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대 젊은 탈모가 늘고 있는데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조남준 교수님
남성형 탈모증(안드로겐 탈모증)은 남성호르몬과 유전에 의해 발생하는데,
서양인인 경우 성인의 약 50%가 남성형 탈모이고 한국인은 약 15~2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나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통 40~50대에 시작하지만 드물게는 사춘기 직후 나타나기도 합니다.
주로 두정부에서 시작해 남성은 양측 측두부의 머리선의 후퇴와 두정부 탈모가 우세하고
여성은 얼굴 두피 경계선은 잘 보존되면서 크리스마스트리 형태를 보이고 완전히 탈모가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남성형 탈모증은 DHT 의존성이고 DHT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으로부터
5-알파 리덕타제(5-α reductase)라는 효소에 의해 생성됩니다.
5-알파 리덕타제는 1형과 2형으로 나뉘는데 남성형 탈모증에는 2형이 관여합니다.
이처럼 남성형 탈모는 유전 및 호르몬이 관여하기 때문에,
젊은 층의 탈모 증가는 실제로 탈모가 증가한다기보다는 생활수준 향상으로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서 병원을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났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탈모를 의심할 수 있나요?
조남준 교수님
머리를 감거나 자고나서 정수리 부위나 앞머리 부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거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유전적으로 탈모 요인이 있으면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시중에는 홈케어 기기 등 다양한 상품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요?
조남준 교수님
다양한 홈케어 제품이 전혀 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약효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큰 기대를 가지고 사용하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비싸지 않은 제품은 치료에 보조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나 고가의 기기는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조남준 교수님
남성형 탈모의 치료로는 2~5% 미녹시딜 용액 도포가 많이 사용되는데, 초기 반응은 약 6개월 이후,
최대 반응은 약 1년 후에 나타나고 중단하면 약 2개월 후부터 다시 탈모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안드로겐 생성이나 이용을 억제하는 경구피임약이나 전신적 항안드로겐 약물도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러 부작용으로 인해 실제 임상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남성의 남성형 탈모증의 경우 테스토스테론의 농도를 감소시키지 않고, 안드로겐 수용체 결합에도 영향이 없는
5-알파 리덕타제 억제제인 피나스테라이드(finasteride)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 약물을 사용한 환자는 1년 후 약 50%, 2년 후에는 60% 발모가 증가되고
머리카락의 굵기나 길이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비슷한 약리 작용을 가지는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라는 약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복용 약은 적어도 3개월 이상 사용해 봐야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고 약을 중단하면 탈모가 다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남성형 탈모가 심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후두부처럼 탈모가 나타나지 않는 부위의 머리카락을 탈모 부위로 이식하는 것인데,
전에는 미니이식이나 미세이식을 많이 했으나 요즘에는 털집 분리 기술의 발달로 모낭단위이식을 대부분 시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단일모 이식술까지 개발되었습니다.
이 방법은 자연적인 상태 그대로를 이식하게 되므로 더욱 자연스러운 경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도 복용 약은 유지해야 합니다.
약물이나 수술을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가발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조남준 교수님
탈모는 유전 및 남성호르몬이 원인이므로 근본적인 예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스트레스를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과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탈모 치료약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조남준 교수님
미녹시딜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되었는데 부작용으로 털이 자라는 증상이 있어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도포 시 피부 자극으로 피부가 가렵거나 붉어질 수 있으며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면
전신 흡수로 다모증이나 저혈압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나스테라이드나 두타스테라이드 같은 복용 약은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인데
상용시 전립선 특이 항원(PSA) 농도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40세 이후에는 치료 전 PSA를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PSA는 전립선암의 지표로 사용되기 때문에 약을 사용하는 환자들의 PSA 양은 측정치의 약 2배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 외에도 일부에서 성욕 감소나 성 기능 장애가 보고되고 있고
정자의 모양이나 운동성에 이상이 보고되고 있으나 임신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여성이 임신기 약물에 노출되면 남자아이인 경우 성기 형성에 이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임신 중인 여성은 약물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탈모를 걱정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조남준 교수님
탈모는 신체적 질환은 아니고 사회 인식의 문제입니다.
탈모가 있는 분들은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 시 스스로 위축되지 말고
더욱 적극적으로 생활하고 자존감을 지킬 필요가 있습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 중에 탈모인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