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씩 콧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어머니들께서 아이가 콧물을 흘리면 혹시 축농증에 걸린 것이 아닌가 고민을 하시지만, 콧물이 나오는 것은 코 안의 점막이 자극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그렇더라도 콧물이 많이 나오면 중이염이나 축농증 같은 합병증이 잘 생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콧물 외에 기침이나 열 같은 다른 증상이 동반될 때는 아이에게 다른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소아과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콧물이 나오는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입니다. 감기에 걸리면 코의 점막에 염증이 생겨 콧물을 흘리게 됩니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는데 비염이 동반된 것 같으니 콧물을 뽑아 달라는 어미니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콧물을 뽑거나 코에 약을 뿌리면 당장 콧물이 멎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코 점막의 정상적인 기능에 장애를 일으켜 나중에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콧물이 심할 때는 원칙적으로 항히스타민제 등 먹는 약으로 치료를 하나 일주일 이상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는 경우, 아이가 코가 가려워 후비고 비벼서 코피가 나는 경우, 그밖에 눈이 충혈되거나 눈 밑의 피부가 검게 변하는 경우에는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때에는 알레르기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으므로 소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비염의 증상으로 코막힘도 흔히 나타나는데, 아이들의 코가 쉽게 막히는 이유는 숨을 쉬는 공기의 양에 비해 콧구멍이 상대적으로 작고 분비물이 비교적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코가 막혔는데도 그다지 힘들어 보이지 않는다면 방 안의 공기가 건조해지지 않게 신경을 쓰고 아이에게 수분을 많이 섭취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 방 안에 널어놓아 습도를 50~60% 정도로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코에 따뜻한 물수건을 대주면 일시적으로나마 막힌 코를 뚫어줄 수 있습니다. 코에 식염수를 서너 방울 넣고 2~3분이 지난 후에 살짝 빨아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코에 뿌리는 점막 수축제는 일시적으로는 코를 뚫리게 하지만 나중에는 점막을 마르게 해서 코막힘을 더 심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의사의 권유대로 하루 정해진 횟수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축농증은 의학 용어로 부비동염이라고 하며 코뼈 양 옆, 광대뼈 안 쪽에 부비동이란 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병을 말합니다. 부비동은 촉촉하게 젖은 섬모로 덮여 있고 공기가 차 있는 공간인데, 감기나 비염이 오래가서 염증이 고여 축농증이 될 수 있습니다. 축농증은 비교적 흔한 병이긴 해도 누런 코만 나오면 무조건 축농증을 만큼 그렇게 흔한 병도 아닙니다. 심산 기침과 콧물이 10일 이상 지속되면 소아과 의사들은 일단 축농증을 염두에 둡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축농증은 부비동이 잘 형성되는 두 돌이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침과 콧물이 10일 이상 지속된다고 축농증으로 속단해서도 안 됩니다. 축농증이 있으면 기침이 심해집니다. 잡을 자려고 누워 있을 때나 아침에 깨어난 후에 기침을 많이 하고, 심한 경우에는 기침을 하면서 토하기도 합니다. 또, 코가 밖으로 흘러나오기보다는 목을 통해 기관지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성 축농증의 경우, 열이 나면서 감기 증상이 심하고 누렇고 끈적끈적한 코가 나옵니다. 간혹 눈 주위가 붓고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축농증 하면 우선 수술을 떠올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축농증의 수술적 치료는 어른의 경우입니다. 아이들이 축농증을 수술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아직 발육 단계에 있는 아이들의 부비동을 수술했다가는 부비동 주위의 발육에 이상이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축농증은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축농증은 그림 그대로 염증이 고인 병이므로 축농증 치료에 제일 중요한 약은 항상제입니다. 보통 2~3주 정도 치료하는데, 만성 축농증의 경우는 3~4주 이상 계속 약을 먹어야 합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중간에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재발하기 때문에 일단 진단이 내려지면 소아과에서 그만 치료하라고 할 때까지 계속 약을 먹어야 합니다. 그밖에 필요에 따라 콧물을 줄여주거나 코 점막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처방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은 꽃가루나 곰팡이,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등 원인 물질에 대한 알레르기가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코가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콧물, 재채기, 코막힘이 3대 주요 증상입니다. 감기에 비해 발작적으로 발병하고 재채기가 잦고 콧물도 많은 편이며, 1년 내내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먼지가 많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집안 청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원인은 피부 반응검사나 혈액 면역 검사로 진단할 수 있으나 어린 아기의 경우 면역 체계가 성숙되지 않아 알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집안 청소뿐 아니라 아이의 몸을 청결히 하고 공기를 자주 환기시켜서 맑게 하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을 줄이면, 아이가 훨씬 덜 고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