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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iN 매거진 5월호hi.nhis.or.kr

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한 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한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또한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 예보가 ‘매우 나쁨(농도 162㎍/㎥)’일 때 성인 남성이 1시간 동안 걸어다니면서 마시는 미세먼지 양은 58㎍ 정도다. 이는 담배 연기를 84분 동안 마신 양과 같고, 8평 남짓한 밀폐된 공간에서 2000㏄ 디젤차 매연을 3시간 40분가량 흡입하는 것과 동일하다.

미세먼지 문제의 핵심은 ‘아주 작다’는 것이다. 초미세 입자물질이 인체에 들러붙거나 몸속에 들어가면 단지 ‘아주 작다’는 특징만으로도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끼친다. 원래 인체는 체내에 이물질이 들어오면 없애거나 체외로 내보내는 기능이 있다. 가령 호흡을 통해 들어오는 이물질은 대부분 코에서 걸러진다. 그러나 미세먼지(PM10)는 입자가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는다. 여기서 10㎛이라는 수치를 기억해두자. 체내에 들어온 이물질을 체외로 배출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분기점이 되기 때문이다. 황사라고 하더라도 공기역학적 지름이 10㎛ 이상이면 기침이나 가래와 함께 체외로 배출된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그렇지 않다. 미세먼지가 체내에 들어오면 호흡기로 걸러내지 못하고 혈관을 통해 때로는 우리 몸속 폐포(기도 맨 끝에 있는 포도송이 모양의 작은 공기주머니)까지 스며든다. 폐포까지 들어온 미세먼지는 모세혈관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 신체의 모든 장기와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는 피부를 뚫고도 들어온다. 사람의 피부는 크게 표피층과 진피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표피층은 방어막을 형성해 먼지가 몸에 들어오는 걸 막는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지름이 2~5배인 모공을 손쉽게 통과한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더욱 위험하다. 초미세먼지는 너무 작아서 온몸 가장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다. 폐암 발생률뿐만 아니라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등 심혈관계 사망률과 질병률을 증가시키고 예상수명 또한 단축시킬 수 있다. 미세먼지가 ‘보이지 않는 살인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다.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병들

■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
- 알레르기 결막염
호흡기 다음으로 미세먼지가 많이 들어오는 부위는 눈이다. 미세먼지 속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직접 눈에 들어가 알레르기나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미세먼지가 눈에 들어오면 망막에 달라붙어서 눈물이 유지하던 표면장력의 균형을 무너뜨림으로써 눈 전체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 알레르기 비염
호흡기를 통해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히스타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되면서 콧물이 과도하게 나온다. 콧물 탓에 콧속이 부풀어 오르고 염증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코막힘도 생긴다.

- 피부 트러블
옷 밖으로 노출된 모든 피부에는 미세먼지가 흡착될 수 있다. 얼굴은 물론이고 손 역시 미세먼지나 각종 오염물질이 흡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가려움증, 발진 등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 아토피피부염
미세먼지에 함유된 중금속, 환경호르몬 등의 유해물질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악화되고, 실내 미세먼지 수치를 낮추면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완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중이염
중이염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염된 공기에 노출되어서 생길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 코로 흡입된 여러 가지 잡균들이 귀로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중이염이 쉽게 발병할 수 있다.

- 호흡기질환
기관지에 미세먼지가 쌓이면 가래가 생기고 기침이 잦아지며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다. 재채기, 콧물, 코막힘, 감기 같은 일시적 증상부터 후두염, 기관지염, 부비동염, 천식, 폐렴, 만성폐쇄성 폐질환까지 생길 수 있다.

- 주름과 검버섯
피부에 흡수된 미세먼지는 색소세포를 자극해 주름과 검버섯을 만든다.

- 탈모
미세먼지 속 중금속이 모발에 쌓여서 탈모를 유발한다. 또 미세먼지가 두피에 앉으면 모공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머리카락을 만드는 모낭세포의 활동을 떨어뜨린다.

■ 몸속에서 나타나는 증상
- 뇌졸중
미세먼지가 혈액에 들어가서 뇌혈관벽에 쌓이면 염증과 굳은 핏덩어리가 생겨 뇌졸중이 나타날 수 있다. 게다가 먼지가 폐로 들어가면 온몸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 뇌졸중 상태가 악화된다.

- 혈액순환 장애
미세먼지는 혈관에 손상을 주어 협심증, 뇌졸중, 심근경색, 심장마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미세먼지가 쌓이면 산소 교환이 원활하지 못해 병이 악화될 수 있다.

- 폐암
미세먼지를 마시면 세포가 손상되면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나 암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생식기계 이상
미세먼지로 인해 정자나 난자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난임 위험이 커질 수 있다.

- 치매
초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뇌로 직접 침투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곧 치매 위험으로 이어진다.

- 부정맥
미세먼지가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세포와 닿으면 활성산소를 다량 만들어낸다. 이렇게 되면 세포가 손상되고 제 기능을 못 해서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 태아 뇌 성장과 발달 저해
미세먼지가 산모의 몸속으로 들어가면 태아의 뇌 성장과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산모 몸속에서 생긴 염증과 끈적한 혈액이 태반을 통해 산모에게서 태아로 영양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