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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OF SENIOR

#실버스타
요리 유튜버 ‘심방골주부’ 조성자 씨

요리 유튜버 ‘심방골주부’ 조성자 씨

추억을
돋우는 _ 엄마표 레시피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 같은 게 없으면 어떤가.
엄마가 정성껏 만들어준 음식은 늘 최고인 걸.
그러니 유명 맛집들을 아무리 섭렵한다 한들 엄마표 집밥이 그리워지는 게 당연하다. 다행인 건 만인의 엄마를 대신해 집밥 레시피를 소개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
믿고 보는 이유가 분명한 심방골주부, 조성자 씨다.

글. 정은주 기자 사진. 유튜브 심방골주부 유튜브, 블로그

 쉬운 레시피로 유튜브 스타 등극

살뜰한 엄마표 레시피가 제대로 통했다. 역시 최고급 식재료나 현란한 말솜씨, 화려한 플레이팅 같은 건 둘째 문제였다. 늘 먹던 밥상을 유튜브 채널로 옮겨온 것뿐인데 엄마 손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그게 최고의 진수성찬이었던 셈이다. 전체 동영상 누적 조회수 2000만 뷰, 8만1000여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버 조성자 씨 이야기다. 그는 ‘심방골주부’라는 이름처럼 유튜버이기 전에 39년 경력의 주부다. 자칭 시골에서 농사짓고 양봉도 하며 사는 평범한 주부. 하지만 실은 많은 어머니들이 그러하듯 요리에 있어서만큼은 비범한 고수의 포스가 물씬 풍긴다. 전통 방식으로 장도 담그고, 손많이 가는 명절음식이나 김치도 뚝딱, 직접 키운 농작물로 맛깔 나는 밑반찬도 척척 만들어내는데, 설명이 쉬워 주부와 자취생, 신혼부부 등에게 특히 인기다.

 요리만큼은 자신 있는 프로 주부

요리를 직업으로 삼은 적은 없어도 자신은 있었다. 음식 솜씨 좋다는 칭찬도 꽤 많이 들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글과 사진만으로는 표현에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터. 그러던 중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막내아들이 그에게 영상 제작을 제안했고, 훨씬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유튜버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지난 1년여 동안 유튜브에 업로드 한 영상이 100여개. 소박한 집밥 레시피와 꾸밈없는 영상이 큰 호응을 얻으며 두터운 팬 층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그의 영상에는 마치 엄마의 부엌에서 요리를 배우는 듯 따뜻한 기분이 든다는 댓글이 유난히 많다.

 구독자들의 공감이 하루의 활력소

요리 유튜버가 되고부터 조성자 씨의 하루는 좀 더 촘촘해졌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농사를 짓고, 오후에는 짬나는 대로 레시피 정리며 요리 연구를 한다. 누가 해도 맛있는 레시피를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에 ‘적당히’ 같은 엄마표 계량 대신 정확한 양을 계량하는 습관도 들였다. 지금이야 균형이 잡혔지만 사실 처음에는 농사만으로도 바쁜 와중에 일주일에 두세 편의 영상을 촬영한다는 게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작한 일은 완벽하게 끝마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그래, 해보자’고 일단 마음을 먹고 나니 또 나름의 즐거움이 하나씩 발견됐다. 특히 자신의 영상을 보며 엄마 밥상이 떠올랐다는 댓글을 볼 때면 지금도 코끝이 찡해지곤 한다고. 그래서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실력발휘를 해볼 생각이다. 세월에 묵을수록 더 맛있는, 그리고 멋있는 인생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