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B

본문영역

컨텐츠 영역

HAPPINESS OF SENIOR

#실버스타

반전  매력  할담비의
미치도록
즐거운  인생! 유튜브 크리에이터  지병수 씨

상상이나 했을까. 일흔일곱 나이에 유명인이 될 거라고.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신나게 노래 솜씨를 뽐낸 게 전부인데 하루아침에 ‘할담비’라는 애칭이 생긴 건 물론 실버크리에이터에 도전할 기회까지 얻었다. 긍정적 마인드로 오늘을 즐기는 지병수 할아버지를 만나본다.

 정은주 기자   사진 유튜브 ‘KOREAN GRANDPA’S CRAZY K-POP 할담비 지병수’

 노래 한 곡으로 맞이한 전성기

유독 주변을 밝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KBS ‘전국노래자랑’이 배출한 스타, 지병수 할아버지가 그러하다. 그가 서울 종로구 편에 출연해 부른 노래는 손담비의 ‘미쳤어’. 빠른 템포의 곡과 농염한 춤을 개성 있게 소화해 무대를 그야말로 초토화시켰다. 대중들은 평범한 이웃집 할아버지의 반전 매력에 열광했다. 여든이 가까워오는 나이임에도 젊은이 못지않은 끼를 발산하는 모습이 엔도르핀 그 자체라는 반응. 그의 방송 출연 영상은 유튜브에 공개되자마자 조회 수 220만을 훌쩍 넘겼다. 게다가 원곡 가수인 손담비와 합동 무대를 선보인 것은 물론, 최근에는 각종 방송과 광고, 프로야구 시구 러브콜까지 받으며 뜻밖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지병수 할아버지는 지금의 상황이 즐거우면서도 어리둥절하다. 노인복지관에서 노래도 배우고 봉사도 하며 지내던 여유 대신 새로운 경험들로 하루하루가 꽉 채워졌으니까. 지인들의 추천으로 노래자랑에 나가 평소 즐겨부르던 곡을 불렀을 뿐인데,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는 걸 볼 때면 ‘이런 게 보람이구나’ 싶은 마음도 든다고 말한다.

 춤과 오랜 사랑에 빠진 긍정맨

춤사위가 예사롭지 않다 싶었더니, 역시 그는 춤꾼이었다. 대학 졸업 후 회사생활, 의상실 운영, 음식 장사 등을 하다 우연히 한국무용을 접하게 되었다고. 다소 늦은 시작이었지만 워낙 재능이 특출했기에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이후 18년 동안 국내와 일본에서 공연을 하며 화려한 시절을 누렸다. 남부럽지 않은 삶이었다. 자유로웠고, 돈도 꽤 벌었고, 무엇보다 재능을 펼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스스로 인정하는 젊은 날의 전성기였다. 그러다 보증을 잘못 선 탓에 하루아침에 빈털터리가 되는 굴곡이 찾아왔는데, 그의 비범함은 위기에 제대로 빛을 발했다. 낙담은 잠시, ‘원래부터 내 돈이 아니었나보다’ 하고 툭 털어버린 것. 경제적 문제로 생활은 조금 팍팍해졌지만, 마음만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맑음이다.

 유튜브에서도 계속되는 할담비 신드롬

지병수 할아버지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4월, ‘Korean Grandpa’s crazy K-pop 할담비 지병수’라는 유튜브 채널을 연 것. 어느덧 구독자가 9천여 명. 조회 수도 68만 회에 달한다.
지금까지 방송에 출연한 영상과 후기를 비롯해 집 공개, 인생 이야기, 페스티벌 영상, 춤과 노래 등 20여 편의 콘텐츠를 올리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유튜브 채널에서는 요즘 틈틈이 준비 중인 전국노래자랑 연말 결산 무대도 살짝 엿볼 수 있다. 그는 말한다. 즐겁게 사는 데 그리 특별한 방법은 필요치 않다고. 마음을 넓게 먹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래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드는 것. 지병수 할아버지의 행복 비결은 이처럼 단순하고도 간단하다.
항상 눈이 닿는 곳에 직접 쓴 메모인 ‘얼굴엔 웃음, 마음은 여유, 가슴엔 사랑’을 붙여두고 되뇐다는 그. 요즘은 건강이라는 바람이 하나 더 늘었다. 나이는 한 살 한 살 더해지지만 마음만은 세월을 역행하는, 지병수 할아버지의 인생 2막이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