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바로 알기 특별 기획 ③

치매에 대한 편견 타파 10문 10답치매, 잘못된 정보가 두려움을 만든다

우리나라 노년층의 3명 중 2명은 치매가 자신과
관련 없는 질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12분마다
1명의 치매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전체 79만 명의 치매 환자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2019년 기준) 문제는 환자의 증가세에
비해 치매에 대한 사회 인식이 절반 수준으로 낮다는
것이다.
치매를 불치병으로 여기거나,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다는 잘못된 정보가 만연해 있는 것.
오해에 가려진 치매의 진실을 10문 10답으로
알아보자.

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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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질병관리본부, 중앙치매센터

Q1 건망증이 곧 치매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다.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잊어버리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지만,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원히 상실하는 뇌질환이다. 건망증은 점심으로 먹은 반찬 중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점심을 먹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치매다. 치매는 심한 건망증과 함께 새로운 정보 습득이나 지시를 따르는 일이 어려워지고, 시간 개념도 둔해진다. 여기에 감정 변화가 극심하고, 조리·식사·운전·목욕 등의 일상 활동도 점차 어려워지는 특징이 있다.

Q2 치매는 항상 기억장애를 동반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전두측두엽 치매는 기억장애와 방향 감각 소실보다 ‘성격 변화’가 먼저 찾아온다. 전두측두엽 치매의 경우 한자리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서성거리며, 반복적 행동(문을 수시로 여닫기, 쓸데없이 화장실 출입하기, 같은 말이나 노래를 하루 종일 반복하기)을 하고, 소변이나 대변을 참지 못하고 싸는 증상 등을 보인다. 이상 행동이 많기 때문에 초기에 다른 정신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Q3 치매는 불치병이다?

치매는 후천적 뇌질환으로 70여 가지의 원인 질환이 있는데, 치매 환자의 10%는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원상 회복이 가능하다. 10~30%를 차지하는 혈관성 치매는 원상 회복이 어렵더라도 심한 상태로 악화되는 것을 늦출 수 있다. 그리고 60% 정도를 차지하는 신경퇴행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의 치매는 근본 치료 방법이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초기에 치료하면 증상을 완화하거나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Q4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같은 말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 원인 질환이다. 비정상적 단백질 응어리들이 서서히 뇌에 쌓이면서 뇌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퇴행성 뇌질환의 병명을 알츠하이머병이라고 한다. 치매는 병명이 아닌 기억장애, 시공간 지각력, 판단력, 추상적 사고력, 실행 능력, 언어 능력 저하 같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남을 말한다.

Q5 환자 본인에게 치매를 알리지 마라?

치매 진단을 받으면 가족은 치매 여부를 환자 본인에게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 치매 여부를 알렸다가 심리적으로 더 불안해하거나 상태가 악화될 것을 염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치매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주면 환자는 본인의 정신적 문제뿐 아니라 신체적 변화를 알게 되어 오히려 안심할 수 있고, 미리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이 치매를 부정하고 힘들어하면 질병에 대한 자세한 설명보다는 환자의 반응을 살피고, 가족의 도움과 지지로 안정을 시키며 이해시켜나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Q6 우울증에 걸리면 치매가 된다는데?

노인 우울증은 치매의 위험 요인이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우울증이 없는 사람보다 2~3배 정도 높아진다. 우울증이 동반될 경우 치매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Q7 치매도 유전될까?

치매의 원인이 되는 모든 질환이 유전병에 속하진 않는다. 다만 치매의 대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약 5%는 유전이 되는 가족성 알츠하이머병이다. 유전으로 발병하는 치매는 대개 40~50대에 발병하고 진행이 빠른 특징이 있다. 유전병이 아니더라도 부모나 형제 중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을 경우, 같은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대한 가족력이 있으면 혈관성 치매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Q8 치매는 노인에게만 생기는 질병이다?

꼭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치매 환자 중 약 10%는 65세 이하 환자들이다. 최근에는 치매의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어 젊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6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치매를 ‘초로기 치매’라고 하는데 전체 치매의 1% 미만이다. 젊은 나이에 치매가 발병할수록 유전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초로기 치매를 유전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집안에 초로기 치매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유전으로 설명할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Q9 치매 환자도 운전이 가능하다?

오랜 시간 동안 익숙하게 해오던 운전자인 경우 치매 초기에도 제한된 범위에서 운전은 가능하다. 하지만 병의 진행 속도를 예측하기 어려워 초기 치매 환자라도 안전을 위해 차량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자 본인이 운전을 고집한다면 주위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Q10 약을 먹으면 증상이 더 나빠진다?

약 복용 후 증상이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면 보호자는 우선적으로 약물 중단을 시도한다. 하지만 항정신병 약물의 경우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고, 부작용이나 약의 상호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에 나타나는 모든 문제를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