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노트

보다 더 건강하게내 몸 지키는
안전한 약 복용법

약은 무조건 해롭지도, 무조건 이롭지도 않은 양면성을 지녔다.
약을 올바르게 사용하면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순식간에 독이 될 수 있다.
질환에 맞게 정해진 용량·용법으로 필요한 기간만큼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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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대한약사회,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약 봉투에 적힌
용법대로 정확하게

고혈압을 진단받았는데 증상이 없다고 처방받은 혈압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어느 날 갑자기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 등 합병증으로 더 큰 병을 불러올 수 있다.
가장 바르고 안전한 약 복용법은 첫째도 둘째도 처방받은 용법과 용량대로 먹는 것이다.
용법이란 약을 투여하는 방법이고, 용량은 1회 또는 1일에 투여하는 약물의 양을 말한다. 환자의 성별, 나이, 체중, 키, 간과 신장의 기능 등에 따라 용량이 달라진다. 약을 복용하기 전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바로 ‘이름’이다. 처방전이나 약 봉투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약을 잘못 가져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그다음은 용법과 용량이다. 의사의 특별한 지시가 없을 경우에는 약 봉투에 적힌 용법대로 정확하게 복용하면 된다. 임의대로 용법과 용량을 조절해선 안 된다. 처방전 없이 구입이 가능한 일반 의약품이라 할지라도 사용 설명서에 맞게 복용해야 한다.


무조건 하루 세 번,
식후 30분일까?

의약품이 우리 몸에 들어가고 나오는 과정은 크게 ‘흡수-분포-대사-배설’ 4단계로 분류된다. 흡수는 말 그대로 약물이 몸속에 흡수되는 것이고, 분포는 약물이 몸 전체로 퍼지는 것, 대사는 약물이 몸속에서 변화되고, 배설은 약물이 몸속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질환이 있는 부분에서 약물이 작용해 치료가 되는 것. 치료율을 높이고 안전하게 복용하기 위해서는 복용 시간도 지켜야 한다. 대부분 하루 세 번, 식후 30분에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약은 식사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공복 상태가 아니니 위장 장애도 줄일 수 있고, 잊지 않고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음식물에 의해 흡수가 방해되거나 식사 전 복용할 때 더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은 반드시 식사 전에 복용한다. 일부 당뇨약은 식사 전 복용해야 식후 혈당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구토 억제제·정장제, 위산분비 억제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식사 직후 먹어야 하는 약도 있다. 음식물이 있을 경우 흡수가 잘되고 효과가 높아지는 약물이거나 거꾸로 약 성분이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식사 직후에 복용함으로써 위장 장애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복용 후 졸음이 쏟아지는 약이라면 자기 전에 먹는 것이 좋다.


약은 맹물에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약은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든 약은 물에 잘 녹도록 되어 있으며, 약 효과를 보려면 맹물에 먹어야 한다. 물 없이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간혹 있는데, 이는 피해야 한다. 자칫 성분에 따라 약이 식도에 잔류하면서 식도를 자극해 식도궤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급적 따뜻하거나 미지근한 맹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다. 너무 찬 물은 위 점막의 흡수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약을 먹을 때는 충분한 양의 물 1컵(240cc) 정도 마신다. 정제(알약)를 먹을 경우 물의 양이 많을수록 약의 흡수 속도가 빨라진다. 차나 커피 등 음료수와 함께 약을 먹어서는 안 된다. 일부 차나 음료수에는 타닌이란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타닌은 약물을 흡착해 효과를 떨어뜨리고, 사이다·콜라 같은 발포성 음료수의 탄산가스는 위장 벽을 자극해 위장 장애의 위험이 더 커진다. 특히 항생제나 항진균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우유나 유제품에 들어 있는 칼륨 성분이 체내 흡수를 크게 방해하기 때문이다. 암로디핀같은 고혈압 치료제는 자몽이나 자몽 주스와 복용하면 약효가 지나치게 증가해 독성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2시간 이후에 마시는 것이 안전하다.


우리 아이 약 잘 먹이는
방법 없을까?
꼭 기억해야 할
어린이 약
복용법
BEST 5
  • 1 달게해서 먹여요 설탕을 탄다고 해서 약효가 줄어들진 않는다. 아이들이 먹는 시럽에는 애초부터 50%쯤 설탕이 들어 있다.
    초코시럽, 설탕시럽, 콜라처럼 아이들이 잘 먹는 것은 무엇이든 괜찮다. 좋아하는 잼에 가루약을 개어 먹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 2 우유는 섞지 마세요 우유는 섞어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아주 어린 아기라면 문제가 없지만, 맛을 분간할 줄 아는 아이에게 약을 탄 우유를 먹이면 나중에 우유도 거부할 수 있다.
  • 3 약을 토해도 즉시 다시 먹여요 약을 토하면 즉시 다시 먹여야 한다. 부모들은 아기가 토하느라 고생했다며 시간을 두고 약을 먹이곤 한다. 토한 직후에는 뇌에 있는 구토중추가 피로해져 구토 능력이 상실되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회복돼 또 토하기 때문에 토하면 즉시 다시 먹여야 한다.
  • 4 단번에 먹이세요 약은 한 숟가락에 단번에 먹여야 한다. 두 번, 세 번에 걸쳐 나눠 먹이면 아무리 달래도 두 번째부터는 약 먹기를 거부한다.
  • 5 가루약은 완전히 개어 먹여요 가루약은 물 위에 뜨지 않도록 완전히 개어 먹여야 한다. 성가시다고 대충 개면 가루가 폐로 흩어져 기침이 나고, 기침을 하면서 토하게 된다.

잘못된 약 지식 바로잡기

Q&A로 알아보는 복용 약, 오해와 진실
다른 병원에서 다른 병으로 처방받은 약을 꼭 의사에게 말해야 하나요? 자기네 병원이 아니라고 싫어할 것 같아서요.

현재 먹고 있는 약에 대해서는 반드시 병원이나 약국에 이야기해야 한다. 다른 병원, 다른 약국에 갔다고 싫어하는 일은 절대 없다. 무엇 때문에, 어떤 약을, 언제부터 먹고 있는지 알려줘야 더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고, 약이 중복되거나 서로 상충하는 약을 처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일이 약 이름을 외우기 어렵다면 약 수첩을 만들어 기록하거나 약 내역이 적힌 처방전 또는 투약 봉투를 챙겨 간다.

캡슐이 목에 걸리는 느낌이 싫어요. 안의 가루만 먹고, 큰 알약은 반으로 쪼개 먹어도 되나요?

약을 함부로 쪼개거나 갈아 먹는 것은 위험하다. 약은 모양마다 과학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약효를 늘리거나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한 모양으로 만들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먹어야 한다. 만약 알약이 커서 한 번에 먹기 힘들면 약국에서 약사에게 자르거나 가루로 만들어달라고 미리 요청해야 한다. 절대 잘라 먹으면 안 되는 약이라면 병원에서 다른 제형의 약으로 다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약 먹다가 증상이 나아지면 그만 먹어도 되잖아요? 약이 뭐가 좋다고 계속 먹어요.

증상이 나아졌다고 병이 나은 것은 아니다.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마음대로 약을 끊으면 안 된다. 변비약이나 두통약, 설사약 같은 증상을 완화하는 약들은 증상이 없어지면 약을 끊어도 된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에 먹는 약은 증상 완화가 아니라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 복용하는 약이므로 단순히 증상이 괜찮아졌다고 약물을 끊으면 안된다. 흔한 예로 혈압약은 혈압이 떨어졌다고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그 반작용으로 혈압이 상승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오래된 약이라도 모양이 변하지 않고 멀쩡하면 그냥 먹어도 되지 않나요?

약에도 사용 기한이 있다. 사용 기한이 지나면 효능·효과를 믿을 수 없다. 대개 먹는 약의 사용 기한은 1~2년이다. 하지만 이전에 처방받은 약을 남겨두었다가 비슷한 증상을 보일 때 다시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래된 약은 변질되거나 약효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일정 기한이 지나면 반드시 버려야 한다. 좌약이나 질정은 개봉 후 즉시 사용하고, 안약과 안연고는 개봉 후 한 달 이내에 사용한다. 연고와 크림은 보통 개봉 후 6개월 이내에 사용한다.

똑같은 증상으로 가족이 타온 약이 있으면 먹어도 괜찮겠죠?

약은 개개인의 ‘맞춤 약’이다. 증상이 비슷하다고 남의 약을 먹어서는 절대 안 된다. 내 몸의 증상에 대한 진단은 의사만 할 수 있다. 비슷해 보이는 증상에 그 약을 쓸 수 있는지 여부 역시 의사가 아닌 이상 정확히 알 수 없다. 쉽게 말해 처방약은 개인별 맞춤 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언뜻 보기엔 매번 똑같은 약을 처방하는 것 같아도 환자의 증상이나 사소한 생활 습관, 간질환 여부 등에 따라 혹은 남성인지 여성인지에 따라 약이 달라진다. 특히 어른이 처방받은 약을 아이에게 먹여서는 절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