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감나무야, 내년에도 잘 부탁해
이기수(서울시 중랑구)

지금 살고 있는 서울시 중랑구 묵동으로 이사 온 지 벌써 햇수로 40년이 되었다. 꽤 오랜 세월 동안 미용실을 운영하며 딸과 아들도 낳았다. 하지만 점차 운영이 힘들어져 눈물을 머금고 다른 사람에게 넘긴 후 많이 허탈했다.
남편은 회사에 가고, 아들딸은 학교에 가고, 집에 아무도 없던 어느 날.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불현듯 앞마당이 휑해 보여 감나무 한 그루를 심기로 했다. 처음 심어본 감나무 한 그루. 생각보다 잘 자라지 않는 것 같아 나무에 대해 잘 아는 분을 모셔다 꿀팁을 전수받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 잘 기를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감이 풍성하게 많이 열리는지 물어가며 비법을 배웠다. 그런 노력이 효과가 있었던지 이듬해부터는 가을이면 수백 개의 감을 수확할 수 있었다.

매년 11월이 되면 남편이 감나무를 타고 올라가 감을 땄고, 나와 아이들은 감 수백 개를 깨끗이 닦아 박스에 담은 뒤 A‧B‧C급으로 선별했다. 그렇게 선별한 감은 시댁과 친정에 보내고 이웃과 나눴다.
우리 가족은 그중 제일 나쁜 C급을 먹었는데, 아이들은 “우리 집 감나무에서 딴 감인데 우리가 제일 좋은 것을 먹어야지, 왜 다른 사람을 주느냐”며 귀여운 투정도 부렸다. 많지도 않은 양인데 감을 선물받은 이웃들은 감사의 표현으로 다른 선물을 주기도 했다. 무언가 대가를 바라고 드린 것이 아니었는데….
가을의 끝자락인 매년 11월이 되면 수백 개의 감을 수확해 이웃에게 나눠주는 것이 우리 집만의 연례행사이자, 나만의 소확행이 되었다. 올해도 300개가 넘는 감을 수확해 친척과 이웃들에게 나눠주며 우애를 다질 수 있었다.
감나무야, 내년에도 잘 부탁해.

신문 보며 얻는 작은 행복
이옥출(부산시 사하구)

전업주부로 살면서 세상 돌아가는 정보나 삶의 지식에 대해 너무 모르고 지내온 것 같아 얼마 전부터 신문을 한 부 구독해 읽고 있다. 물론 인터넷을 통해 여러 신문을 무료로 볼 수도 있지만, 신문 산업 내지는 출판 문화를 발전시킨다는 명분 아래 유료로 신문을 보는 것이다.
돈을 내고 신문을 보니 일단 본전 생각이 나서 꼼꼼하게 읽게 된다. 신문값이 언제 이렇게 올랐는지….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음주 가무나 유흥 오락 혹은 불필요한 곳에 쓰는 비용을 조금만 아낀다면 충분히 볼 수 있는 요금이긴 하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잉크 냄새 풍기는 신문을 대하니 확실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오늘은 어떤 시사 정보를 습득할지, 혹은 국제 정세는 어떻게 돌아갈지…. 배우는 즐거움이랄까, 지식 섭취의 묘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논어에서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했듯이 신문을 통해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알게 되니 기쁘기 그지없다. 전업주부로 살며 우물 안 개구리가 돼버린 것 같았는데, 신문을 통해 이젠 어엿한 지성인으로 거듭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20대 후반에 결혼해 가족 뒷바라지하고 가정경제를 돌본다는 핑계로 책이나 신문을 거의 접하지 못하고 살다가 막상 신문을 보려니 처음엔 무척 어색했다. 작은 글자를 읽으려니 눈이 침침하고 10분 이상 신문에 집중하다 보면 잠이 마구 쏟아졌다. 이젠 제법 익숙해져 이런 부작용이 많이 사라졌다.
요즘은 새벽마다 신문을 대하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굳이 책을 보지 않고 신문만 제대로 봐도 독서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신문에는 다양한 지혜나 정보가 들어 있다. 내게 신문은 하나의 백과사전이고, 미래의 길을 펼쳐주는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새벽마다 신문 보는 시간은 내게 소소한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다채로운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알게 해주고 지구촌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니 말이다. 앞으로도 신문을 읽으며 나만의 작은 행복을 누릴 생각이다.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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