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트래블

빛으로 꾸는 꿈서울빛초롱축제 따라 떠나는 여행

11월이 되면 청계천 일대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해진다.
오색찬란한 형형색색의 등이
청계천의 밤을 눈부시게 밝히기 때문.
서울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서울빛초롱축제’를
따라 광화문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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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관광공사, 서울관광재단

동화 속을 걸어볼까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길목, 11월 1일이 되면 청계천으로 가보자. 제법 추운 날씨도 잠시 잊을 만큼 아름다운 밤이 기다린다. 2009년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시작한 서울빛초롱축제는 매년 25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서울의 대표 겨울 문화 관광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청계광장에서 수표교까지 1.2km 구간을 화려하게 밝히는 다채로운 등이 장관을 이룬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서울빛초롱축제는 매년 다른 테마로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동화다. 모두 네 구간에 나눠 전시되는데, 청계광장에서 시작하는 1구간은 ‘당신의 동화, 서울’, 청계분수에서 광통교 사이 2구간은 ‘서울, 동화를 만나다’, 광통교에서 장통교 사이 3구간은 ‘서울, 옛 시간을 이야기하다’, 장통교에서 수표교까지 4구간은 ‘함께 꿈꾸는 동화, 서울’로 꾸민다. <피터팬>과 <알라딘> 같은 세계 명작 속 주인공부터 <혹부리영감>, <선녀와 나무꾼> 등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 속 주인공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소망등 띄우기, 복 초롱 등 만들기 등 참가비 5000~1만 원을 지불하면 색다른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축제 입장은 무료다.

도시의 밤을 밝히는 서울빛초롱축제
빛초롱축제에서 소망등을 띄우는 모습

‘뉴트로’를 만나러 을지로로

근대 가옥이 즐비한 북촌. 가회동 백인제 가옥이나 안국동 윤보선가가 대표적이다.

늦은 저녁까지 축제를 즐기다 보면 출출해지기 마련. 맛과 멋을 동시에 즐기고 싶다면 을지로로 가보자. 청계광장에서 출발해 도보로 20분가량 소요되는데, 청계천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오래된 인쇄 골목일 뿐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레트로 감성 충만한 카페나 바가 즐비하다. 요즘 20~30세대의 SNS 단골 해시태그가 바로 을지로다.

40~50대에겐 촌스러워 보일지도 모르지만, 젊은 세대에겐 오히려 신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현상을 ‘뉴트로’라고 한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의 합성어다. SNS에서 유명한 가게를 찾아가 보자. 크고 작은 골목이 얽히고설켜 점찍어둔 가게를 찾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헤매는 것 자체가 즐거운 곳이 을지로다.

익선동 한옥 거리도 추천할 만하다. 청계천에서 도보로 20분이 채 안 되는 거리, 종로3가역 4번 출구와 6번 출구에서 북쪽으로 한 블록 정도 걸어 들어가면 된다. 단층 한옥 사이로 난 좁은 골목길이 아기자기하고 이색적이다. 꼭 어딘가 들어가지 않아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북촌으로 완성하는 광화문

광화문의 대표 관광지를 꼽으라면 북촌한옥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청계천에서 북쪽으로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것도, 인사동을 가로지르는 것도 좋다. 그렇게 30분쯤 가다 보면 익선동과는 또 다른 느낌의 한옥 골목이 나온다. 북촌이다.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자리한 이곳은 조선 시대 고관대작의 주거지였다. 지금의 모습은 1930년대 주택 경영 회사들이 북촌의 대형 필지와 임야를 매입해 중소 규모의 한옥으로 개량한 것. 근대 한옥의 전형이다. 하지만 북촌 구석구석엔 조선 시대에 궁인과 백성이 이용하던 빨래터부터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의 가옥 등이 남아 있으니 그야말로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

한옥의 멋과 분위기가 묻어나는 북촌 골목길 곳곳에는 일명 ‘북촌8경’이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진 촬영대(포토 스폿)도 마련해놓았으니, 북촌 8경을 찾아 걷는 것도 좋을 듯하다. 안국역 3번출구 북촌문화센터에서 안내 책자를 챙기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한옥도 있으니 놓치지 말자. 해설을 원한다면 서울시 공공 서비스 예약 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한 뒤 시간에 맞춰 가면 된다.

재미있는 상점이 늘어선 익선동 골목
추억의 물건이 가득한 선동상점 풍경
Information
2019 서울빛초롱축제

기간 2019년 11월 1일(금)~17일(일)
장소 청계천(청계광장~수표교)
점등 오후 5시
소등 오후 10시(토·일 오후 11시)

북촌의 풍경
한복을 입고 북촌 골목을 누비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오감 만족! 트래블 액티비티
가회민화박물관에서 직접 그린 민화로
기념품 만들기

북촌한옥마을에 위치한 가회민화박물관은 2002년에 개관했으며 조선 시대 민화와 부적, 현대 민화를 전시한다. 직접 민화를 그려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잔 받침, 텀블러, 부채, 에코 백 등 직접 칠한 민화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비용은 제각각 다르다. 미리 예약하면 누구든 할 수 있지만 박물관 행사가 있는 날에는 제한한다. 월요일은 휴관하며, 10시부터 6시까지 문을 여니 체험 시간을 감안해 여유롭게 방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