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소확행

우리들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은 무엇인가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건강보험> 독자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건강은 챙기고, 고민은 버리기

김정남(경남 진주시)

어느 날부터인가 마트를 가거나 조금만 걸었다 싶으면 무릎이 시큰거렸다. ‘이제 나도 나이를 먹는구나’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면서 점점 만사가 귀찮게만 여겨졌다. 갈수록 집에만 있고 싶었다. 아는지 모르는지, 하루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계속 집에만 있으면 더 우울해져~ 물과 간식은 내가 준비했으니까 등산 가자!”

나를 위해 마음 써주는 친구의 성의는 고마웠지만, 막상 준비하고 나가려니 선뜻 ‘그러자’는 말이 나오질 않았다. “오늘은 좀 그런데, 다음에 가면 안 돼?”라며 핑계를 댔지만 친구는 막무가내였다. 그 성화에 못 이겨 마지못해 따라나선 길. 산이라고 해봐야 아파트 뒤에 자리 잡은 나지막한 뒷동산 정도였지만 무릎이 좋지 않은 나로서는 딱 적당한 높이였다.

친구를 따라 종종걸음으로 산길을 올랐다. 낮은 오르막에서도 숨을 헐떡거렸고, 얼굴은 곧 터질 듯이 빨개졌다. 무릎이 안 좋다거나 우울하다는 생각은 까마득히 잊었다.

그렇게 몇 번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자 숲이 우거진 곳에 운동기구들이 즐비하고,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의자와 책까지 준비된 ‘숲속 쉼터’라는 곳이 나왔다.

우리는 빈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헐떡이는 숨을 고르고 열을 식히며 꽁꽁 언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야~ 물맛이 최고네”라고 외쳤다. 준비한 간식을 먹고 있자니 힘들게 걸을 때는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던 새소리, 풀향기, 실바람이 느껴지고 등줄기에 흐르던 땀이 식으며 시원하기까지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삼삼오오 짝을 지어 산을 오르거나 내 또래 사람들이 쉼터에 누워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래, 젊을 때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쉬어 가라고 여기저기 몸이 아픈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제야 머릿속을 온통 뒤덮고 있던 고민이 사라지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재난지원금으로 더욱 끈끈해진 우리 가족?!

이옥란(경남 통영시)

시어머니와 우리 부부, 자녀 둘. 5인 가족인 우리 집은 코로나 재난지원금으로 100만 원을 받았다. 공동 생활비로 지출해도 되지만, 나름 한 사람당 책정된 금액이 있는 터라 혼자 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각자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하자며 어머니 20만 원, 딸 아들 각각 10만 원씩 현금을 봉투에 넣어서 줬다. 나머지는 우리 가족 생활비로 사용했다.

다음 날 근무를 마치고 퇴근해서 부산하게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가족이 다 모였다. 외출하고 돌아오신 어머니 손에는 검은 봉지가 들려 있었다. 열어보니 붉은색이 선명한 소고기였다. “우리 가족이 건강해야 모든 일이 잘되는 거”라며 “저녁에 다 같이 먹자”고 하셨다.

딸아이 손에는 수제 케이크가 들려 있었다. 돈 생기면 꼭 사드리고 싶었단다. 아들 녀석도 손에 묵직한 뭔가를 들고 들어왔다. 아들이 사 온 것은 다름 아닌 족욕기였다. 평소 할머니와 부모님의 발을 편하게 마사지해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에 학교를 마치고 의료기 가게에 들러서 사 왔다고. 아들은 행여 우리가 부담이라도 가질까 봐 비싸지 않은 것으로 골랐다며 편하게 쓰시라는 말과 함께 손에 든 것을 내밀었다.

각자 하고 싶은 게 있었을 텐데···. 서로를 위한 마음이 앞서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재난지원금이라는 보너스가 생겨서 좋았는데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까지 덤으로 얻었다.

맛난 소고기에 케이크까지, 우리 가족은 푸짐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화목함’까지 먹었다. 그리고 아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족욕기는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는 물건이 되었다. 코로나19가 계속되는 건 힘들지만, 재난지원금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끈끈한 우리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여러분의 ‘소확행’은 어떤 것인가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을 줄여 소확행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의 소확행’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소소하게 누리는 나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독자 여러분을 위한 지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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