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

건강iN 매거진 11월호hi.nhis.or.kr
술 마실 일이 잦은 연말. 술자리에서는 이런저런 ‘설’들이 오간다. “이렇게 하면 술에 잘 안 취한다.”거나 “저렇게 하면 술이 빨리 깬다.”는 등등 확인되지 않은 숱한 ‘설’들은 과연 진실일까 혹은 거짓일까.

소맥을 마시면 빨리 취한다? ◎

소주를 마시기에는 독하고, 맥주는 싱겁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소맥’은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술이다. 일반적인 소주의 도수가 21도라고 할 때, 맥주를 섞은 소맥은 비율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대략 10도 내외까지 내려간다.
그런데 이처럼 소주보다 도수가 내려가는데도 소맥을 마시면 더 빨리 취하는 것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맥주 속 탄산가스가 소장에서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다. 즉, 알코올 흡수 속도는 빨라졌는데 알코올 분해 속도가 이를 못 따라가기 때문에 빨리 취하는 것이다. 또 소주보다는 순하지만 맥주보다는 높아진 도수의 소맥을 맥주 분량으로 마시기 때문에 양적인 면에서 과음을 하게 되고 평소보다 빨리 취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비싸고 좋은 술은 숙취도 없다? X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같은 알코올의 농도는 인체에 같은 영향을 미친다. 오히려 숙취 현상을 가져온다고 알려진 아세트알데히드 성분은 소주보다 값 비싼 양주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숙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보다는 술에 들어가는 알코올 성분 외의 향료나 색소, 양조 과정에서 생기는 화학성분이다. 알코올 이외의 성분이 많이 함유된 술을 마시면 몸 안에 잔류된 화학성분이 서로 반응해 두통이 오고 간의 해독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과실주나 막걸리, 와인, 맥주 등과 같은 비증류주가 과음 후 숙취가 심한 것도 알코올 이외의 성분이 많기 때문이다.

적당한 양이라면 매일 마셔도 괜찮다? X

폭음이 나쁘지 집에서 매일 조금씩 마시는 반주는 괜찮을 것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하지만 음주습관 중 가장 나쁜 것이 반주라고 한다. 소량을 마시더라도 매일 하는 반주는 알코올 의존성을 높인다. 또 술이 간에 독성을 남겨 소화 기능을 떨어뜨리므로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간이 쉴 틈을 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다 보면 간암이나 간경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소량이라도 매일 먹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술과 약을 함께 먹으면 안 된다? ◎

술과 약을 동시에 복용하면 약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항생제의 경우에는 약효가 없어지거나 심하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또 음주 후 오는 두통을 해소하려고 습관적으로 두통약을 복용할 경우에 간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증 치료제도 약과 함께 먹을 경우 위험하다. 정신집중이 잘 안 되기 때문에 교통사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밖에 항히스타민제, 간질치료제, 위궤양치료제, 심장질환치료제 등도 술과 함께 복용할 경우 약효가 떨어지거나 지나치게 높아지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정력도 세다? X

술을 마시면 일시적으로 성욕이 올라갈 수는 있어도 성 능력은 저하된다. 알코올이 과도하게 인체에 들어가게 되면 남성의 경우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생성이 억제된다. 그러면서 테스토스테론으로 전환하지 못한 전구물질이 여성호르몬으로 전환이 되어 고환이 위축되고 발기부전이 생기며 여성화 양상도 나타나게 된다.
여성은 성욕 감퇴, 성기능장애와 함께 유방과 골반이 작아지면서 불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해장에는 느끼하고 기름진 음식이 좋다? X

과음한 다음 날, 공복감이나 식은땀 등 숙취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대부분 혈당 부족 때문이다. 이때 급한 허기를 메우려고 피자나 자장면 같은 느끼한 음식을 찾곤 하는데 이런 기름진 음식은 위의 알코올 분해 작용을 막는 한편 지방간이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해장음식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얼큰한 해장국인 감자탕, 라면, 짬뽕 등도 위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좋지 못하다.
그보다는 아스파라긴이 풍부한 콩나물국이나 타우린이 풍부한 북엇국 같이 맑은 국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