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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더 좋은
1코노미 시대

혼자서 고기를 구워먹고 혼자서 술을 마시고 혼자서 영화를 보고 혼자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상화된 2018년. 이들은 더 이상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불필요한 관계를 최소화하고 혼자 있는 시간만큼은 자발적 고립을 통해 스스로의 만족과 안위를 추구할 줄 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만 모이며 그 나머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느슨하게 관계를 유지하며 각자 필요한 것만 취하는 모양새. SNS는 이들의 관계 맺음에 딱 알맞은 매체다. 사회와 느슨하게 관계를 맺으며 나에게 집중하는 시대, 혼족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1코노미]
1인과 Economy가 합성된 단어로 혼자만의 소비생활을 즐기는 1인 가구 경제를 의미한다. 최근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고 이혼율, 비혼족이 늘어나면서 급속한 증가 추세에 있는 1인 가구. 시장에서는 이런 1인가구들의 소비 경향을 미리 파악하여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들을 속속 소개하고 있다. 1인가구의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시장에서 형성되는 1코노미 소비자들의 영향력 또한 앞으로도 계속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1코노미 시대, 120조 규모의 경제세력이 된 1인 가구

2017년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수에 따르면 2016년 1인가구 비중은 34.97%에 달한다. 2017년 1인가구는 이미 530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런 트렌드는 고령사회, 저출산, 비혼족 증가와 함께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신흥 경제 세력으로 자리잡은 1인 가구. 이들을 타깃으로 한 시장은 120조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
혼자 있음을 즐기게 된 이 세대들은 소비도 오롯이 혼자에 집중한다. 혼밥을 넘어 혼술, 혼영(혼자 영화), 혼행(혼자 여행), 혼핑(혼자 캠핑), 혼텔(혼자 호텔)까지. 이런 세태는 사회 곳곳으로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혼자 있다고 아무렇게나 있는 것이 아니다. 혼자서도 럭셔리하고 만족스럽게, 자신의 시간을 꾸밀 줄 아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은 적극적으로 혼자의 놀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찾아 나선다. 혼자서도 최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먹고 혼자서도 최고로 멋지게 휴식을 디자인한다. 이런 트렌드를 알아차린 기업에서는 1인 가구들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예로 들어보기로 하자.

의식주에서 찾아낸 혼자족의 소비 트렌드

망원시장은 1코노미 시대를 선도해가는 혼자족 겨냥 재래시장이다. 이곳에 가면 1인 가구용 소포장 상품과 장보기 도우미 서비스를 만날 수 있다. 그 뿐인가? 망원시장이 기획한 ‘걱정 마요, 혼밥’ 요리 경진대회, ‘망원시장 오늘의 레서피북’, 문화센터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남는 제철 과일을 교환할 수 있는 ‘망과 휴’ 등은 판매를 넘어 보다 재치있게 싱글족에게 다가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먹거리에 소포장이 유행이라면 금융이나 보험 등 서비스 상품에도 1인 타깃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코노미 오피스텔 전세자금대출’이나 ‘종합 보장 보험, 생활의 자신감’ 등 불필요한 특약들을 빼고 오로지 나의 건강에만 초점을 맞춘 1인가구 맞춤 보험 상품들이 그것이다. 1인 가구에 배달 수요가 많은 것에 착안하여 기획한 ‘배달의 민족 결합 카드’나 온라인 쇼핑, 반려동물 등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에 혜택을 맞춘 ‘싱글 체크카드’도 맥락을 같이 한다. 주거환경도 바꾸어 놓았다. 3~4인 가족을 기본으로 하던 중대형 평형이 저물고 1~2인 가구가 주도하는 소형 평형이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소비의 기준은 ‘지금’ 그리고 ‘나’

1인 가구 소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현재 지향적이고 감각적이다. 욜로(YOU ONLY LIVE ONCE)가 같이 등장한 것도 이런 성향을 보여준다. 때문에 이들은 나를 위한 소소한 사치를 쉽게 누린다. 나를 위한 헬스케어, 취미, 엔터테인먼트, 액세서리, 여행까지 홀로족들의 사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작다. 이들의 소비기준은 명확하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
이것은 120조 1코노미 경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기준이다. 나 또한 ‘나 홀로를 즐기는’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고 이들을 만족시킬 ‘1코노미 경제 상품’ 생산자의 입장에서. 어차피 우리 모두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1코노미 시대를 살아가는, 혹은 살아갈 경제 참여자이기 때문이다.

글 : 신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