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슬로프의 눈을 헤집고 질주하는 스노보드 특유의 역동적인 라이딩 때문에 스노보더들에게는 리프트 탑승이 금지되었던 시절. 그러나 다양한 묘기와 함께 스피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부터 이제 스키어들보다 스노보더들의 모습이 더 눈에 띌 만큼 스키장 풍경에 변화가 일고 있다. 보드 위에 몸을 싣고 스피드 있는 활강뿐만 아니라 공중돌기, 점프 등 고난도의 테크닉을 선보이며 자유를 만끽하는 스노보더들. 그들은 설원 위에서 이 짜릿한 질주의 쾌감을 맛보고 나면 누구든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스노보드를 타고 있을 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어요. 보드위에 올라서서 미끄러지듯 달려와 하늘 높이 점프했다가 내려올 때의 스릴은 생각만으로도 늘 가슴을 뛰게 만들죠. 마치 가슴 속에 잠재되어 있는 내 안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자극하는 기분이랄까. 나를 설레게 만들고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최고의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현재 프로 스노보더로 4년째 활동 중인 장인형선수는 높이 뛰어 올라 하늘에서 땅으로 이어진 질주의 쾌감은 그 어떤 스포츠와도 견줄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두 발을 보드에 고정시킨 채 미끄러운 눈비탈에서 중심을 잡고 속도를 제어해야 하기 위해선 처음부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야 부상없이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초보자가 제대로 된 강습 없이 무작정 몸으로 부딪치고 넘어져야 빨리 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작하게 되면 다리는 물론 손목과 목 등에 골절과 인대 손상 등의 부상을 당할 수 있고, 스피드가 빠른 만큼 넘어질 때를 대비해 반드시 헬멧과 엉덩이보호대, 무릎과 손목 등에 안전장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
"특히 안전장비를 갖추고 기본에 충실해야 사고 없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습니다. 스키장에서 받는 4시간 강습으로는 조금 부족하고 최소 6~8시간 정도는 전문강사에게 교육을 받아야 어렵지않게 보드 위에 몸을 싣고 달릴 수 있습니다."
보드를 처음 신어본 초보자라도 3~4일이면 기초를 마스터하고 일주일이면 제법 숙련된 솜씨로 보드를 즐길 수 있는데 모든 운동이 그렇듯 보드를 타기 전에 발목, 어깨, 무릎, 목 등을 중심으로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쳐야 한다.
"보드의 경우 스키처럼 스토퍼가 없어 뒤집어 높지 않으면 슬로프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 사고가 날 수 있으므로 보드를 지면에 정확히 내려놓는 방법부터 배우게 됩니다. 또한 부츠를 신을 때도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앞쪽 발의 무릎 아랫부분에 리슈코드를 부착하고 이어 뒤쪽 발끝으로 보드를 고정한 후 바인딩 깊숙이 앞쪽 발의 뒤꿈치를 넣어야 하죠."
스케이팅은 한쪽 발에 체중을 싣고 상체를 앞으로 숙여 뒷발은 보드에 가까이 붙여서 발로 지면을 차면서 이동하고, 스케이팅 도중 부츠 앞쪽 엣지로 정지할 경우에는 발꿈치에 힘을 주고 발 뒤꿈치를 드는 듯 밀어주면서 정지해야 한다. 이처럼 기본적인 준비가 이루어지면 앞 무릎과 허리를 가볍게 굽혀 상체를 진행방향으로 돌리고 중심을 잡기 위해 양팔을 벌리는 보드의 기본 자세를 익히게 되고 속도감이 붙었을 때 비로소 자유자재로 방향을 전환해 가며 회전, 점프, 공중제비 등의 고급 기술을 하나하나 배우게 된다.
스노보드는 스키와 달리 폴로부터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자유롭게 바람을 가르며 달릴 수 있고, 앞을 보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서서 자유로운 방향전환과 다양한 모기가 가능해 역동적인 라이딩을 즐기려는 신세대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98년 일본 나가노(Nagano)동계올림픽에 스토보드가 정식정목으로 채택되고, 90년대 말부터 인터넷 동호회 문화가 활성화 되면서 보드 인구가 서서히 늘어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 때는 눈을 많이 쓸어 내리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스노보드를 금지했던 스키장에 이제는 보더들을 위해 하프파이프코스(half pipe course:원기둥의 반을 뚝 자른 듯한 모양의 원통형 슬로프)를 설치하고 스노보드 대회와 전용커스가 생길 만큼 스키 대신 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신세대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30, 40대 스키어들 역시 보드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겨울스포츠로 자리를 잡은 스노보드는 크게 빅에어, 하프파이프, 슬라룸으로 나눌 수 있다. 빅에어(Big air)는 점프대를 이용해 공중묘기를 보여주는 경기이고 하프파이프는 반원 모양의 원통형 코스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다양한 테크닉을 보여주는 종목으로 피켜스케이팅처럼 테크닉과 동작으로 점수를 매긴다. 또한 슬라룸은 슬로프의 폴을 지그재기로 통과해 결승점까지 도달한 시간을 측정해 승자를 가리는 경기로 스노보드 특유의 부드러운 턴 동작을 만끽할 수 있다. "스노보드는 운동을 마치고 72시간만 쉬어도 감각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꾸준한 체력관리와 이미지 트레이닝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드 타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해 두었다가 잘못된 부분을 분석하고 반복적으로 연습해 안 되던 기술을 성공시켰을 때의 성취감은 정말 감동적이에요."
국내 스키시즌이 막을 내리고 나면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소속팀(sapient)과 함께 눈을 찾아 캐나다와 유럽으로 해외원정 길에 오른다는 그녀는 아직 국내 스노보드의 역사가 짧아 선수층이 얇은 편이지만, 스노보더들의 꾸준한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한 겨울레저스포츠로서의 확실한 자리 매김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즐겁게 타는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스스로 즐겁지 않으면 아무리 연습해도 발전할 수 없거든요."
보드 위에 두 발을 딛고 서서 자유롭게 눈 위를 질주하는 스노보드, 올 겨울, 사방이 온통 눈으로 뒤덮인 새하얀 설원 위에서 겨울 바람을 가르며 스피드를 맛보는 스노보드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리슈코드는 반드시 부착한다 : 스노보드에는 스키의 스토퍼와 같이 보드를 멈추게 하는 시스템이 없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바인딩을 장착할 때, 먼저 리슈코드를 부착하고 나서 보드를 장착해야 한다는 점이다.
슬로프에서 부츠만 신고 걷지 않는다. : 슬로프에서 보드를 장착하지 않고 부츠만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 슬로프를 부츠만 신은 상태로 걸으면 깊은 발자국이 남는데 이것은 활주하는 사람 특히, 스키어들이 걸려 넘어지기 쉬우므로 대단히 위험하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부츠로 걷지 않으면 안될 때에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리프트를 탈 때 반드시 앞쪽 발에 보드를 부착한다. : 리프트를 탈 때에는 뒤쪽 발만 빼고 앞쪽 발은 보드에 부착한 채로 타는 것이 룰이다. 이것을 할 수 없으면 리프트를 태워주지 않는다.
코스 중앙에 앉지 않는다. : 스노보드는 선 채로 쉬기 어렵기 때문에 앉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코스 중앙에 앉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된다. 충돌 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절대 금물이다.
보드 위에 앉아서 활주하지 않는다. : 스노보드는 썰매가 아니다. 보드 위에 앉아서 활주하면 보드를 컨트롤할 수 없어 충돌과 추돌의 원인이 된다.
다른 사람이 달리는 길에 보드를 내려놓지 말고 휴식은 슬로프 외곽에서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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