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뼈 도둑’이라 불리는 골다공증은 증상 없이 찾아와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하면 생명까지 위협한다. 특히 골다공증에는 뼈가 부러지는 골절이 치명적인데,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바닥에 쌓인 눈이나 빙판 때문에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다행인 점은 골다공증은 충분히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골다공증의 원인부터 예방, 치료방법까지 함께 알아보자.
골다공증(骨多孔症: 뼈 골, 많을 다, 구멍 공, 병 증세 증)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뼈에 구멍이 많이 생기는 병’이다. 이는 뼈의 강도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 몸의 뼈는 새로운 뼈를 생성하는 골 형성과 오래된 뼈를 제거하는 골 흡수(파괴)를 반복하며 골밀도의 균형을 이루는데, 이러한 균형이 유지되어야 뼈가 튼튼하다. 그런데 여러 원인으로 골 형성과 골 흡수가 불균형해지면 골 소실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뼈에 작은 구멍들이 생기면서 뼈가 약해져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골다공증이라 한다. 골다공증은 나이, 폐경, 성별, 유전, 체중, 질병, 생활습관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원인은 노화다. 보통 50세 전까지 골밀도는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지만, 50대에 접어들면 간과 신장 기능이 저하돼 뼈 건강에 꼭 필요한 칼슘과 비타민 D가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골 소실이 진행된다. 특히 여성은 50대 전후 폐경기를 겪으면서 골다공증이 급증하는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있다. 에스트로겐은 골밀도를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폐경으로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감하면서 골다공증이 잘 발생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제산제, 항호르몬제와 같이 뼈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장기간 복용한 경우나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 간·신장 질환, 용형성 빈혈 등 골 소실을 일으키는 질환도 골다공증 위험인자다. 또한 골다공증 가족력, 칼슘 및 비타민 D 부족, 운동 부족, 흡연, 과음 등도 원인이 되므로 젊은 층에서도 이를 주의해야 한다.
조용한 뼈 도둑으로 불릴 만큼 골다공증은 증상이 거의 없다. 하지만 골다공증이 발생하면 작은 충격이나 외력에도 쉽게 골절이 일어나며 이로 인해 여러 증상과 합병증이 나타난다. 결국 골절 때문에 통증을 느끼고 난 후에야 병원을 찾고, 이때 골다공증을 진단 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골다공증 골절은 모든 부위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손목, 척추, 대퇴골에서 많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골절은 척추 압박골절로 허리(요추)와 등(흉추)의 척추골이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짓눌리면서 뼈가 부러지는 것이다. 척추 압박골절이 지속되면 젊을 때보다 키가 작아지거나 등이 굽을 수 있다. 이는 다시 흉부와 복부에 압력을 가해 탈장, 소화불량, 요실금 등의 합병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대퇴골 골절은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전후 오랜 기간 침상에서 안정을 취해야 하기에 자유로운 거동과 활동이 어렵고 욕창, 폐렴 등의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 때문에 골절이 발생하면 이후 재골절의 위험이 급격하게 증가하므로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앞서 언급했듯 골다공증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은 전문의의 진찰과 골밀도 검사,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등으로 진행된다. 골밀도 검사에서는 골밀도 측정 기계를 이용해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엉덩이, 척추, 손목 부위의 골밀도를 측정한다. 보통 골밀도는 T-값으로 나타내는데 이는 건강한 젊은 성인의 평균 골밀도 수치를 기준으로 비교한 값이다. T-값이 –1.0 이상이면 정상,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여성은 폐경 이후, 남성은 골 소실이 시작되는 50대부터 주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것이 좋으며, 골다공증 위험요인을 갖고 있는 사람도 주기적인 검사를 권장한다.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골다공증 진단 기준
정상 | T-값 ≥ -1.0 |
골감소증 | -1.0 > T-값 > -2.5 |
골다공증 | T-값 ≤ -2.5 |
심한 골다공증 | T-값 ≤ -2.5이면서 골절이 있는 경우 |
골다공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치료에는 골 흡수를 막아주거나 골 형성을 촉진시키는 약물을 사용하며 골다공증 원인과 진행 정도에 따라 전문의가 진단 후 약제를 처방한다. 비약물치료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으로 골다공증 치료와 예방에 꼭 필요하다. 식이요법으로는 뼈 건강에 필수인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는 일이 우선이다. 1일 칼슘 권장량은 1,000~1,200mg이며 유제품, 생선, 해조류, 콩, 두부, 들깨, 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을 통해 섭취가 가능하다. 비타민 D는 1일 800~1,000IU 정도가 적당하며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일주일에 2회 이상 15분 정도씩 햇볕을 쬐어주면 좋다. 적절한 운동은 골밀도 강화에 반드시 필요하다. 약물치료, 식이요법과 함께 뼈에 적절한 자극이 주어져야만 건강이 유지된다. 뼈에 자극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운동으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함께 하면 효과적이다. 고령의 골다공증 환자라면 골절 방지를 위해 환경적 요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어두운 조명, 미끄러운 욕조, 높은 문지방 등을 조심하고 외출 시에는 걷기 쉬운 신발을 신고 지팡이를 이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알아본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실천’임을 함께 기억해두자.
- 하나라도 해당하면 골다공증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