내려와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신비한 기운이 느껴진다. 가을의 몰운대는 흡사 노란색과 주황색이 가득한 연극 무대 같다. 몰운대에서 조금만 더 가면 제6경 정선 소금강이다. 정선군 동면 화암1리에서 몰운1리까지 4km 구간에 좌우로 100~150m 높이의 기암절벽이 펼쳐지는데, 그 기묘하고 장엄한 형상이 금강산을 방불케 한다 하여 소금강이라 부르게 되었다. 사계절 경치가 모두 빼어나지만 가을의 소금강은 화려한 단풍이 그 자태를 더한다. 계곡에는 무릉계곡, 명경대, 구룡폭포, 군자폭포, 만물상 등이 있고 신라 마의태자가 신라 부흥의 기치를 높이 들고 군사를 훈련했다고 전해오는 금강산성(일명 아미산성) 등 많은 명승이 있다.

정선아리랑 ‘애정’ 편의 발상지이기도 한 아우라지 강가의 야경
정선아리랑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아리 아라리>
정선 화암팔경의 백미인 몰운대의 가을

여행을 완성하는 아리랑 한 자락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구슬픈 정선아리랑은 진도, 밀양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아리랑으로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다. 정선아리랑의 본고장에 갔으니 아리랑 한 가락은 듣고 와야 비로소 여행이 완성된다. 게다가 가을은 아리랑을 주제로 가장 오래된 축제인 정선아리랑제가 열리는 때가 아닌가! 정선아 리랑제는 축제 의식부터 개막 공연, 경창과 경연에 창작 공연까지 수많은 행사와 공연, 이벤트가 열린다. 축제 기간을 놓쳐도 크게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한국의 소리인 정선아리랑을 현대적 트렌드에 맞게 창작해 선보인 뮤지컬 <아리 아라리>를 상설 공연으로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 아라리>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 공연에서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 정선아리랑을 기반으로 탄생한 뮤지컬이다. 검증된 작품답게 큰 감동을 받았다는 소감이 즐비하다. 11월 말까지 매월 정선오일장이 열리는 날(2·7·12·17·22·27 일)마다 정선 아리랑센터 아리랑홀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정선 여행을 완성할 훌륭한 공연이다. 정선 사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정선 임계 사과축제도 있다. 10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정선 임계사통 팔달시장 일원에서 개최하니 정선의 가을을 느끼게 할 맛까지 챙겨보시길!

< 화암약수터 >
< 정선오일장의 정겨운 풍경 >
오감 만족! 트래블 액티비티
레일바이크의 본고장,
무료로 칙칙폭폭 풍경 열차까지 즐기자!

정선 레일바이크는 강원도 정선의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km 구간을 시속 15~20km 속도로 운행할 수 있도록 제작한 철길 자전거다. 레일바이크 본고장이니만큼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정선의 멋을 온몸으로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2인승과 4인승 바이크 중 선택 가능한데, 페달을 밟는 게 힘들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바이크 속도가 만들어내는 작은 바람이 제법 시원하다. 아우라지역까지 레일바이크를 즐겼다면 구절리역까지 다시 거슬러 올라가는 풍경 열차를 꼭 타보자. 레일바이크 이용자는 무료로 탑승할 수 있으며, 레일바이크와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레일바이크는 코레일관광개발 웹사이트에서 꼭 예매하자. 현장 판매는 자주 매진돼 낭패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