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동화책
송미희(서울시 동작구)

요즘 나는 동화책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내년이면 마흔 살인데, 어린아이처럼 알록달록 귀여운 동화책을 온종일 읽고 있다. 그뿐 아니다. 동화책을 써보려고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동화 창작 수업도 듣고, 동화 구연 자격증도 준비 중이다. 도대체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지?

원래 나는 추리나 미스터리 소설을 즐겨 읽었다. 책을 읽은 날이면 어김없이 잠을 설치고, 꿈자리까지 뒤숭숭했다. 나도 모르게 말투도 차가워지고 사소한 일에도 신경질을 내곤 했다.

나를 바꾼 건 어느 날 도서관에서 읽은 동화책 한 권이다. 여름날 수박으로 만든 수영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 말 그대로 눈물이 찔끔 났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그동안 마음속에 쌓여 있던 까만 것들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당장이라도 수영복을 입고 새빨갛고 맛있는 수박 속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그날 이후 틈나는 대로 어린이 도서관 한구석에 앉아 동화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내가 직접 써보는 건 어떨까?’ 하는 욕심도 생겼다. 도서관 동화책 수업을 몇 번 들은 뒤 짧고 어설픈 동화 3~4편을 써서 제출했다. 선생님과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 그중 한 편은 고치고 또 고쳐 쓰는 중이다. 동화책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고 싶은 마음에 동화 구연 강의도 듣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직접 쓴 동화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다.

나에게 아이가 있다면 잠든 아이의 뽀얀 이마를 사랑스럽게 쓰다듬으며 동화책을 읽어줄 텐데 하는 마음이 든다. 이 좋은 것을 나누고 싶어 한 문화 재단에서 실시한 프로젝트에 참여해 매일매일 SNS를 통해 동화책을 한 권씩 소개하고 있다. 오늘 나는 소시지와 강아지의 사랑을 다룬 동화책을 읽었다. 오늘 밤 꿈속에서 그 소시지가 되어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는 꿈을 꿀 것만 같다.

이제 하루하루가 동화처럼 행복하다.

내리사랑 치사랑
송최동(서울시 도봉구)

어느덧 세월이 흘러 삼 남매도 50대로 접어들었다.
내 나이 여든 고개를 넘겼으니 당연한 순리다. 한 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삼 남매와 손주들이 건강하고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지난 2월, 대구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감염자가 속출했다. 맏딸이 대구시에 거주하고 있었기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아내와 나는 걱정이 되어 구하기 어려운 마스크와 식품을 부지런히 택배로 보냈다. 코로나19 여파로 소규모 수학 학원을 운영하던 딸아이는 학원 문을 닫으면서 수입이 부쩍 줄었다.

“얘야! 어떻게 생활하니? 불안하고 걱정이 많구나!”

어버이로서 내리사랑을 표출하면 딸과 사위는 “저희들은 괜찮아요. 방역 수칙을 지키며 조심하면 바이러스에 전염되지 않겠지요”라며 부모의 걱정 덜어주는 위로의 말을 전하곤 했다. 마스크 말고도 아내는 틈나는 대로 밑반찬을 만들어 딸에게 보냈다.

시간이 제법 흘렀다. 계절도 바뀌었다.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던 코로나19가 이제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퍼져 반대 상황이 되었다. 딸과 사위는 우리 내외를 걱정하며 건강식품과 마스크를 부지런히 보냈다. 몇 달간 학원 문을 닫아 생활에 지장이 있을 텐데, 내색하지 않고 치사랑으로 어버이 은혜에 보답하는 갸륵한 정성이 더없이 기특하고 고마웠다.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는 두 아들은 며느리와 손주들이 번갈아 찾아와 80대 노인이 코로나19에 전염될 확률이 높다며 외출을 삼가라고 신신당부한다.

가까스로 학원 문을 연 딸은 이전보다 학생 수가 적어 수입은 줄었지만, 열심히 강의하고 있다며 소식을 전했다. 무자식 상팔자라는 말이 있지만, 자녀는 있어야 한다는 나름의 논리를 주장하며 내리사랑 치사랑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긴 장마와 크고 작은 태풍 등 2020년을 악몽의 해라고 하지만, 코로나19를 잘 극복하면 반드시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여러분의 작은 행복 이야기를 <건강보험>에 보내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모바일 상품권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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