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처방

디스크 건강을 해치는 과도한 운동에 대해

건강에 큰 도움을 주는 운동에도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가 적용된다. 특히 몸에 무리가 갈 정도의 운동을 지속하다가 디스크에 문제가 생겨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운동해야 디스크의 건강 지수를 높일 수 있을까.

글. 강진우 참고 자료.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순천향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자생한방병원, 차병원, 세브란스병원

운동도 잘못 쓰면 독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라 불리는 ‘경추·요추 추간판 탈출증’의 예방, 치료, 완화에 운동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약도 잘못 쓰면 독이 되는 법, 운동을 하다가 오히려 허리 디스크가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운동이 기본 소양으로 자리 잡은 요즘에는 몸에 무리를 주는 과도한 운동을 이어 나가다가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기본적으로 디스크는 근육처럼 운동한다고 해서 강화되지 않는다. 운동이 디스크에 좋은 이유는 주변 근육을 강화시킴으로써 디스크에 전달되는 힘과 압력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강화된 근육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 같은 사실을 조합하면 우리가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디스크에 무리를 주지 않는 가운데 주변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운동하면 된다. 서서히 운동 강도를 높이면서 올바른 자세로 적당히 운동한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목과 허리 건강이 좋아진다.

디스크를 괴롭히는 무리한 운동

문제는 고강도 운동을 갑작스럽게 시행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운동을 했을 때 발생한다. 신체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요즘 유행하는 크로스핏과 같은 고강도 운동을 무턱대고 시작했다가는 척추가 받는 압력이 급격히 커져서 디스크가 변형되거나 파열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평소 건강에 자신감이 있는 20~30대 사이에서 많이 발생한다. 목과 허리에 통증이 있더라도 일시적인 것으로 여기고 운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디스크에 이상이 오면 통증, 저림, 마비 등으로 인해 오히려 운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요즘 운동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이른바 ‘근손실’이 디스크 건강 악화 때문에 더욱 심화될 수 있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한 운동이 오히려 디스크 건강을 악화시키는 불상사를 막으려면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 목과 허리 디스크에 좋은 운동은 무엇인지, 디스크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어떤 운동을 피해야 하는지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그중 먼저 디스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운동에 대해 알아보자.

척추가 아프다면 피해야 할 운동들

다양한 운동 중 일부는 허리 디스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운동이 바로 윗몸 일으키기다. 누워 있다가 허리를 들어올리며 복근을 강화하는 윗몸 일으키기는 특별한 운동기구가 필요없고 동작이 단순해 많은 사람들이 즐기지만, 허리에는 좋지 않은 운동이다. 윗몸을 들어 올릴 때 등쪽으로 휘어져 있는 척추의 정상적인 커브를 반대로 꺾어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몸을 굽히는 이러한 동작은 척추에 엄청난 부담을 주며, 디스크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쉽다. 운동 강도를 낮추기 위해 때때로 경사대에 기대거나 짐볼에 누워서 윗몸 일으키기를 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허리에 무리를 주는 것은 마찬가지다.

만약 윗몸 일으키기를 하고 싶다면 바른 자세를 숙지하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우선 발을 단단하게 고정하고 무릎을 편안하게 접은 상태에서 시작하되, 등을 곧추세운 채 그대로 일어나야 한다. 또한 목도 과도하게 무릎 쪽으로 당기지 말고 되도록 일자를 유지한다. 무리가 된다면 억지로 상체를 세우지 말고, 상체를 일으키는 각도를 낮춰 보자.

디스크의 압력을 낮추는 운동을 추천

누워서 다리를 드는 자세도 허리에 많은 부담을 주는 운동이다. 허리가 경직된 상태에서 다리를 들면 척추가 커다란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벤치, 철봉, 경사대 등에서 하는 다리 들기 운동도 마찬가지다. 최근 여성들을 중심으로 짐볼을 이용한 운동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짐볼 위에 엎드려 상체를 들어 올리는 운동을 체간신전운동이라고 한다. 고관절의 신전근과 허리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허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할 경우 허리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 디스크가 받는 압력을 증가시키며, 이는 허리 디스크 발명 및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껏 살펴본 운동의 공통점은 디스크의 압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운동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디스크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목이나 허리 주변의 근육 강화 운동을 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전문의와 상의해 올바른 방법으로 적당히 운동하면 근육 강화를 통한 디스크 건강 향상을 이룰 수 있다.

코어근육 강화로 되찾는 디스크 건강

일반적으로 급성 디스크 통증이 발생한 환자에게는 적극적인 운동이 권장되지 않지만, 만성 통증의 경우 운동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다양한 운동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코어(Core)근육을 단련시키는 운동이 중요하다. 코어근육은 인체의 중심부인 척추, 골반, 복부를 지탱하기에 상대적으로 디스크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코어근육 운동은 플랭크다. 엎드린 자세에서 팔꿈치를 땅에 대고 머리부터 뒤꿈치까지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한다. 만약 허리나 목에 통증이 발생한다면 몸을 푸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 뒤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다. 걷기, 수영 등 전신 유산소 운동도 효과가 좋으며, 요즘처럼 바깥에 나가기 힘든 상황에서는 실내 자전거를 낮은 강도로 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일상 속 활동량 늘리기

스트레칭을 할 때도 척추 본연의 모양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자세를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 엎드린 뒤 팔로 상체를 들어 허리를 뒤쪽으로 늘려주는 동작은 디스크의 압력을 효과적으로 낮춰준다. 단, 허리가 곧게 펴진 상태에서의 스트레칭을 위해 팔을 펼 때 한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운동은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오래 쉬면 디스크가 받는 압력과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은 채 커질 수 있다. 되도록 2일 이상 쉬지 말고 몸 상태에 따라 운동 강도를 적절히 조절한다면 목과 허리가 아프지 않은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만약 생활 패턴상 운동 시간을 따로 내기 힘들다면 일상 속 활동량을 조금씩 늘리자. 집안일, 장보기 등을 하면서 척추의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한다면 일정 수준의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금 보는 페이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