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스포츠처럼 장비에 대한 부담이 없어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최대의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죠. 유산소 운동으로 심장이나 폐의 기능을 높일 수 있고,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끊임없이 달리면서 온 몸의 근육을 모두 사용하는 전신운동이죠. 그러나 무엇보다도 축구의 가장 큰 장점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2000년 동호회를 발족하고 60명의 회원들이 매주 20~30명씩 모여 한강국회둔치운동장을 찾아 친선경기를 갖는다는 ‘건두리’의 이정호(44세) 감독은, 축구 시작 후 18kg의 몸무게 감량에 성공했을 만큼 건강을 유지하는 데 축구만 한 운동이 없다고 덧붙였다. “운동장에 모여 한바탕 땀흘리고 나면 기분도 상쾌해지고 몸도 한결 가벼워지죠. 게임에 대한 승패보단 공을 좇아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땀흘릴 때 맛보는 살아 숨쉬는 생동감이랄까, 모두들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열기에 매료되는 것 같아요.” 축구가 가장 민주적인 스포츠임을 강조했다. 경기가 팀 플레이로 진행되기 때문에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의 조직력과 단결력을 보여주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진 포지션 안에서 최선을 다해 자리를 채워 뛰는 것만으로도 선수 모두가 팀의 공헌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멋진 슈팅으로 골을 넣을 때도 통쾌하지만,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어시스트 역할을 잘해서 득점으로 이어질 때의 짜릿한 쾌감 또한 빼놓을 수 없죠. 경기 중에 이런 팀워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전술훈련이 필요한데, 사실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 늘 그게 좀 아쉽습니다.” 윤은상 회장과 이정호 감독은 회원들 모두 축구가 좋아서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큰 대회를 앞두고 혹여 전체 성적에 연연해 개인기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회원들이 소외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늘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대회 전에 충분한 기초체력을 다지고 슈팅, 볼트래핑, 2:1 패스 등의 기술 훈련을 통해 각자 포지션에 맞는 적절한 선수교체로 회원 전체가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축구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같은 노력 탓일까. 그들은 지난 6월, 16개 팀이 참가한 보건복지부 주최 복지가족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머쥐고, 10월에는 제1회 공단이사장배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공단이 사장배에서 우수 선수상을 수상했고,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수비수 정병화 대리, 최전방을 지키는 공격수 조양래 대리 등 탄탄하게 팀을 지키는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어 늘 든든합니다. 올해는 준우승에 머물렀으니 내년엔 우승에 한번 도전해 볼까해요. 목표가 생기고 나면 연습게임도 실전처럼 즐거워지거든요.” 즐기기 위한 축구, 그들에게 축구는 공을 차는 놀이라고 덧붙인 윤은상 회장은 가족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가족 축구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혼자 즐길 수 있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축구의 장점 중 하나는 가족과도 충분히 어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오전에 일찍 모여 운동을 하기 때문에 오후엔 가족과 함께 얼마든지 다른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가끔은 아이들과 함께 직접 운동을 즐기기도 합니다. 이른 아침 운동하면서 한 주의 피로를 씻을 수 있어 좋고, 가족에게도 소홀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죠. 동호회 활동으로 자칫 소홀할 수 있는 가족과의 시간까지 배려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운동이 또 있을까요.” 좀처럼 땅을 밟기 어려운 도심에서 땅을 가까이 느끼며 자녀들과 넓은 운동장을 한바퀴 뛰고 나면 아이들과 훨씬 더 친해질 수 있다는 윤은상 회장의 말에 이정호 감독 역시 축구가 가족스포츠로서 전혀 손색없음을 강조한다. “축구는 공 하나를 가지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놀이라고 생각해요. 팀의 조직력이 필요한 스포츠인 만큼 가족이 참가해 운동장에서 살 부딪혀가며 뛰고 나면 끈끈한 가족애가 쌓여나가는 기분이 들죠.” 어쩌다 한 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축구를 하지 않으면 일주일 내내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해진다는 윤은상 회장과 이정호 감독. 매주 축구만 거르지 않으면 월요병 없는 한 주를 맞을 수 있다는 그들의 생각은 아마도 ‘건두리’ 회원 모두가 느끼는 공감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