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가이드

봄날 피로 해소제, 주꾸미

몸이 나른해지는 봄, 제철 몸보신이 필요하다면
주꾸미가 제격이다.
봄 주꾸미에는 원기를 회복하는
성분이 가득하다.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쫄깃한 살에 알이 꽉 들어차 있어 맛도
식감도 만점이다. 주꾸미를 먹어야 한다면
바로 지금이다.

강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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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쑥
씹을수록 퍼지는 고소함

한 해 잡히는 주꾸미의 반 이상이 봄에 몰려 있다. 수온이 오르면 평소 바위틈에 살던 주꾸미들이 먹이인 새우를 쫓아 서해 연안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이 무렵 주꾸미는 투명하고 맑은 알을 가득 품고 있다. 그래서 다른 때보다 깊은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봄철 주꾸미는 씹을수록 은근한 맛이 우러나는데, 특히 암컷 몸통에 쌀알처럼 들어 있는 알집을 씹을 때 퍼지는 고소한 맛은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머리가 동그스름하고 다리가 여덟 개라 낙지와 혼동할 수 있지만, 맛을 보면 차이가 분명하다. 낙지보다 연하고 오징어보다 고소한 것이 주꾸미다. 왠지 ‘쭈꾸미’라고 불러야 그 식감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주꾸미’가 표준어다. 주꾸미든, 쭈꾸미든 어떠하리. 지금 먹는 주꾸미 맛이 일품인 건 변함없는 사실일 테니.

콜레스테롤은 낮추고 원기는 높이고

주꾸미는 타우린을 풍부하게 함유해 원기 회복 식재료로도 손색없다. 보통 100g당 1305mg의 타우린이 들어 있는데, 낙지(573mg)나 꼴뚜기(733mg)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양이다.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뿐더러 혈액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주꾸미가 영양학적으로 돼지고기와 궁합이 좋다는 건 그런 이유다. 주꾸미의 타우린 성분이 돼지고기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꾸미 하면 떠오르는 검은 먹물에도 영양분이 가득하다. 일렉신이라는 이름의 이 성분은 암세포 증식을 막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주꾸미 먹물은 더러운 것으로 여겨 버리곤 했는데, 효능이 알려지면서 귀하게 대접받고 있다. 주꾸미가 건강에 좋은 또 다른 이유는 지방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100g에 47kcal로 칼로리도 낮은데, 주꾸미 100g당 1.4mg의 철분을 섭취할 수 있어 빈혈을 예방하는 데도 좋다. 비타민 C가 많은 채소와 주꾸미를 함께 먹으면 철분 흡수가 빠르다는 것도 기억해두자. 다만 주꾸미의 칼슘과 시금치의 수산 성분이 만나면 신장이나 방광에 결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신선한 주꾸미를 골라 잘 손질하려면

보다 신선한 주꾸미를 고르려면 다리와 눈, 머리를 확인해야 한다. 다리의 빨판이 또렷하고, 눈 아래 금테가 선명하며, 머리 색이 어두운 것을 고르자. 주꾸미는 신선할수록 어두운 자회색을 띠고 신선도가 떨어지면 색이 점점 흐려지기 때문이다. 살짝 눌러봤을 때 탄력이 전해진다면 싱싱한 상태다. 신선한 주꾸미를 구입한 다음 차례는 손질이다. 주꾸미 몸통에 세로로 칼집을 내고 머리를 뒤집어 내장과 알, 먹물을 떼어내면 된다. 특히 먹물은 연결 부분을 손이나 칼을 이용해 살짝 누르면서 밀어내면 좀 더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그다음은 다리를 뒤집어 안쪽에 박힌 입을 빼면 된다. 주꾸미 빨판에 붙은 뻘이나 진액을 없애기 위해선 밀가루와 굵은소금이 필요하다. 이들 재료를 뿌려 바락바락 주무른 후 흐르는 물에 헹궈내면 말끔한 주꾸미가 나타난다. 주꾸미를 보관할 때는 하루 이내는 냉장·냉동 보관을, 장기간이라면 손질 후 데쳐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주꾸미
봄철 별미, 주꾸미 더 맛있게 먹는 법

주꾸미샤브샤브 냉이, 쑥갓 등 봄나물을 넣어 끓인 맑은 국물에 주꾸미를 살짝 익혀 초장에 찍어 먹으면 구수한 맛이 입안 가득 전해진다. 다리는 살짝 데쳐 먹되, 알이 든 머리는 먹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익히는 게 비결. 실수로 먹물을 터뜨려도 괜찮다. 국물에 흘러든 먹물이 색다른 짭조름한 맛을 선사한다.

주꾸미탕탕이 잘게 썬 주꾸미 다리에 살짝 두른 참기름 양념이 고소한 향을 풍기는 별미다. 익힌 주꾸미가 쫄깃하다면, 회로 먹는 주꾸미는 탱탱하다. 낙지탕탕이와는 또 다른 풍미와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주꾸미볶음 고추장, 고춧가루, 진간장, 설탕, 다진 마늘, 후춧가루면 양념장 재료는 다 준비됐다. 손질한 주꾸미와 양념장, 채소를 한꺼번에 넣어 약한 불에서 볶는다. 너무 센 불로 요리하면 양념이 탈 수 있으니 채소에서 수분이 빠져나오기 전까지 주의해야 한다. 수분이 생기면 센 불로 재빨리 볶은 다음 깨를 뿌리면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