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노트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고요? 환절기, 면역력 저하 시 자주 발생하는
방광염 바로 알기

방광염은 환절기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자주 발병하므로 ‘방광에 생기는 감기’라 부른다.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방광염은 주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심하면 응급실까지 찾는 방광염의 증상과 예방, 관리법을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이석영 교수에게 들어보자.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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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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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이석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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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국민건강보험공단

요도 짧은 여성에게 많이 발병

방광염이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해 생기는 방광 점막과 점막하 조직에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대개 빈뇨나 요절박 등 방광 자극 증상과 치골 상부 동통, 배뇨통 등을 호소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방광염은 환자 중 40% 정도에서 혈뇨가 동반되며 성인 여성, 특히 성적으로 활동적인 연령대와 폐경 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요로감염증이다. 비뇨기계의 구조적·기능적 이상 없이 발생하는 단순 급성방광염 형태는 주로 병원성 대장균이 원인이다. 여성에게 방광염이 잘 생기는 원인은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남성에 비해 짧고, 항문과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운 데다 회음부나 질 입구에 균 집락의 형성이 용이해서다. 그렇기에 성적 접촉에 의한 방광염 발병횟수도 증가하는데 이는 광암병 균주가 요도를 따라 들어갈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혈뇨 동반이 중증도를 나타내진 않아

방광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배뇨 시 통증이다. 10분, 20분 단위로 화장실을 가도 시원하지 않고 쥐어짜듯 소변을 보게 된다. 또 밑이 빠질 것 같은 느낌과 전기가 오르듯 자지러지는 통증에 응급실을 찾는 경우다 흔하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증상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이를 출혈성 방광염이라고 하는데 크게 당황할 필요는 없다. 출혈 여부와 방광염의 중증도와는 크게 연관이 없다. 오히려 빈뇨나 잔뇨감 정도의 증상뿐인데도 검사 후에 더 심한 균주가 발견되기도 한다. 단순 방광염의 50% 정도에서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 치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방광염 증상이 반복되고, 악화될 경우 상부요로감염으로 인한 치명적인 결과를 보이기도 하니 치료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방광염 치료는 항생제를 포함한 약물치료가 필요한데, 단순 방광염일 경우 3~5일 정도의 약물치료로 부작용 없이 소실된다. 그러나 치료시작 2주 이상에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세균에 대한 항생제 감수성검사(요배양 검사)가 필요하고 이에 맞는 적절한 항생제 투여해야 한다. 방광염에 한 번 걸리면 만성이 되기 쉽다는 말도 있지만 적절한 약물치료와 올바른 배뇨습관이나 청결 유지를 할 경우는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처음 발병 후 한두 달 내에는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받는다면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항생제 남용 특히 조심해야

가임기 여성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져 있거나 체력적 소모가 크거나 성관계 이후 단순 방광염 증상을 많이 겪는다. 피임목적으로 살정제를 자주 사용하거나 요로감염 병력이 있는 경우 빈번히 발생하기도 하다. 폐경 이후 반복적인 요실금, 방광 탈출증이나 배뇨기능 저하 등이 있을 경우에도 방광염의 발병률이 높다. 방광염의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적절한 배뇨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고 증상 발현 시 항생제 복용은 필수지만 무분열한 항생제 남용은 주의해야 한다. 방광염 치료는 항생제 약물치료가 기본인데, 실제 방광염 환자 10명 중 2~3명 정도는 내성이 확 인되는 게 현실이다. 또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다든지, 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집중해 무리를 한다든지,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피로도가 증가할 경우 자칫 면역력 저하로 인한 방광염 재발을 불러올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전한 성생활도 중요한 예방 요소이자 재발을 막는 방법 중 하나다. 특히 성병과의 관계도 잘 구분해야 하는데 실제 성병을 단순 방광염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개인위생과 청결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요실금과 같은 폐경 후 쉽게 볼 수 있는 배뇨장애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도 방광염의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재발률 높거나 만성방광염, 반드시 비뇨의학과에서 진료받아야”
이석영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일교차가 큰 환절기나 기온이 낮아지며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철에 방광염이 쉽게 유발된다고 한다.

방광염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요로감염증 중 하나다. 대부분 환절기에 많이 생기는 이유는 체내 면역력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환절기에 감기가 잘 걸리는 것과 같다. 다만 감기는 바이러스 질환이지만, 방광염은 대부분 균에 의해 생기는 단순 방광염이다. 따라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점에 많이 발병한다.

유난히 자주 걸리는 사람이 있다.

방광염은 남자보다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여성 한 명이 평생 방광염에 걸릴 확률이 보통 40~50%된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어떤 사람은 평생 한 번도 안 걸리지만, 또 어떤 사람은 시도 때도 없이 걸린다.
이와 관련된 연구논문이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발병 포인트는 성관계와의 연관성이다. 성적 활동력이 왕성할수록 생기는 경우가 많고 또 호르몬 변화가 생기는 폐경 이후에도 많이 발병한다. 방광염이 여성의 성관계와 밀접 한 관계가 있는 이유는, 여성은 남자에 비해 요도가 짧다. 그리고 항문과의 거리는 굉장히 가깝다. 질이 있고 하방에 항문이 있고, 질 바로 위가 요도니까 염증이 많이 생긴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둘 점은, 방광염에서 발견되는 균의 90% 이상이 대장균이다. 대장균은 대장이나 항문에 살고 있는 정상적 인 균주인데, 이 대장균이 소변에서 발견되는 거다. 이걸 구분해서 병원성 대장균이라 한다. 이 병원성 대장균에 의해 방광염이 많이 생기는 거다. 요도가 짧고, 항문은 가까운 여성 분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개 비뇨의학과라 하면 남성만 진료하는 곳이란 인식이 강하다. 방광염에 걸린 여성도 비뇨의학과에서 진료를 받나?

단순 방광염의 경우 내과나 산부인과 등에서 처방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재발률이 높거나 만성방광염으로 갈 때는 반드시 비뇨의학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뇨생식기의 구조적·해부학적 문제로 만성방광염이, 또 여러 원인에 의해 재발성 방광염이 생길 확률이 높다.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평생 재발한다. 굉장히 불행한 일이다. 방광염 내피세포가 상피세포이므로 균주가 아예 세포 내에서 기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컨디션이 괜찮다가 몸이 피곤하면 재발하는 식이 된다.

여성 청결제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많다.

여성 청결제 중 피임 목적으로도 사용하는 살정제 종류는 좋지 않다. 여성은 요도가 짧고 대장균에 의해 많이 발병한다고 앞서 말했다. 질 내에는 락토바실루스라는 균주가 상주한다. 이 락토바실루스가 일종의 방어막 역할을 하 는데, 청결제나 살균제 등을 사용하면 당장은 깔끔할지 몰라도 방어막까지 없애버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청결제를 사용하더라도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닦아내는 게 좋다. 또 어떤 사람은 소변을 본 후 휴지 사용이 좋지 않다고 말한다. 이는 항문에서 닦아 올리면 균주가 자연스럽게 요도 쪽으로 올라올 수 있으니 하는 말인데, 아직 근거가 명확한 건 아니다. 다만, 그런 습관이 좋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다. 요도에서 항문 방향으로 닦는 게 좋다.

방광염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들었다. 생활 속에서 지킬 수 있는 예방법은 무엇인가?

제일 중요한 것은 성관계 후 관리다. 또 주기적인 배뇨습관과 개인 청결이다. 크랜베리 주스나 비타민제 등이 효과가 있다는 말들도 있지만, 아직 연구 단계에 지나지 않고 의견이 분분하다. 또한 자주 재발하는 환자에겐 자가 항생제요법이나 성관계 후 예방적 항생제요법, 예방적 항생제의 지속복용,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면역증강요법, 폐경 여성일 경우 에스트로겐 국소도포 등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다만, 염증이 있다면 물을 많이 마셔라. 염증을 덜하게 하는 방법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방광염을 너무 간과해서도, 너무 중대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치료 가능한 질병이다. 다만, 초기 단순 방광염일 때 대충 끝내지 말고 치료를 제대로 받아야 한다. 특히 의사의 처방과 지시에 따라 항생제를 복용하는 게 관건이다. 처방받은 항생제를 제때 복용하지 않거나, 과도하게 복용하면 항생제 내성 문제가 생겨 상황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방광염에 걸린 환자 중 2~3명은 내성이 있을 정도로 수치가 높다. 마지막으로 방광염이 생긴다고 방광암으로 가는 건 아니다. 너무 큰 병이 걸렸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