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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OF SENIOR

#실버스타

유튜브 크리에이터 문정호 씨 Youtube

자연에서 담은 소리,
일상에 휴식을 들이다

마흔을 훌쩍 넘겨 성우의 꿈을 이루었고, 쉰이 넘어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의 도전을 시작했다. 새로운 영역에 발을 내딛기에 늦은 나이란 없는 법. 좋아하는 일이라면,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에너지를 쏟아 부을 용기가 있다. 덕분에 그에게 위안을 받는다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정은주 기자 사진 유튜브 채널 ‘수피랑’, ‘FOOD ASMR PAPA’

 인생 2막을 꿈꾸며 시작한 크리에이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목소리다. 게다가 평범한 중년이라기엔 범상치 않은 언변이며 명확한 발음까지. 바로, 성우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문정호 씨다.
항상 화면 뒤에서 목소리로 대중과 만나던 그가 몇 해 전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일명 ‘랜선 아빠’라 불리며 10~20대의 고민에 답하고, 차별화된 ASMR로 휴식을 전하는 등 소재도 접근 방식도 이색적이다. 덕분에 요즘은 틈나는 대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즐거움에 푹 빠져 지낸다.
그가 크리에이터 활동을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2017년이다. 중년을 넘어 노년이 되었을 때, 성우 일이 지금 같지 않을 때, 과연 뭘 하면 즐거울까를 고민하다 결심을 했다. 영상을 촬영해 대중과 공유하는 일은 ‘잘할 수 있고, 또 좋아하는 일’이라는 필요조건에 정확히 부합했기에. 두 해가 지나고 보니 역시 옳은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 시행착오마저 고마운 경험으로 여기며 자신만의 방송 스타일을 완성해가는 중이다.

 공감과 격려가 있기에 행복한 도전

성우로서의 방송 경험은 풍부하지만 유튜브 제작은 그에게도 도전이었다. 영역이 전혀 다른데다 대부분 혼자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유튜브 채널 특성 상 배우고 익힐 게 한 둘이 아닌 터. 촬영부터 편집, 포토샵, 일러스트 등 제작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독학으로 파고들었다. 그의 나이 쉰 둘 때의 일이다.
그렇게 처음 오픈한 채널 ‘FOOD ASMR papa’은 시작 5개월 만에 구독자가 1만3천여 명을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었다. 아빠를 콘셉트로 ASMR콘텐츠에 롤플레잉을 더한 방식이었는데, 시청자들과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 게 많은 공감을 얻었다. 현실의 아빠들이 속으로 삼킨 말들을 대신 해주는 내용. 그의 ‘잘했어’, ‘최고야’, ‘고생했어’ 한 마디에 위안을 받았다는 댓글이 수백 개 씩 쏟아졌고, 그 역시 시청자들의 반응에 행복으로 배가 불렀다.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간 감성 ASMR

유튜브를 통해 소통과 공감의 힘을 경험한 이상 시시하게 채널을 운영할 생각은 없다. 그래서 최근 ‘수피랑’이라는 채널을 하나 더 열어 새로운 방송을 시작했다.
ASMR 방송이지만 크게 보면 힐링을 위한 것. 자연 속에서 음식을 만들어 음미하는 과정을 차분하고도 따뜻하게 담아낸다. 온통 나무로 둘러싸인 숲에서 과일을 먹거나, 투박한 조리도구와 모닥불로 뚝딱뚝딱 요리를 완성하는 식. 유튜브 방송에서 보기 힘든 UHD 화질이라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 생생한 느낌을 주는 것도 ‘수피랑’만의 자랑거리다.
사실 본업인 성우 활동을 하면서 이토록 수준 높은 방송을 제작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크리에이터 활동으로 얻는 즐거움이 더 크기에 기꺼이 시간을 낸다는 그. 앞으로 ‘수피랑’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휴식을 전함과 동시에 모든 세대와 소통을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