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

한국 최초로 하와이 페스티벌에 진출한
코리아 시니어 우쿨렐레 클럽
하와이여 기다려라, 우리가 ‘또’ 간다

지난해 우쿨렐레의 고향 하와이에서 매년 열리는
우쿨렐레 페스티벌에 최초로 한국 시니어팀이
출전했다. 바로 코리아 시니어 우쿨렐레 클럽이다.
하와이에서 성공적 데뷔를 마치고 또 한번 도전을
준비 중인 주역들을 만났다.

길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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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다영

간절함으로 이뤄낸 하와이행

김경자(74세), 오근자(74세), 홍숙기(67세) 씨가 회원으로 활동 중인 코리아 시니어 우쿨렐레 클럽은 지난해 7월, 한국 시니어 최초로 하와이 우쿨렐레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우쿨렐레의 본고장인 하와이에 꼭 가보고 싶었다는 오근자 씨는 하와이 페스티벌 참가야말로 클럽 회원 모두의 꿈이자 목표였다고 말한다.

“처음부터 페스티벌에 참가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회원들끼리 하와이에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무작정 돈을 모으던 중에 페스티벌에 대해 알게 된 거죠. 이왕 하와이에 갈 거면 우리도 페스티벌에 참가해보자는 마음으로 선생님께 함께 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노인 10명의 인솔자가 된다는 부담감에 회원들의 청을 거절했던 강사 김성은 씨는 우쿨렐레에 대한 회원들의 열정과 진지함을 알기에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하와이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냥 웃어넘겼는데, 어느 날 검은 봉지에 든 돈뭉치를 주시더라고요. 자녀에게 부탁해 페스티벌 사이트를 번역해 오시기도 하고요. 모두의 간절함으로 이뤄낸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무대 위에서 꿈을 이루다

회원들은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약 5개월 동안 우쿨렐레 연습에 매진했다. 주최 측에 제출하기 위해 난생처음 프로필 사진도 찍고, 영어 공부는 물론 하와이 노래와 문화 강좌까지 섭렵했다. 무대에 오르기까지 매일매일 가슴 설레는 날이었다며 김경자 씨가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평균연령 75세의 회원 10명은 우쿨렐레 연주를 위해 9시간 비행도 마다하지 않고 하와이로 날아갔다. 하와이 페스티벌 무대에 섰을 때 홍숙기 씨는 꿈을 이룬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깨달았다고 했다.

“생각만 할 게 아니라 말하고 행동하면 진짜 이루어지는구나 싶었어요. 연습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연주 걱정은 안 했어요. 그저 행복하고 벅찬 순간이었지요.”

하와이를 찾은 회원들은 페스티벌 무대 외에도 한인 요양원과 노인 복지 센터를 방문해 공연을 펼쳤다. 홍숙기 씨는 하와이의 한인 시니어들과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하와이 페스티벌에 다시 한번 참가할 것을 예고했다.

2019년 하와이 우쿨렐레 페스티벌에 참석한
평균연령 75세의 클럽 회원들
행복할 시간, 바로 지금

우쿨렐레를 시작한 지 5년째인 김경자 씨에게 우쿨렐레란 현실의 고민을 잊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사별한 남편의 간병과 지병으로 우울했던 시기를 버텨내는 데 큰 힘이 된 것은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시간이었다.

“현실은 누구나 똑같이 힘들지만 그걸 극복하게 하는 나만의 것을 하나씩 만들어야 해요. 길게 생각하면 속상한 일이 많지만, 당장 오늘 하루를 살아내야죠. 하루하루를 살다 보면 그게 연결되는 거예요.”

우쿨렐레 연주자로 무대에 오르며 활력을 얻었다는 오근자 씨는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지금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한테는 나이 탓할 시간도 없어요. 늦었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해요. 하고 싶으면 하고 가고 싶으면 가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또 하와이에 갈 거예요. 다음으로 미루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잖아요.”

시니어들은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행복을 뒤로 미루지 말라고, 기회는 바로 지금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