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트래블

봄꽃 만발한 꽃대궐

태안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유채꽃이 환하게 피어난 태안 이미지

삼면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 태안.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태안은 30여 개 해수욕장과 수많은 섬이 길게 늘어서 있다. ‘꽃의 도시’라 불릴 만큼 화훼농가가 많고 수목원, 자연휴양림 등 자연 친화적인 공간도 즐비해 봄이면 꽃망울 터지는 소리가 도시를 가득 수놓는다.

글. 이지연 사진. 태안군청

아늑한 웅장함, 천리포수목원

천리포수목원 내 피어난 목련 이미지1 천리포수목원 내 붉은 빛이 아름다운 목련 불칸

서산, 홍성, 보령과 접한 태안은 우리나라 지도상 서해 쪽에 툭 돌출된 부분이다. 안면도까지 세로로 길게 이어지는 지형에 바다와 접해 있어 천리포, 만리포, 꽃지 같은 해수욕장과 크고 작은 항구가 많다. 싱싱한 해산물을 먹기 위해 태안을 찾는 관광객이 사계절 줄을 잇는다. 그러나 봄이 오면 산해진미의 인기가 잠시 후순위로 밀려난다. 이 시기 관광객 모객 1위는 단연 ‘꽃’이다.

천리포 해안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수목원으로 1945년 미군 정보장교로 한국에 첫발을 들인 故 민병갈(Carl Ferris Miller, 1921~2002) 선생이 자연을 사랑하는 철학과 마음을 담아 1970년부터 조성한 곳이다. 1979년 귀화한 그는 토종 호랑가시나무, 목련 등을 모아 식재함으로써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약 59만㎡에 밀러가든, 목련원, 침엽수원, 에코힐링센터 등 크게 7개 영역으로 구성된 천리포수목원은 목련 871분류군, 동백나무 1,096분류군, 호랑가시나무 565분류군, 무궁화 342분류군 등 약 1만 7,000여 종에 달하는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다.

천리포수목원 내 붉은 빛이 아름다운 목련 불칸

봄의 여왕 목련 앞에서

천리포수목원 내 밀러가든은 식물의 외형을 변형시키는 가지치기를 최소화하고 생육 촉진을 위한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줄여 자연 그대로 수목들이 자랄 수 있게 했다. 바다와 인접한 밀러가든에서는 푸른 곰솔 사이로 탁 트인 서해가 보인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니 잠시 머물러 가기 좋다. 석양이 만든 은은한 빛들이 내려앉을 무렵엔 밀러가든에도 낭만이 깃든다.

바람길, 꽃샘길 등 테마별로 이름 붙인 6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봄의 여왕이라 불리는 목련이 발길을 붙든다. 붉은색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불칸은 수많은 목련 중 톱스타다. 불칸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를 증명한다. 연분홍 밀키웨이도 불칸과는 다른 은은한 매력을 아낌없이 뽐낸다.

목련은 망설임이 없다. 언제 피었나 싶게 반짝 피었다가, 그 아름다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마음을 붙잡더니, 봄비 내리고 바람 부는 날 미련 없이 후드득 꽃잎을 떨궈버린다. 그 짧은 영광과 환희를 즐기기 위해 목련은 긴 시간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다.

4월, 천리포수목원에 가면 샛노란 수선화, 꽃대가 길어 꽃송이가 치마처럼 아래로 펼쳐진 종벚나무 수퍼바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나무와 꽃의 이름을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천리포수목원 내 피어난 목련 이미지2

벚꽃, 튤립 보며 낭만 복원

급격한 기후변화에 꽃들도 개화시기를 실시간으로 바꾸니, 오가는 길 우연히 만개한 봄꽃을 만난다면 더없는 행운이다. 태안은 해안성 기후를 가진 지역 특성상 다른 곳보다 1~2주 정도 개화가 늦다. 태안에도 봄꽃 하면 떠오르는 벚꽃 명소가 여럿 있다. 해발 195m의 가제산은 태안에서도 벚꽃이 가장 늦게 피는 곳이다. 가제산 가로수길은 흐드러진 벚꽃이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벚꽃 잎이 훈풍에 사뿐사뿐 떨어지는 길을 달리면 멜로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설렌다. 고남저수지는 아는 사람만 아는 태안의 숨겨진 벚꽃 명소다. 저수지로 향하는 굽이진 길 위로 벚꽃이 만든 터널이 완공되니 차창을 무조건 열어야 한다. 봄볕에 반짝이는 저수지의 물빛과 벚꽃의 눈부심이 만나면 절로 필터링한 것 같은 화사함까지 번진다.

수령이 100년에 가까운 이원초등학교 벚꽃은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봤음직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오래된 벚나무가 작고 낮은 초등학교를 지켜주는 모습이 한 편의 동화 같다. 신두리해수욕장 벚꽃길, 남면 달산리 꽃길도 태안 벚꽃 드라이브 명소로 손꼽힌다.

이 밖에도 꽃지해수욕장에 위치한 화훼테마공원 코리아플라워파크에서는 오는 4월 9일부터 5월 9일까지 한 달간 ‘2022 태안 세계튤립꽃박람회’가 열린다. 해피 제너레이션, 퍼플 플래그, 레드 파워, 퀸 오브 나이트 등 다채로운 모양과 컬러의 튤립들이 축제장을 가득 채운다. 올봄, 화려한 빛으로 아낌없이 피어나는 꽃을 보며 잃어버린 낭만을 복원하고 싶다면 태안으로 가자!

세계튤립꽃박람회에 피어난 튤립꽃 이미지 다채로운 색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세계튤립꽃박람회

벚꽃의 명소 가재산 가로수길 이미지 벚꽃 명소로 불리는 가제산 가로수길

산으로 바다로! 태안 힐링 스폿

만리포해수욕장 이미지

만리포해수욕장

길이 2.5km, 폭 250m에 달하는 만리포해수욕장은 대천해수욕장, 변산해수욕장과 함께 서해안 3대 해수욕장으로 손꼽힌다. 37.5m 높이의 만리포전망타워에 오르면 만리포 해변의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신두리 해안사구 이미지

신두리 해안사구

3.4km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신두리 해안사구는 바람이 빚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모래언덕이다. 강한 바람이 모래를 해안가로 운반하면서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사구를 만들었다.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해당화 군락지, 통보리사초 등 희귀식물과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백화산 이미지

백화산

284m 아담한 높이의 백화산은 눈 덮인 산봉우리의 모습이 마치 하얀 천을 씌워 놓은 것 같다 해서 이름 붙여졌다. 기암괴석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서해의 리아스식 해안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안면도자연휴양림 이미지

안면도자연휴양림 & 수목원

조선 시대부터 관리했다는 토종 붉은 소나무 안면송이 집단적으로 자생하고 있다. 산림전시관, 수목원, 숲속교실 등 자연학습장을 비롯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숲속의 집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별똥별 하늘공원 이미지

별똥별 하늘공원

자동차에서 우주로켓까지, 인터렉티브 방식의 게임을 통해 천문우주과학을 즐기고 학습하는 테마별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또한 아름다운 천체를 직접 관측할 수 있는 천체관측실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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