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산책의 즐거움

조혜은

요새 저녁을 먹고 아이와 산책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소화도 시킬 겸 가볍게 걷기 시작했는데 이 산책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참 많다. 한번은 집 주변을 산책하다 상가 간판의 글자 음을 아이에게 알려준 적이 있다. 다음 날 아이에게 간판의 글자를 반신반의하며 물으니 바로 대답을 하는 것이다. 사실 아이가 또래보다 말이 좀 느린 편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그간의 노파심이 씻은 듯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집 근처만 산책했는데 아이도 글자를 알아가는 게 재밌는지 더 멀리 새로운 간판이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했다.

아이와 손을 잡고 간판의 글자를 맞추는 놀이도 하고 산책길 중간에 있는 놀이터에 들러 놀아주니 무료하던 일상에 활력이 생겼다. 무엇보다 좋은 건 아이가 글 읽기에 재미를 붙인 것이다. 간판으로 시작한 글자 맞추기가 지금은 플래카드를 읽는 것으로 발전했다.

쌍기역이나 쌍디귿 같은 쌍자음은 어려워 패스하려 했는데 글자 모양이 신기한지 무슨 글자인지 알려 달라고도 한다. 덕분에 나도 헷갈리는 글자들은 사전에서 찾아 알려주느라 때아닌 국어 공부를 하는 중이다. 애써 책상에 앉아 외우라 가르치고, 아이와 씨름하지 않아도 되니 정말 좋다. 곧 추운 겨울이 오면 산책이 어려워질 텐데 그전에 아이와 손잡고 걸으며 이 소확행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

저녁 거리를 산책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약도라지와 생강

용희분

부지런한 계절이 꽃을 피우는가 싶더니 어느새 튼실한 뿌리가 내게로 왔다. 연례행사 중 하나인 ‘약도라지 말리기’철이 온 것이다. 약도라지와 인연을 맺은 것은 천식 판정을 받은 뒤다.

언제부턴가 우리 집 앞마당에 매일같이 트럭에 채소를 한가득 싣고 오는 아저씨가 있다. “오이나 무, 양파가 왔습니다”라고 녹음된 방송이 들려오면 사람들이 트럭에 몰려든다. 아저씨가 싣고 오는 과일과 채소의 신선도가 무척 좋아 인기가 많다. 가격 또한 저렴하다. 하루는 남들에 뒤질세라 트럭을 훑어보니 엄지손가락 마디만 한 크기의 약도라지가 눈에 들어왔다.

약도라지는 몸통이 크며 제멋대로 생겼고 잔뿌리가 많아야 국내산이라고 한다. 나는 망설임 없이 한 봉지 8,000원인 약도라지를 두 봉지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남은 것은 말리기를 위한 과정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껍질째 박박 주물러 씻어 편으로 썰어 햇볕에 말리면 끝. 껍질에 영양분이 많다고 해 버리지 않고 함께 말린다.

약도라지만큼 귀한 게 있다. 생강이다. 몸을 따뜻하게 한다는 생강은 소화 기능이 안 좋은 사람이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해 함께 말리고 있다.

생강도 껍질째 씻어 말려 도라지와 대추를 넣어 푹 고와 하루 세잔 이상 마시면 몸이 종일 따듯하다.

한때 기침으로 숨이 차고 호흡이 힘들었는데 약도라지와 생강 덕분에 지금은 몸이 편안해 졌다. 질병은 반드시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지만 나는 히포크라테스의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라는 말을 믿는다. 덕분에 약도라지와 생강 사랑꾼이 됐다. 오늘도 햇볕에 가지런히 누워 마르고 있는 저 녀석들 덕분에 감사함을 느낀다.

약도라지를 우린 차의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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