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최희경(서울시 강서구)
제 나이 일흔세 살. 천신만고 끝에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업을 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취업하기 위해 수없이 면접을 보고 팩스로 이력서를 보냈지만, 늘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안 되는 이유는 단 하나, 나이가 많다는 거였다.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에 동네 인력사무소를 찾았다. 바로 일할 수도 있다는 주변 사람들의 조언대로 안전화를 사 신고 면장갑도 챙겨 새벽 5시쯤 집을 나섰다.
“올해 몇이요?”
“49년생입니다.”
“업체에서는 70 이하로만 보내달래요. 70 이상이네요. 일할 생각 말고 그냥 놀아요~”
‘이런! 내 몸과 마음은 아직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데 주변에서 도통 알아주지를 않는구나’ 하는 좌절감이 들 즈음 아파트 경비원이 되었다. 그리고 선물 같은 순간이 찾아왔다.
“수고하십니다.”
“수고하십시오.”
아파트 주민들은 나를 볼 때마다 인사를 건넨다. 지난달에는 한 학생이 이사를 가면서 경비 초소에 엽서를 두고 갔다. 얼굴을 보면 몇 층 몇 호에 사는지 알겠지만 이름만으로는 알 수 없어 아쉬웠다. 학생이 주고 간 엽서 한 장에 경비 일을 해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면을 빌려서나마 이 고마운 마음이 전해지기를.
“학생, 고마워요.”
용희분(부산시 수영구)
장맛비가 한차례 지나간 뒤 다시 이어폰을 낀다. ‘또 한번 시작해볼까!’
최근 장윤정의 ‘어부바’ 노래에 맞춘 라인댄스를 배우기 시작했다. 취준생(취업 준비생)과 한 공간에 살고 있으니 눈치 보거나 비위 맞추느라 숨죽일 법도 하지만 ‘나도 살고 보자’는 생각에 배짱이 늘었다.
한번 본 동작은 금세 따라 할 만큼 나름 순발력이 좋은 시절도 있었는데. 그 순발력은 다 어디로 갔는지, 마음처럼 동작이 익숙해지지 않았다. 연습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퇴근한 남편이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땀범벅이 된 내 얼굴을 보고 묻는다.
“뭐~하노, 어디 대회라도 나갈라꼬?”
익살스러운 얼굴로 비웃는 남편을 향해 씩씩거리다 “오늘은 이만 접어야겠다” 한마디 내뱉고는 음악을 꺼버렸다.
6학년 2반, 10여 년 전 큰 수술을 받으며 삶의 끈을 놓으려 한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지금 이 순간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할 법도 한데, 사람은 금세 망각하고 만다. 물질이 풍족하면 정신이 빈곤하고, 그도 아니면 상대적 빈곤 운운하며 자신의 불행이 남 탓이라고 불만을 쏟아내기도 한다.
이 나이에 배운 라인댄스는 삶에 활력을 준다. 불만이나 쓸데없는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다. 동작이 그리 어렵지 않은 데다 다리에 크게 무리도 가지 않아 나이 들어 배우기 좋은 춤이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따라 하는 신명도 있으니 정말 좋은 스포츠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동네 앞산 중턱 공터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라인댄스 연습에 돌입했다. 그러다 어떤 여자분이 대뜸 “나도 라인댄스 배우는데 한번 따라 해도 되겠느냐”고 해서 “어부바 부비부비바~ 사랑해요 어부바~” 노래 가사에 맞춰 함께 신나게 춤을 췄다. 무엇이든 열정을 다해 배우다 보면 건강도 되찾고, 즐거움도 따르는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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