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가이드

놓치지 말아야 할
이달의 제철 음식, 딸기

‘겨울 딸기가 여름 딸기보다 맛있다’는 말은
사실이다. 낮은 온도에서 숙성되며 자란 딸기는
과육이 단단하고 당분이 많아 신맛이 덜하다.
달콤하고 진한 딸기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추운 겨울이 제격이다.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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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진흥청

딸기
달라진 딸기의 제철

딸기의 제철이 겨울로 바뀌었다. 10년 전만 해도 봄부터 초여름까지 수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기후변화와 농업 기술의 발달로 제철이 달라진 것이다. 노지에 재배하던 시절엔 5~6월이 딸기의 제철이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5월에 초여름 날씨를 보이면서 딸기의 파종 시기가 점차 빨라졌다. 딸기는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수정이 불가능하며, 날이 더울수록 신맛이 강하고 당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6월에 찾아오는 장마와 태풍도 딸기의 품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렇듯 외부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된 하우스 재배가 정착되면서 노지 재배는 거의 종적을 감추었다. 겨울 딸기의 맛과 영양이 여름 딸기보다 뛰어난 것도 결정적 이유다.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식감이 무르고 낮은 당도에 신맛을 내는 유기산 함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렇듯 요즘은 맛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선점하며 겨울 딸기가 사랑받고 있다.

겨울철 비타민 C 저장고

겨울철 대표 과일로 떠오른 딸기는 겨우내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하기에 더없이 좋다. 90%가 수분으로 이루어진 딸기에는 단백질, 칼슘, 철, 비타민 C 등이 고루 함유되어 있다. 겨울 딸기에는 비타민 C가 100g 기준 80㎎ 정도 들어 있는데, 이는 레몬보다 2배나 높은 수치다. 하루에 6~7개의 딸기만 먹어도 비타민 C 일일 권장량(100㎎)을 모두 섭취하는 셈이다. 비타민 C는 감기 예방, 노화 방지는 물론 피부에 멜라닌 색소가 축적되는 것을 막아 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해준다. 맛있는 딸기가 기미·주근깨를 막아주는 특효약인 셈이다. 입안이 헐거나 잇몸 출혈 등 비타민 C가 부족해 발생하는 현상에도 효과적이다.

건강을 지키는 빨간 맛

딸기의 강렬한 빨간색에는 건강에 이로운 성분이 가득하다. 딸기에 함유된 붉은 천연색소 ‘안토시아닌’은 망막에 있는 빛 감지 색소의 일종인 ‘로돕신’의 재합성을 촉진해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시력을 보호한다. 안토시아닌을 함유한 딸기를 꾸준히 섭취하면 안구건조증과 백내장‧황반변성 등 안구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붉은 색소 ‘라이코펜’ 역시 항산화 성분으로 활성산소를 억제해 면역력을 강화하고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 성분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쌓이는 것을 방지해 심혈관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빨갛게 잘 익은 딸기에 안토시아닌과 라이코펜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딸기, 똑똑하게 먹자

맛 좋고 영양도 풍부한 딸기를 제대로 먹으려면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먼저 딸기를 씻을 때는 30초 이상 물에 담그면 안 된다. 딸기의 비타민 C는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어 오래 담가두면 비타민 C와 단맛이 흘러나와 영양가 없는 밋밋한 딸기를 먹게 될 수 있다. 딸기는 열을 가하거나 믹서에 갈지 말고 되도록 생으로 먹는 것이 좋다. 생으로 먹을 때에도 설탕을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설탕이 딸기에 함유된 비타민 B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단맛이 아쉬울 때는 자연산 꿀에 찍어 먹어보자. 자연산 꿀은 우리 몸에 바로 흡수될 수 있는 과당 형태로 딸기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파괴하지 않는다. 우유나 생크림 등 유제품과 함께 섭취하는 것도 좋다. 딸기에 풍부한 구연산과 비타민 C가 유제품에 함유된 칼슘과 철분의 흡수를 돕는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딸기 품종
딸기

설향 딸기 재배의 80%를 차지하는 품종으로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해 인기가 많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일본 여자 컬링 선수가 “한국 딸기가 맛있다”고 인터뷰한 바로 그 품종이다.

육보 단단하고 둥그런 모양이 특징. 적당한 산미와 특유의 사각사각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저장성이 강해 냉장고에서 일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장희 길쭉하고 날씬하게 생겼으며 신맛이 거의 없고 단맛이 강하다. 연한 과육 때문에 저장성이 떨어지고 빨리 무르는 것이 단점이다.

매향 수출 전용 품종으로 단단한 육질과 저장성, 뛰어난 당도가 특징. 하지만 병충해에 약하고 재배하기 까다로워 비싼 가격이 흠이다.

킹스베리 일반 딸기보다 두 배가량 커서 ‘주먹 딸기’라고도 불린다. 평균 당도 9.8브릭스로 설향(9.6브릭스)보다 강한 단맛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금실 복숭아 향이 나는 딸기. 국산 품종인 설향과 매향을 교배한 것으로 12브릭스에 달하는 높은 당도가 특징이다. 홍콩과 베트남 등 해외로 수출돼 한국 딸기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만년설 연한 분홍빛이 특징으로 ‘딸기는 빨갛다’는 고정관념을 깬 딸기다. 얼핏 보면 덜 익은 것 같지만, 일반 딸기보다 20%가량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