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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 OF SENIOR

#실버스타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뷰티 크리에이터 박막례 씨

놀 줄 아는
할머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칠십 평생을 살았지만 아직 해본 것보다 안 해본 경험이 더 많기에. 그래서 난생처음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맛보며, 셀프 메이크업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로 세상과 공유하기도 한다.
무려 43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린 일흔 둘의 1인 크리에이터, 박막례 씨 이야기다.

글. 정은주 기자 사진.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일흔 넘어 처음 만난 유튜브 세상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평생 가족과 식당일밖에 모르던 일흔 넘은 할머니가 순식간에 국민 랜선 할머니로 등극할 줄.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인생은 박막례처럼’이라는 농담이 오갈 정도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부침개 뒤집어지듯’ 인생이 뒤집어졌는데, 새롭다 못해 파격적이기까지 한 인생 2막은 손녀와 단둘이 떠난 호주 여행이 계기가 됐다. 치매에 걸린 친언니들을 보며 혹여 자신도 그렇게 될까봐 걱정하던 박막례 씨에게 손녀가 직장에 사표까지 내며 여행을 제안했고, 이후 손녀가 유튜브에 공개한 여행 영상이 그야말로 대박이 난 것. 그리고 지금은 직접 메이크업부터 요리, ASMR, 여행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는 한국 최초의 할머니 유튜버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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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안 해본 일에 도전하는 재미

박막례 씨의 유튜브 구독자는 무려 43만 명이다. SNS 팔로워도 약 19만 명. 대중의 공감을 얻느냐 마느냐에 따라 승패가 삽시간에 좌우되는 유튜브 세상에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궁금해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쯤 되면, 대체 이 평범해 보이는 할머니에게 어떤 매력이 있기에 전 세대 유튜버들을 팬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궁금증이 일어난다. 포인트는 공감이다.
진짜 우리 할머니 같은 그가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일들에 즐거워하고, 또 다시 도전하는 모습에 대중들은 마음을 담아 응원과 고마움을 보냈다. 손녀와 함께 낯선 나라로 여행을 떠나고, 평생 먹어본 적 없는 음식도 먹어보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기도 하는 식. 그 과정에서 주고받는 거칠고도 친근한 박막례 식 입담은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한다. 특히 할머니의 생활뷰티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셀프 메이크업 영상은 두고두고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이름하야 ‘치과 들렸다 시장 갈 때 메이크업’, ‘정형외과 갈 때 메이크업’, ‘계모임 갈 때 메이크업’ 등 제목만 들어도 그의 생활반경이 그려지는 독특한 콘텐츠들이 수두룩하다.

 할수록 빠져드는 크리에이터의 매력

우리나라 1인 크리에이터 중에서는 아마도 그가 최고령일 테다.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것조차 힘겨워하는 그 또래 친구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신세계를 즐기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도 처음에는 인터넷 세상이 낯설었다. 사람들이 일면식도 없는 남의 사진을 왜 보는 건지, 그걸 대체 왜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문화였다. SNS에 사진 한 장 올리는 데 두 시간씩 진땀을 빼던 보통의 할머니 시절이 그에게도 있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미의 힘은 역시 대단한 법이다. 조금씩 익숙해지고 즐기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SNS를 하느라 늦은 시간까지 잠을 못 잘 정도라고. 틈틈이 아이디어를 메모해두었다가 손녀와 함께 영상 제작도 꾸준히 한다. 어디 그 뿐인가. 미국 패션 매거진 보그에 소개되는가 하면, 한국 유튜버 대표로 구글 본사 개발자회의에 참석하기도 한 어마어마한 이력의 소유자다. 앞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재밌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박막례 씨.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유튜브 채널 부제처럼 갈수록 아름답게 피어나는 인생이다.

71살 막례의 첫 패러글라이딩! in 스위스 유튜브 동영상 캡쳐본